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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Oct 09. 2019

조국 드라마

이번에 KBS와 검찰의 유착에 대한 알릴레오 김경록PB 인터뷰 문제제기를 보면서 느낀점은 우리 나라 전체가 조국 재판정이 되었다는 느낌이다. 그러니까 조국 사태를 재판정 은유로 보는 것이 이 드라마의 감상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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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재판은 일종의 국민 참여 재판으로 재판관은 기존의 판사가 아니라 국민 전체다. 피고인은 조국가족과 정치검사다. 검찰과 자유한국당과 지지자, 일부법조기자들은 검사의 역할을 한다. 더불어민주당과 일부언론, 현 정부 지지자들은 변호사의 역할을 한다. 의혹이 제기되면, 여러 증인들이 나와 공방이 진행된다. 이 공방은 언론에서 인터넷으로 광장으로 널리널리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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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초기에는 검사측이 유리했다. 재판이 진행되면서 변호인측이 유리해진다. 때론 변호인쪽에서 역으로 검찰 증인과 검사들을 고발하고 그들이 피고인이 된다. 검사가 피고인인 상황. 그리고 그들의 인사권자인 조국이 피고인인 상황. 연계된 피고인은 문재인 대통령인데 그는 이 나라 최고 권력자이다. 그런데 국민들이 거리로 나와 더 큰 권력을 주장한다. 그래서 묘하게 얽히고 얽혀 재판정은 권력투쟁의 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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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장대한 한편의 드라마다. 소포클레스가 살았다면 이 시나리오를 보며 펜을 꺽었을 것이고, 에우리피데스는 신이 나서 유튜브 방송을 했을 것이다. 세익스피어는 조국의 딸과 나경원 아들을 엮으려고 고심했을 것이다. 위대한 시나리오 작가들은 현실이 드라마인 한국이 그 자체로 극장이라며 이 땅에서 위대한 감독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듯 탄식했을 것이다. 나도 요즘 영화를 보기 어렵다. 가상현실은 현실에 비해 너무 시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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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무협영화를 보고 나오면 눈빛이 살아있었다. 나만이 아니라 다른 이들도 그랬다. 누군가 하나 걸리면 태극권과 학권으로 대결할 분위기였다. 때론 영화는 현실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과거 도가니 영화가 장애인 성폭력 문제를 부각시켰듯이. 이번 현실 드라마도 그렇다. 이 재판 드라마가 대한민국을 헌정국가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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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가 끝날즈음엔 모두가 법조인이 되어 있을듯 싶다. 이건 검찰개혁을 넘은 엄청난 개혁이다. 아니 개벽이다. 온 국민이 헌법을 읊조리는 국가를 상상해 보라. 공자도 플라톤도 이런 국가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의도치 않았겠지만, 조국이 정말 큰일하고 있다. 법무부 장관이 아니라 법대 교수로서 대견하다. 경의를 표한다. 나도 디자인을 이렇게 대중화 시킬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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