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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서 Mar 25. 2024

동행

같은 길을 걸어간다는 것은 어렵다. 

이 고요한 시간 

지나온 길들을 돌아보며

숨죽여 우는 날이 가득

온 맘과 몸이 망신창이가 되어 있는 지금


내 모든 삶이 

뿌리채 부정당하고

세상의 조롱과 비난속에서

세상의 유혹속에 

폭풍우에 흔들리는 배처럼


광야의 소용돌이 소리만

나즈막히 귓가에 맴돌며

죽지 못해서 숨쉬는 일만

남은 마지막 길이 펼쳐진

사막의 한가운데 홀로 남아


소리없는 울부짖음은

아무런 도움이 없는

황량한 이 곳의 삶을 알기에

그저 죽기만 기다리는 

메마른 한 그루 나무의 마지막 떨림


그럼에도 사랑하기를 갈망하니

볼품없는 이 모양에게도

안아주듯 이끌어주는 그 손길

함께 걸어갈 수 없는 몸부림을 

기어이 업고 동행하는 내 모든 삶의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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