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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키타카존 Jun 14. 2022

당신은 응원이 필요한 나이인가요?

무조건적인 지지 속에서 느끼는 무한한 안도감

아이들과 옷을 사러 쇼핑몰에 갔다.

여름에 입을 티셔츠 몇 벌을 집어 들었다.

"아빠! 멋있다. 빨리 사~"

정말 어울리는지는 잘 모르지만, 아이들의 응원에 기분이 좋아졌다.


초등학생 둘째 아이는 미술에 진심이다.

미술학원에서 그린 그림을 칭찬해 준다.

너무 신나 하면서 잠깐 쉴 때도 그림을 그린다.

나에게 그림을 그려 선물로 줄 때도 있다.


중학생 큰아이는 가수가 꿈이라고 한다.

가끔 피아노 연주곡이나 노래 부른 걸 수줍게 나에게 들려준다.

칭찬을 해준다.

사실 그 꿈을 지지 해 주고 싶다.

그러나, 공부도 해야 하기에 여지를 남겨 둔다.


아내가 차려준 저녁을 먹을 때 중요한 것이 있다.

물론 맛있지만 남기지 않고 다 먹고 맛있다고 칭찬해 주는 것이다. 그다음 날의 저녁 메뉴를 위한 포석이기도 했다.


브런치에 글을 쓴 이후 지인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슬쩍 글을 쓴다고 이야기하게 된다. 반응은 두 부류다. 글 쓰는 걸 칭찬해 주는 편과 바쁜데 뭐 그런 걸 하느냐는 부류다. 사실 글을 쓴다는 이야기를 지인에게 하는 걸 보면 나도 지지와 응원을 받고 싶어 서인 것 같다.


사람들은 누구나 응원받고 싶어 한다. 그러나, 관계 속에서는 무조건적인 지지와 응원은 없다. 본인이 수긍이 될 때 하거나 아니면 형식적인 응원일 것이다. 형식적인 응원보다 따끔한 충고가 필요할 때도 있기는 하지만 무조건 적인 응원이 중요할 때도 있다.


나를 무조건 지지해 주는 분이 있다. 어머니다. 여동생들이 있기는 하지만 외아들이고 장남이어서 그렇게 대해주실 수도 있지만 말이다. 느낌에 그런 무조건적인 사랑에 아버지가 질투(?)를 느끼시는 것 같기도 하다. 사실 나에겐 아직도 어머니의 지지가 때론 필요한 것 같다.

엄마에게 느끼는 무한한 안도감은 엄마가 나에게 보내는 무조건적인 지지가 기반이다.


최근 어머니가 내 옷 몇 벌을 사셨다. 지난번에 사지 마시라고 하고 말하긴 했지만 그래 놓고 입고 다녔다. 내가 입고 다닌 모습이 좋아 보이셨나 보다. 그런데 이번에 사 주신 옷은 긴 팔 옷인 데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안 입게 되었다. 그렇게 하고는 며칠 전 쇼핑몰에서 아이의 응원에 옷을 사 입은 것이다. 큰 아이가

“할머니가 사 주신 옷 왜 안 입어? 할머니 섭섭해하셔”라는 이야기를 한다. 어머니가 지나가는 말로 이야기하신 듯하다.


오늘은 출근하면서 긴 팔 옷을 입었다. 마침 날씨도 조금 덜 더워서 좋았다. 어머니도 응원이 필요하신 것 같다. 오늘은 어머니가 사주신 옷 입은 모습을 보여드리며 감사하다고 해야겠다. 이번엔 나를 위한 일이 돼버렸지만, 나도 이젠 어머니에게 무조건까지는 못하더라도 지지와 응원을 드려야겠다. 엄마 옷 고르는 안목이 너무 좋다고, 감사하다고, 잘 어울린다고.

엄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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