어떻게 소통해야 하는가 2

by 윤여경

며칠전 후배의 소개로 자신의 영역에서 훌륭한 일을 멋지게 하고 있는 분을 만났다. 그분은 나의 글을 열심히 읽고 있으며 최근 자폐증에 대한 나의 생각에 크게 공감한다고 했다. 나는 너무 고마웠다. 누가 나의 생각에 공감하더라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이는 드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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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을 먹으며 요즘 젊은 친구들과 소통하기가 어렵다는 고민을 나누었다. '나이탓인가, 자리탓인가'를 놓고 갑론을박 했다. 나는 '매체탓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최근 관심을 가졌던 자폐증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요즘 우리가 사용하는 매체들 대부분이 자폐증 경향성이 높은 천재들이 만든 것인데, 그들의 공통 특징 중 하나가 대면 접촉에 의한 감정 소통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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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증을 가진 사람들은 감정소통이 어렵다. 이 말은 말 소통이 어렵다는 말이다. 말에는 감정이 묻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자폐증 경향성이 강할 수록 언어장애가 높으며 사람들과 대면하기를 꺼려한다. 그래서 병명 자체가 '자폐증(자기폐쇄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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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밸리의 천재들은 자폐증 경향성이 높다. 사실 무선통신의 기원부터 아니 중요한 과학적 발견까지 자폐증 천재들의 역할이 컸다. 그들은 전기를 발견하고 이를 활용해 비대면 소통 방식을 찾아냈고, 그것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매체가 되었다. 요즘 아이들은 이런 매체환경에서 성장했고 이 매체 변화가 세대 변화와 함께 일어나면서 소통에 어려움이 생겼다는 것이 내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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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이들은 카톡이나 인스타, sns 등으로 소통한다. 이들의 소통 방식은 '문자'나 '이미지' 혹은 동영상이다. 문자는 말과 달리 감정이 잘 묻어나지 않는다. 또한 글을 쓴다는 것을 생각과 말이 한번 정체된 것이라 확실히 이성적이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젊은이들은 과거 어른들보다 훨씬 더 이성적으로 접근한다. '에이 그냥 좀 해줘~'라는 감성적 접근은 결코 통하지 않는다. 요즘 아이들은 논리적인 언어, 글에 익숙하기에 반드시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합리적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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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게 감성적 소통은 이미지이다. 그런데 이미지도 사용에 있어 세대간 차이가 있다. 과거 이미지가 설득과 선전선동의 도구였다면 요즘 이미지는 공감의 도구로 사용된다. 광고 또한 "이런 걸 쓰면 이러이러한게 좋아요!"라고 논리적 설득을 하기 보다는, "이런 사람들은 이런 걸 사용해, 너도 해봐~"라는 공감적 언어를 사용해야 잘 팔린다. 즉 현대는 이미지가 반론과 설득의 도구가 아닌 공감과 공유의 도구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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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면 요즘 젊은이들은 대면적 소통은 감정적인 말보다 이성적인 말 혹은 글에 익숙하다. 그래서 젊은이들과 함께 일할때는 논리적인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만약 젊은이들과 감성적으로 소통하고 싶으면 공감하는 언어를 사용하면 좋다. "그랬구나..." "맞아맞아"라는 표현을 쓰면 좋다. 여기서 포인트는 풍성한 감정을 드러내는 표정을 지어야 한다. 즉 진심으로 말해야 한다. 표정은 일종의 이미지인데 '이모티콘'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이모티콘은 표정이 유형화된 방식이다. 이 말인 즉 모호한 표정이 아니라 분명한 의사표현이란 의미다. 그래야 공감이 확실히 되고 공유도 가능하다. 모호하면 해석의 여지가 많기에... 소통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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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마셜 맥루한이 강조한 매체 변화를 다시금 주목해야 한다. 그 변화가 야기한 현상을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자폐증이 그 이유를 설명해준다. 이제 상황과 맥락, 이유를 알았으니 대안을 말할 때가 되었다. 그리고 그 대안을 오전 페북 글에서 이미 이야기했다. 바로 추론과 대화, 철학과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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