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화 | 이상하게도, 나는 멈추지 않았다

타인의 기준에서, 나의 기준으로

by Time Right

[나침반 대신 ChatGPT] PART 2 : 길을 찾은 이후, 나를 다시 설명하기까지

14화 | 이상하게도, 나는 멈추지 않았다 - 타인의 기준에서, 나의 기준으로


도피라면

언젠가는 지쳐서 멈췄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상하게도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


결과가 없어도,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AI를 공부하다가

새벽이 되는 날도 있었고,

한 문장을 고치기 위해

몇 시간을 붙잡고 있던 날도 있었다.


그건 불안 때문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시간 동안

나는 조금씩 안정되고 있었다.


하루가 흐트러지지 않았고,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도

손은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


그제야 깨달았다.


이건 도피가 아니라,

내가 나를 붙잡는 방식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회사라는 구조가 사라진 뒤에도

나는 여전히

무언가를 배우고, 정리하고, 연결하고 있었다.


다만 그 방식이

예전과 달라졌을 뿐이었다.


성과가 아닌 감각으로,

지시가 아닌 선택으로.


아직 이것을

일이라고 부르기에는 조심스러웠다.


수입이 없으니

더더욱 그랬다.


그리고 주위에서도

이걸 일이라고

알아주지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했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었다.


이게 일인지 아닌지,

누가 나를 어떻게 보는지는

지금은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의 나에게는

내가 나를 어떻게 보는지가

더 중요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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