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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Sep 21. 2019

조국 그리고 교육개혁

조국 사태는 사모펀드로 가나 했더니, 다시 표창장과 입시로 돌아오는 추세다. 역시 교육문제가 중요하다. 이번 계기로 많은 이들이 교육 개혁을 말하는데 대부분 가장 주요한 과제로 입시제도를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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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내가 생각하기에 입시보다 더 큰 문제는 대학 교육이다. 입시 잘 치뤄 좋은 대학 들어가면 뭐하나. 대학 교육 자체가 무너지고 있는데... 그래서 거꾸로 입시가 더 문제가 된다. 입시자체보다 입시과정이 문제다. 부모와 학생이 입시에 돈과 노력 등 온갖 자원을 쏟아 붇는다. 그렇게 치열하게 대학에 들어가려 애를 쓰니 정작 대학에 와서는 다들 지쳐있다. 진짜 공부를 시작해야할 시기, 대학생들은 가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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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대안이다. 돈과 노력만이 아니라 선택지 또한 가난하다. 대학에 가기 위해서 공교육에 만족 못하고 12년간 온갖 사교육을 받았는데, 정작 대학에 와서는 사교육을 찾지 않는다. 사교육이 있어도 부모는 지원해줄 여력이 없고, 지친 학생 또한 사교육을 찾아다닐 의지가 없다. 하긴 여력과 의지가 있으면 뭐하나... 선택할만한 사교육 자체가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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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하고 싶은 다양한 사교육이 대학과 함께 공존한다면 굳이 입시에 목맬 이유가 없다. 사실 좋은 학생을 뽑아 좋은 학생을 만드는 건 좋은 교육이 아니다. 열정있는 학생들을 좋은 학생으로 만드는 것이 좋은 교육이다. 만약 자신의 부족함을 채워줄 좋은 대안교육이 있다면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대학입시를 스킵할 것이고 교육기회도 다채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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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가 '교육 개혁'의 의미가 다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개혁은 고등학교 이후의 교육이다. 고등학교 이후로는 모두들 대학만을 바라본다. 오로지 대학만이 존재하는 세상이다. 대안학교조차 학과제와 학기제 시스템을 그대로 따르는 대안대학이다. 이건 전혀 대안이 아니다. 대학 코스프레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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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에 가장 중요한 교육 개혁은 고등교육 시스템이다. 뭔가 획기적인 인식전환이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정말 매력적인 고급학교가 등장해야 한다. 진짜 제대로된 공부를 할 수 있는 커리큘럼과 여건이 갖춰진. 이를 위해서 다양한 실험과 시행착오가 수반되어야한다. 이런 고민이 진짜 교육 개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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