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과 하청노동자

우리의 청춘이 녹아 있는 곳

by 티키타카존

[하청노동자의 변]

한 대우조선 하청노동자가 지난 6월 22일부터 가로세로 1m 쇠창살로 자신을 가두고, 2015년 수준으로 임금을 원상회복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사진으로 그 노동자를 보고 있으니 마음이 아팠다. 노조 요구 사항의 핵심은 '임금 30% 인상'이다. 30% 인상이라고 하니 좀 무리한 요구인 것 같다. 그러나, 조선업이 어려웠던 2016년 많은 노동자가 구조조정을 당했고, 그때 해고되지 않은 노동자들은 임금 30% 삭감은 수용했었다고 한다. 조선경기가 호황으로 돌아섰고 그때 삭감을 감수한 노동자들의 임금도 원상복구 해달라는 거다. 지금 하청 노동자 6명이 고공농성 중이고, 3명이 단식농성 중이라고 한다. 올해 최저임금이 9,160원이다. 지난해 조선소 15년 차 용접공 시급이 9,510원이라고 한다. 스스로를 사방 1m 철제 감옥에 자신을 가둔 22년 차 조선소 용접공 유 씨는 월 300만 원도 안 되는 월급으로 4인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




[대우조선해양의 변]

하청업체 노조의 불법 파업 사태가 50일째 이어지면서 대우조선해양이 입은 피해 규모가 8,000억 원에 육박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부채비율이 500%를 넘고, 최근 10년간 순손실만 7조 원 넘게 누적된 상태다. 하청업체 파업까지 겹쳐 경영 정상화가 발목 잡히자 정부와 채권단 일각에선 대우조선의 파산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강경한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2022.07.22 매일경제 신문]




삭감된 임금으로 살기가 너무 어려워 정말 살기 위하여 파업을 한다는 하청노동자의 말도 이해가 되고, 아직도 경영정상화의 길은 멀기만 한 대우조선해양의 입장도 이해가 된다. 사실 어느 편에서 누구의 말이 맞고 누구의 말이 틀리다를 말하기에는 내가 아는 지식이 너무 얕고 그들과 그 기업의 입장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시장은 끊임없이 변하고, 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기업도 여러 가지 고민을 한다. 그러는 중에 직원들은 힘듦을 감수해야 만 한다. 그러나, 개인의 입장에서는 삶의 터전이고 생계를 이어가게 만드는 젖줄이고 또한 자아실현의 장이 그 기업임에 기업의 존립이 중요한 것도 맞다.


여기서 내가 뭔가 대안을 말할 수는 없다. 그럴 능력도 되지 않는다. 다만,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모두가 좋은 방향으로 원만히 사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 직원의 급여가 올라가면 기업의 수익이 줄어든다는 단순한 이분법적 사고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현실과 동 떨어진 이야기일 수도 있고 너무 이상적인 말을 한다고 할 수도 있지만 직원도 행복하고 기업도 성장하면 좋겠다.




나의 아버지는 도로를 닦으시고, 항만을 건설하고, 댐을 만드는 토목공사 현장에서 잔뼈가 굵어가신 분이시다. 열사의 나라 사우디에서 건설 노동자의 일원으로 검게 얼굴을 그을리시며 일하셨다. 아버지는 젊음을 바쳐 만드신 그곳들을 자랑스러워하셨다. 옛날 아버지가 일하셨던 고속도로를 지나거나, 댐 주변을 갈 일이 있으면 자랑스럽게 아버지가 그곳에서 일하셨다고, 그곳을 만드셨다고 말씀하신다. 함께 저녁을 하시며 반주 한잔 하시는 날엔 사우디에서의 무용담에 안주거리를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신 것 같으시다. 아버지가 일하시던 회사와 그곳은 당신의 청춘이 함께 한 곳이었다.


하청노동자들이 더 이상 그 좁은 쇠창살에 자신을 가두는 일은 없기를 희망한다. 고공농성과 단식농성은 하지 않는 직장이기를 소망한다. 그분들의 자녀들에게 본인이 만든 초대형 유조선과 벌크선, 컨테이너선들이 망망대해를 누비는 모습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그곳이 그분들의 소중한 청춘이 녹아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대우조선 하도급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지 51일 만에 임금은 사측이 주장한 대로 4.5% 인상으로 합의되었다고 한다. 이 4.5%를 위하여 서로가 그런 출혈을 한 것은 아닐 것이다. 서로가 명분이 있을 것이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른 이해관계들이 얽혀 있을 것이다. 다만, 앞으로는 모두가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오늘만이라도 그 조선소 용접공 분은 다리를 펴고 편안히 쉬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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