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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Sep 26. 2017

새로운 교육 시스템

"학교에서는 두 개의 막강한 기술이 학생들의 정신을 지배하기 위해서 서로 상반되는 입장을 가지고 충돌하고 있다. 먼저 논리, 순서, 역사, 설명, 객관성, 중립 그리고 규칙 등이 강조되는 인쇄물의 세계가 있다. 반면에 이미지, 서사, 현재성, 동시성, 친밀감, 즉각적 만족, 빠른 정서적 반응 등이 강조되는 텔레비젼의 세계도 있다. 아이들은 텔레비전의 편향에 깊이 물든 채 학교에 입학한다. 그러나 그들이 학교에서 접하게 되는 것은 인쇄물의 세계다."  <테크노폴리> 닐 포스트먼, 29p
"학교 수업에 컴퓨터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4백년 이상 유지되어 온 구어에 의한 집단성과 개방성의 세력 대 문자언어에 의한 내향성과 고립성의 세력 사이의 휴전을 깨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구어는 집단 학습, 협동, 그리고 사회적 책임감을 강조하는데, 이것은 타무스가 주장했던 적절한 지도와 참된 지식 같의 소통과도 맞닿아 있는 것이다. 인쇄는 개별적 교육, 경쟁, 그리고 개인적 자율성을 강조한다. 
4백년 이상 교사들은 인쇄된 문자를 강조하는 동시에, 수업시간에 구어를 허용함으로써 두 가지의 상반된 교육 형태 사이에 일종의 교육학적 평화를 지켜온 셈이다. 그리고 이렇게 함으로써 각 영역에서 가치 있는 것들을 극대화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 컴퓨터가 개인적 학습과 개별적 문제해결이라는 기치를 새롭게 든 채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학교 교육에서 컴퓨터의 광범위한 사용이 공동사회를 표방하는 구어의 주장을 몰아내게 될 것인가? 컴퓨터는 자기중심주의를 사회적 미덕으로 만들어줄 것인가?  <테크노폴리> 닐 포스트먼, 3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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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인용구에서 우리는 현재 교육에 있어 몇가지 사실을 추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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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교육의 수단은 구어와 문자, 이미지가 있다는 점이다. 각 수단은 특정 매체와 연결되어 있다. 구어는 만남이 있어야 하고, 문자는 인쇄물, 이미지는 TV가 담당한다. 위 인용구에도 살짝 언급되지만 각 매체들은 나름의 특징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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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컴퓨터의 등장으로 '구어' 교육이 어떤 위기에 처했다는 점이다. 컴퓨터가 구어를 대체하면 줄어드는 것은 '만남'이다. 사실 일방적 소통 방식의 강의는 만나서 하든, 컴퓨터로 본든 상관없다. 이건 TV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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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째 직접적 만남을 배제한 컴퓨터는 개인적 학습(독합)을 부추기고 개별적 문제해결이라는 기치를 새롭게 제시한다는 점이다. 즉 만남에 의한 구어 중심의 학교교육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말이다. 혹은 강의는 컴퓨터로 들으면 되니 굳이 선생님을 만날 필요없다. 실제로 그런 사이버 대학이 많다. 모두 독학 중심의 체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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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결과적으로 컴퓨터는 자기중심주의 사회를 미덕으로 전환시키는 촉진제가 된다. 수십만년동안 인간은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왔는데... 과연 이것이 초래하는 결과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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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남은 문제는 현재 혹은 미래의 우리 교육을 어떻게 조정하느냐이다. 기술이 발달하고 사회가 바뀌고 있으니 이에 적합한 과목이 무엇이냐는 부차적 문제다. 즉 코딩과 디자인 수업을 가르치냐 마냐의 문제가 아니란 말이다. 문제는 매체 변화다. 새로운 매체 시대에 맞는 구어와 문자, 이미지, 개인학습의 적절한 조합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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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동영상 강의는 집중하기가 어렵다. 실제로 우리는 TV의 영상에 익숙한다. TV영상은 어떤 이야기 구조와 재미가 요구된다. 게다가 광고의 경우 15초, 뉴스의 경우 40초에 이야기를 완결한다. 최근 드라마의 길이가 30분으로 줄어들었고, 많은 단막극들이 급격히 등장했다. 영상에 집중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상에 몰입하다가 빠져나오면 내용이 별로 기억이 안난다. 우리 뇌의 기억 구조가 동영상과 유사하기 때문에 영상은 학습에 도움이 되긴 커녕 학습 저하를 초해할 우려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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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 그래서 생각한 방법은 과제는 철저하게 인쇄물(문자+이미지) 형태로 내어주고, 강의는 되도록 영상이 아닌 음성만으로 제공하는 것이 좋을듯 싶다. 즉 교재가 있고, 교재를 보완하는 음성강의가 있어야 한다. 음성강의는 2~3번 반복 청취를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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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컴퓨터가 대체할 수 없는 '만남'의 재조정이 요구된다. 일단 일방적 소통 형태인 강의형 책상 배치가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3~4명 단위로 대화가 가능한 배치가 되어야 한다. 선생님의 자리는 아직 잘 모르겠다. 거꾸로 학습의 경우 돌아다니면서 순간순간 개입을 하는 형태인데... 최선인지는 모르겠다. 선생님이 아예 빠져주는 것이 방법일 수도 있다. 혹은 디자인 크리틱 수업처럼 더욱 적극적 개입이 좋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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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는 자료를 찾기에 용이하고, 시공간을 초월한 소통하기에 적합하다. 독학을 위한 많은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듯 싶다. 이건 이미 우리 몸에 체득된 상황이니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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