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게이 친구

틀림이 아닌 다름

by 티키타카존

홈스테이 호스트인 Gleen 과는 나이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끔 새로운 경험을 함께 다녔다. 사실 Gleen 은 일상적으로 가는 곳이지만 나에게는 새로운 곳이고 때론 약간의 망설임이 있기도 했다. 그냥 편견 없이 이 글을 쓰고 읽는 분들도 편하게 봐주셨으면 한다. 20여 년 전 대학생이 캐나다 어학연수 중 만난 남사친(?) 아니 여사친(?) 과의 추억담 정도이다.


Gleen 이 게이들이 잘 가는 Bar에 날 데려갈 때 나에게 가르쳐 준 말은 ‘I’m straight.’ (난 이성애자야. 난 게이가 아니야)였다. 혹시 누가 접근하면 이야기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동양인 조그마한 남자 청년에게 다가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난 이 말을 캐나다에 있는 동안 한 번도 한 적은 없었다. 어쨌든 그곳에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사실 여느 Bar와 다른 차이는 없었다.


어느 일요일이었다. 동성애자들을 위한 교회에 갔다. 사실 여기는 가기가 좀 망설여졌다. 교회는 동성애를 금지하고 있는데 그들을 위한 교회가 있는 것이 신기했다. 우리나라에 이런 교회가 있다고 하면 이단으로 인정될 것이다. 사실 내가 갔던 교회의 정체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교회 안에서 이상한 것은 없었다. 여느 예배와 다를 것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Gleen 에게는 다음번에는 가지 않겠다고 했다. 불편한 마음을 숨기기는 싫었다.


캐나다 토론토 Young Street에서 큰 동성애자 축제가 열렸다. 우리나라에서 이슈가 된 '퀴어축제' 같은 것으로 생각된다. 나와 함께 같이 홈스테이 하던 토론토대학 일본인 남학생과 청바지에 밀짚모자를 쓴 농부 형제 복장을 하고 갔다. 여러 가지 costume을 한 남녀들이 퍼레이드를 하고 서로 인사하고 거리를 활보했다. 사실 그냥 다양한 복장을 하고 여는 축제 분위기였다. 동성애의 상징은 무지개다. 무지개 깃발을 들고 사람들은 즐거워했다. 처음엔 조금 주춤했지만 어느새 난 어울려 놀고 있었다.


Gleen의 고향집은 토론토에서 차로 6시간 이상 걸리는 시골 마을이었다. 어느 날 Gleen 이 어머니를 만나러 고향집으로 가는 데 가고 싶으면 같이 가도 좋다고 했다. 난 시골마을 구경을 하고 싶었고, 사진으로 보던 Gleen의 어머니도 뵙고 싶었다. 털털거리는 구형 소형차를 타고 시골마을로 갔다. 캐나다 시골마을에서 저녁을 먹고 소파에서 잠을 잤다. 다음날 마을 구경도 했다. 아직도 기억나는 장면들이 있는 걸 보면 나름 인상 깊었던 여행이었던 것 같다.


캐나다에서 1년간 생활하면서 음식에 대한 스콥이 매우 넓어졌다. 원래 좋아하던 한식에다 캐나다의 다양한 음식까지 섭렵하다 보니 못 먹는 음식이 거의 없어졌다. 그리고 또 넓어진 건 사람에 대한 인식이다.


같이 홈스테이 하던 토론토 대학 일본인 남학생이 나가고 일본인 여학생이 왔다. 이름은 '히데미'였다. 휴일에 함께 코리아타운 구경을 가기로 했다. 그런데, 히데미가 입고 나온 옷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옛날 한국 군인들이 입던 민 무니 군복 상의를 걸치고 나온 것이다. 난 깜짝 놀라서 이야기했다. 지금 나랑 같이 코리아타운을 가는데 그런 옷을 입고 나오면 어떡하냐고 말했다. 히데미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었다. 그렇게 민 무니 군복을 입은 일본인 친구와 같이 코리아타운으로 갔던 기억이 난다.


사실 요즘엔 남사친, 여사친으로 이성친구에 대하여 많이 관대해졌다. 그러나, 남자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여학우는 거의 없는 공대를 다녔던 나로서는 여사친은 어색했다. 그러나, 캐나다에서의 생활은 나를 그런 여사친에 대해서도 관대하게 만들었다.


사실 Gleen 도 나에게는 그런 대상이었다. 한국에서는 일어나기 힘든 일이지만, 아니 혹시 일어난다고 해도 심각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일이지만 그곳에서는 관대해질 수 있었다. 지금 내가 이런 글을 쓰는 것도 고마웠던 친구에 대한 이야기의 한 부분이다.


20여 년 전에 캐나다는 지금의 한국보다 동성애에 대해서는 개방적이었던 것 같다. 예전에 Gleen을 친구로 만났던 나로서는 동성애에 대하여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지지하지도 않는다. 그냥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으로 이해하고 싶다. MBTI 가 유행이다. 서로 다른 유형의 사람들이 틀린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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