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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80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다

by 시서 Mar 07. 2025
아침 : 바나나 1개
점심 : 새우깡(거의 유일하게 먹는 과자)
저녁 : 카레밥
간식 : 크림떡? 아이스크림(처음 먹어봄. 맛있다)
운동 : 푸시업 50개, 스쿼트 20개, 17,235보

나흘 전부터 어깨와 목이 너무 아프다. 일할 때마다 욱신거려서 통증이 심하다. 

좋게 생각하면 다리 통증이 더 아프니깐..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불행하다고 생각되는 것이

때로는  불행 같은 상황이 오히려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감사한 일들이 무궁하다. 

갖고 있을 때는 몰랐던 것들이 없을 때 되어보니.. 그다지 필요 없는 것들이 많았다. 

집도, 차도, 직업도, 아 건강은... 필요하다 ㅎㅎ

하지만 다른 것들이 없어도 죽는 것도 아니고 힘든 부분이 있지만 그런 것은 정말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그래도 그런 단계적으로 성취하는 것도 나름 재미는 있다. 

대단한 업적을 쌓은 것도 아니지만 뭐라고 할까.. 

사고 이후 생각하는 것이 좀 달라졌다. 

일할 때 지독하게 완벽주의적인 면이 있어서 밤새도록 작업하고 그런 적이 많았다. 

일주일에 집에 들어가는 날이 극히 적을 정도로 외국과 지방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작업하다 보니

가족들, 특히 아이들하고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막내가 태어나고 고민이 되었다.

그래서 다 내려놓고 가족들과 시간을 더 보내기 위해서 외국으로 3년 정도 생각하고 이주를 했다. 

안식년이라고 생각도 하고 거기서 좀 다른 삶을 살고 싶었다.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좋은 것들로 채워주고 싶어서 큰 집으로 이사도 하고 좋은 물건들도

사주고 그랬는데.. 

언제부턴가 사춘기가 되면서 각자의 방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 

집이 넓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좋은 아니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다른 방법을 배운 것이 없다 보니 고집스럽게 그렇게 시간을 보냈는데. 

대화보다는 일방적인 훈육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뭔가 어색해지고 답답해졌다. 아마 아이들이 더 그랬을 것 같다.

풀어질 것 같지 않았던 관계에서 오히려 사고 후 속마음을 알게 되면서 우리 가족들 마음의 간극은

좁혀지는 것을 느낀다. 

반강제적으로 오랜 시간을 침대에 누워서 있다 보니 대화를 많이 하게 되면서 

그동안 혼자서 생각했던 것들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아이들이라고 해서 다 아는 줄 알았는데 많이 틀렸다는 것을..

지금은 그저 아이들이 잘 해낼 것 같다고 믿어주는 것이 최선이다. 

조급하지도 않고 오히려 넉넉한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게 되었다. 

보름 전부터인가 정확하게는 기억나지 않지만 어려운 상황이 달라진 것이 거의 없는데

그냥 마음이 편하다(?) 여유가 있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모두가 열심히 각자의 위치에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조급하지 않게 되었다고 해야 하나. 

새벽부터 일어나 자정이 넘어서까지 일하고 공부하고 하는 것들을 쉴 수 없었는데 

요즘은 가끔 쉬기도 한다. 

쉬면.. 죄책감이 밀려오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런 마음을 많이 덜고 있다. 

아이들이 괜찮다고 오히려 위로를 해주기도 한다. 

그래서 나도 스스로에게 친절해지려고 한다. 

다이어트로 몸을 만들겠다는 호사(?)도 생각하고 스스로에게 관대해지려고 노력 중이다. 

지금 일하는 곳에서도 좋은 사람들이 많다. 일을 하면서도 즐거울 수 있는 것은 스스로 노력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주변 사람들도 중요하다. 

성격, 취향, 가치관 등이 달라도 친절함이라는 배려는 사람을 사람답게 해주는 힘이 있다. 

그리고 배울 점이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는 것도 복이다.

그러고 보니 내 삶은 사랑을 참 많이 받는 것 같다. 

지금까지 여기까지 온 것도 모두 감사한 일이다. 

다이어트. 주말에는 쉬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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