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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동자와 십이지권 이야기

틀린게 아니라 다른 것.

by 타임투티

세상에 살다보면 틀리다와 다르다에 대한 구분을 하기 마련이다. 특히 누군가의 의견을 들을 때 나 또한 강하게 부정하는 일이 발생하는데 그것은 늘 틀린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한다. 기분나쁘게 헤어진 직장상사들과도 쎄굿빠를 외칠때면 난 그말을 하곤 했다. 틀렸다는게 아니라 우린 다른 거고, 다르기 때문에 그것을 인정하고 나와 맞는 길을 찾아 나서는 것이라고.


틀린 것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린 그저 다른 것이다. 다르다고 인정하는 순간 조금 더 한결 편안해진 마음이 느껴질 것이다. 누구나 같은 방향을 보고, 같은 생각을 하며 살 수 없는 것이니까.


거창해보이지만, 사실은 두개의 다른 다육이를 구분하는데 고생이 많다.



월동자냐, 십이지권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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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녀석은 월동자다.

자세히보면 끝부분이 안쪽으로 오므리고 있는데 오므리고 있다의 'ㅇ'과 월동자의 'ㅇ'을 연결해 겨우겨우 기억해나가고 있다. 알면서도 매번 까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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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녀석이 바로 십이지권이다. 십이지권은 쭉쭉 바깥쪽으로 뻗어있다. 하얀 점박이 모습은 비슷한데 오히려 바깥쪽으로 쭉쭉 시원하게 뻗은것이 십이지권이다. 사실은 말로 하면 이게 구분이 가는데 막상 딱 마주치고나면 오므린것이랑 쭉쭉펴진게...뭐였지 하고 중얼거리고 끝나버렸다.


십이지권은 'ㅅ'이니까 쭉쭉 뻗은 모습이려니 기억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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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인기라는 틴캔을 사와 심어보았다. 제법 가벼운 화분이 마음에 든다. 아무래도 물을 잘 주지 않으니 괜찮은데 그래도 숨통을 틔어주고 싶어 송곳으로 뚫어줘야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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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데려온 아주 미니미 월동자인데 테라리움을 해주었다. 월동자나 십이지권이나 뿌리가 굉장히 긴편이다. 그래서 뿌리를 잘 다듬어주어 테라리움을 해야하는데 깨끗한 유리속에 들어있으니 굉장히 예뻐보인다. 월동자나 십이지권 모두 쑥쑥 크는편이라 나중에 분갈이는 해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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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월동자는 쬐끄만해도 뿌리가 이렇게 크고 깊다. 그래서 잘 정리해줘야하는데 너무 작게 빠싹 자르는건 싫어서 늘 어느정도 남기고 정리해주는편이다. 쬐끄만한게 참 뿌리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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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데려왔던 월동자인데 스타벅스 푸딩컵이 참 잘 어울렸다. 나는 시애틀 스타벅스 1호점에서 근무를 했었는데 그 때 좋은 기억 때문에 유독 스타벅스에 애정이 깊다. 문제는 분갈이를 하고 이 월동자녀석은 지금까지 고생중이다. 그래서 분갈이는 조심조심 해주어야한다. 그 때 이후로는 뿌리를 다듬을 때 굉장히 조심하고 있다.


뭐, 이렇게 정리해보아도 사실은 계속해서 헷갈리는 녀석들이다. 생긴건 비슷하지만 둘은 엄연히 다르다. 그리고 그 다름을 인정한다. 둘 다 그저 내겐 예쁜 아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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