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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키타카존 May 04. 2023

'방과 후 전쟁활동' - 가장 무서운 건 사람이야.

무엇이 사람을 가장 무서운 존재로 만들었을까?

[줄거리 (스포일러 있음)]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 나타나기 시작한 '구체'.

 일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하늘의 구체는 보기에만 흉할 뿐 세상의 종말이 다가올 듯하던 처음의 두려움과는 다르게 일상의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구체는 하늘에서 떨어지고 그 구체에서 부화한 괴생물체가 지구를 습격하기 시작한다.


 그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하여 '수능'을 앞둔 고3 도 군사훈련을 받게 되었다. 그들에게 주어진 혜택은 '수능 가산점'

 

 주경야독이 아니라 주독야전(?)으로 낮에는 공부하고 방과 후에는 전쟁활동은 시작되었고, 오합지졸의 고3들도 실탄 사격훈련을 계기로 어엿한 군인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그리고, 나타난 구체 속의 괴생물체들.


전쟁의 희생양이 되어야 한 것인지. 그 학생들도 구체 제거 작전에 본격적으로 투입되었다. 처음엔 '수능 가산점'을 받기 위한 시작이었지만, 어느덧 죽어간 친구들의 목숨을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진정한 한 명의 군인으로 거듭나기 시작한다.


작전에 투입되었으나 통신은 두절되고 휴게소를 근거지를 삼아 구체 수색작전을 벌이게 된다. 통신 장비를 고치기 위하여 들어간 교도소에서 죄수들에게 속아 그들을 풀어주면서 죽을 고비를 넘긴다. 그곳에서 재소자들이 내뱉은 '가장 무서운 건 사람이야'라는 말이 결국 이 드라마의 결말이 되었다.


혼란 속에 수능은 취소되었다. 그러나, 그 수능취소가 가져올 혼란을 두려워한 아이들에 의하여 작전을 취소하고 서울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투표는 조작이 되고 아이들은 계속 남아 작전을 수행한다. 나중에 그 사실을 안 아이들에 의하여 모두들 더 큰 혼란 속에 사로잡히고 결국은 작전을 취소하고 모두 서울로 발걸음을 옮긴다.


아이들이 희생된 건 그들이 적으로 삼아 없애려고 했던 구체 때문이 아니었다. 수능이 취소된 것에 혼란을 느낀 모범생의 돌출 행동에 아이들은 희생되고 결국 몇몇 아이만 남았다.


그렇게 없어지지 않을 것 같은 구체 속 괴생물체도 신무기 개발로 순식간에 제거되고 그 이듬해 수능은 시작되었다. 그러나, 마지막 생존자 중 한 명인 치열이는 도중에 수능을 포기하고 나온다.




 입시라는 힘든 현실 vs 전쟁이라는 허구 같은 상황

 어느 것이 더 힘든 것일까?

 시험전날이면 이런 생각 한 번쯤 다들 해 봤을 것 같다. '그냥 전쟁이라도 나서 시험이 취소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상상을 '방과 후 전쟁활동'은 드라마 속에서 실현시켰다. 그러나, 그 수능 취소라는 현실 앞에서 아이들은 친구에 의하여 희생되었다.

어쩌면 한 친구를 밟고 올라서야만 또 옆자리 친구를 이겨야만 하는 현실 앞에 전쟁이라는 허구 같은 극한 상황 속에서 그 친구에 의하여 아이들은 희생되어야만 했는지 모른다.



우리의 적은 '구체' vs 우리의 적은 '친구'

친구도 어느 순간에는 경쟁자인 현실을 사는 우리에게 드라마 속에서 정말 우리의 적은 누구라고 이야기하는 걸까?

서로에게 의지해야지만 '구체'로부터 생명을 지킬 수 있었지만, 한 순간 그 친구는 적이 되어 우리에게 총을 쏘고 우리의 생명을 빼앗아 갔다.

정말로 우리가 두려워해야 하는 건 그 외계의 괴생물체가 아니라 바로 옆에 있는 수능에 목숨을 걸어야만 했던 그 친구인 것인가?



무엇이 우등생이었던 '국영수'가 친구에게 총을 쏘게 만들었던 것일까?

'국영수'는 가난을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었다. 재수를 할 수 있는 현실도 아니었기에 수능취소의 현실 앞에 좌절하고 미쳐버릴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그 친구의 잘못이 아니라 그렇게 살수 밖에 없게 만든 현실이 잘 못 된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국영수'를 옹호하는 건 아니다. 제대로 서로를 위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세대를 살게 만든 또 그렇게 가르치지 못한 우리 세대에게도 잘못이 있음을 반성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무서운 건 사람이야'

세상을 살다 보면 이런 말이 실감이 날 때도 있다.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가 '일이 힘든 것보다 사람이 힘든 것이 더 힘든 것이다'


이 말이 사실이어도 난 오늘 어쩌면 그 사람 때문에 또 하루를 잘 살았는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받았을지라도 그렇지만 다른 누군가에게 치유를 받아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 사람 때문에 사는 거야'라는 말을 하며 오늘 하루를 살아간다.


경쟁 속에서 살지만 서로에게 힘이 되는 존재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알려주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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