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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Sep 03. 2017

이미지는 '효율'

<문자와 이미지>

이제 좀 알것 같다. 왜 자본주의는 이미지를 좋아하는지. 그것은 정보를 효율적으로 압축하기 때문이다. 마치 진실처럼. 반면 문자는 정보형식으론 너무 비효율적이다. 바로 여기, '효율'에 핵심이 있다. 하긴 베버도 개신교 윤리중 '효율'을 첫째로 꼽았으니까. 그렇기에 자본주의가 확산되는 효율화 과정은 그 자체로 문자와의 전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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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구체적으로는 자본주의는 하등 쓸데없다고 생각하는 '개념'과의 전쟁이다. 하긴 포스트모던도 논증했지만 문자로 이루어진 개념일야말로 정말 쓸모가 없다. 기의는 유보되고 기표만 나열될뿐 도무지 기호=개념에 도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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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실제로는 장자의 대붕처럼 너무 쓸모가 커서 그 쓸모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자본주의에서 큰 뜻은 늘 하찮게 여겨지고나 비웃음을 산다. 때론 버려진다. 아... 이미지가 지배하는 세상이여. 그런데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은 정작 이미지를 만드는 사람은 천대시된다. 문자의 시대에는 문자를 다루는 사람이 우대되었던 것과 정반대로. 더욱 웃긴 것은 이미지가 지배하는 세상에서조차 문자를 잘 다루는 사람은 존중된다는 점이다. 정말 웃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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