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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아헤 Aug 14. 2024

나답게 산다는 것

결과보다는 과정이 목적이 되는 삶

무엇이든 과정에서 행복한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설사 자기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과정에서 행복했기에 그 시간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본질적인 선택은 과정에서 행복한 선택이고,

비본질적 선택은 결과를 바라고 하는 선택입니다.

따라서 비본질적 선택의 경우에는 좋은 결과가 나타나야만 만족하며,

결과에 따라 선택에 만족할 수도 있고 후회할 수도 있어서 행복을 계속 유예하게 됩니다.

게다가 안 좋은 결과가 나와도 선택을 되돌리지 못하니 불행감이 더 커집니다.


그래서 과정 자체에서 행복을 얻을 수 있는 본질적 선택을 해야 합니다.

죽음에 대한 태도를 분명히 할 때

무엇이 본질적 선택이고 무엇이 비본질적 선택인지 좀 더 잘 구분할 수 있게 됩니다.


- 책 '나답게 산다는 것' (박은미 저) 中



나는 실제로 결과보다는 과정을 따랐더니 결국 결과도 좋게 만들어낸 굵직한 기억이 있다.


열아홉, 스물 즈음의 나는 인생의 핵심 모토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면 무조건 해보자'였다.

그래서 반수를 결심했었고, 사실 결과는 내게 중요치 않았다.


그저 후회가 없을 만큼의 시도와 노력을 더 해보고 싶었을 뿐이다.

그렇게 '해보지 않았다고 후회하기 싫어서' 또다시 시작한 공부는

정말 뜻대로 되지 않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고 때로는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솟구치는 날들도 많았다.


그럼에도 난 안에서 터져나오는 투지 덕분에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다.


지나고 보면 결국 결과가 좋아서 과정도 미화가 된 걸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지만,

만약 운이 따라주질 않아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어도

아예 아무 도전도 하지 않은 나보다는 훨씬 더 충만한 사람이 되었을 거라는 것만은 확신한다.


내가 진정으로 바랬던 본질적인 목표는 좋은 대학보다는,

주어진 상황에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나 자신을 만드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합불 결과가 나오기 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끝냈을 때에도

그렇게 후련하고 속이 시원할 수가 없었다.


현역 시절에 최선을 다하지 못했던 과거의 내가 자꾸 눈에 밟히며 나 자신을 괴롭혔었는데,

모든 멍에가 훌훌 벗어던져지는 기분이었다.


이후에 그토록 고대하던 학교에 입학한 이후에는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 지 알고자 다양한 동아리, 학회 활동을 하며

사람들과 소통하고 교류하며 성장하는 경험을 쌓아나갔다.



그리고 시작하게 된 첫 인턴십에서는

체험형 인턴이지만, 정규직 신입이라는 마인드로 열정을 다해 임하는 걸 목표로 세웠었다.


지금 돌아보면 어떤 날들은 참 광기 어린 과욕이기도 했다 싶은데,

입사 초반에는 거의 매일 새벽까지 공부하고 일을 하다가

3-4시간 정도만 자고 새벽에 일어나서 출근하기를 반복했다.


무거운 노트북을 이고 왕복 4시간을 출퇴근하면서 체력적으로 힘에 부치기도 했지만,

일을 하면서 고양되는 나 자신을 바라보는 행복은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었다.


아무리 작은 일이더라도

누군가의 기준에 맞추기보다는 내가 만족할 만한 최고의 수준으로 결과를 내고자 노력했고,

담당한 업무의 성과도 팀에서 인정받아 단기간에 정규직 제안까지 받을 수 있었다.


이때의 나도 결과보다는 맡은 바를 수행하는 과정에 집중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따라왔던 것 같다.


내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임해야 나의 성장과 회사의 성장을 함께 가져갈 수 있을까를

매일 밤낮으로 고민하며 살았고, 감사하게도 그 고뇌의 시간들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정규직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성과에 대한 압박이 적던 인턴 시절에 비해,

정규직은 성과에 대한 압박이 상당했고 이전처럼 일하는 것을 즐기지 못했다.


성과에만 몰두하다 보니, 과정의 가치가 생략되고 있었고

점점 내가 왜 일을 하는지 이유를 잃어갔다.


결과만 추구하다 보니 온전히 그 일을 즐기기가 어려워지고,

갈수록 시야가 좁아지고 업무 처리 속도도 확연히 느려지는 경험을 했다.


이유를 찾고자 주변에 조언도 구하고, 책도 읽어보고 했지만

내가 벌써 초심을 잃은 건지, 번아웃이 온 건지.. 좀처럼 되돌려지지가 않았다.


결정적으로 23살의 내가 힘없이 시들어가는 것을 지켜볼 수가 없었다.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받아들일 준비가 아직 되지 않았던 것 같다.


대학에 입학할 당시 내가 가졌던 목표는

'졸업 전에 하고 싶은 가능한 모든 시도를 하면서 나를 알아가 보자'였다.


그런데 회사를 다니며 내가 왜 이리 무기력해지고, 힘든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니

회사를 다니면 회사 일 이외에는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참 많았다.


대학생이라서 주어지는 많은 장기 해외 연수 기회라던지, 오래도록 꿈에 그리던 창업이라던지.

그간 내가 해보고 싶던 것들이 하나둘 포기되고, 꺾이고 시들어가는 느낌이 나를 메마르게 만들었다.


그래서 조금은 성급했을지 모르지만,

약 1년 간의 회사 생활을 그만두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선택을 했다.


아직 해보지 못한 것들이 자꾸 내 눈에 아른거렸고,

당시의 나에게는 당장의 경제적 안정보다는 도전이 더 우선순위가 높은 가치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그런 고민을 하던 찰나, 때마침 창업팀에 합류할 기회가 생겼고,

단기간에 회사의 경영자와 가까운 곳에서 회사를 경영할 때 필요한 생각들이나 스킬셋들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다.


창업팀에서의 경험을 통해서 나는 생각보다 어느 정도 샌드 박스를 갖춘 환경에서

안정이 보장되고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답은 밖이 아닌 내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도 모르게 은연중에, 창업팀에 계신 분들이 내 꿈을 이룰 답을 갖고 있을 거라는 착각 아닌 착각을 했었다.


창업은 세상에 내던져지고, 고립된 느낌이 굉장히 강한 경험이었는데

이 경험을 통해서 앞으로는 '어떤 선택할 때 선택을 통해 얻게 될 것들 보다는, 잃게 될 것들이 내가 정말 감당할 수 있는 것인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기준이 생겼다.


그리고 내가 처음 창업팀을 합류할 때 성공 사이클을 만드는 과정과 그 사이클을 다른 곳에도 이식해서 연쇄적 성공을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방법론보다는 본질에 귀 기울이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배움도 얻을 수 있었다.

본질이 아닌 방법론에 집중하는 건 마치 로또로 한방에 일확천금을 얻으려는 게으른 태도였고,

이것이 내 성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다.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힘들여 오랜 시간 하나하나 차근차근 쌓아 올린 지식, 경험들이 모여 나를 이루고,

나만의 대체불가능한 한 끗이 되는 것이었다.

누군가 답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답은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었다.


결국 세상엔 언제 어디서나 통하는 만능 성공 공식은 없고,

상황과 환경의 변화에 따라 그에 맞는 성공의 법칙은 다르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잘 통했던 노력의 정도와 접근 방식이 저곳에서는 안 통했으며 그 무엇도 꿈쩍도 안 했다.


이를 계기로 나는 내가 어떤 형태의 조직에 있어야 내게 주어진 이 유한한 생의 시간들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되었고,

나는 어느 정도 샌드박스가 있는 안정된 환경에서 내가 다양한 시도들을 해보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활발하게 교류하며 같이 성장하는 분위기를 갖춘 환경에서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느 정도 히스토리가 쌓인 환경에서 축적된 과거를 회고하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시도들을 제안하며 과거의 관행을 깨고 개선하는 일에서 더 큰 쾌감을 느끼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부수적이지만, 생각보다 명예가 나에게 중요한 가치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끝으로, 혹시 창업팀에 합류하려고 고민 중이거나, 창업을 고민 중인 분들이 있다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일련의 경험을 거치고 나서 보니, 창업팀에 가기 전 내가 했어야 하는 생각은

성공해서 돈을 많이 벌고 명예도 얻게 되는 그런 멋진 상상 말고,


금전적이든, 정신적이든 그 어떤 보상도 보장되지 않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가족도 친구도 만날 새 없이 미친 듯이 밤낮으로 일만 하는 삶을 버틸 자신이 있는지 진지하게 스스로에게 묻는 것이었어야 했다.

그리고 그 끝이 언제인지도 알 수 없는 칠흑 같은 상황에 의지할 곳 없이 홀로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지까지도 반드시 고민하고 또 고민했어야 했다.


나도 도움을 많이 받았던 영상인데,

토스 이승건 대표가 정주영 창업경진대회 데모데이 2023에 연사로 참여해 남긴 강연을 참고차 남긴다.

https://youtu.be/GZv6 NwaEIxU? si=XXCFWFI2 gBy60 cbd



지난 2년 간의 내 시도와 포기, 실패들은 대학생이라는 울타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고

앞으로 학교를 나와 사회에 내던져질 사회인으로서의 나에게는

한번 한 번의 선택들을 결과보다는 과정을 생각하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고,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끈기 있게 밀어붙이는 인내력 있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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