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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임투티 Jul 18. 2016

키우기 쉬운 식물이 있을까?

홈가드닝 초보자를 위한 꿀팁 아닌 꿀팁

식물 한번 키워보자. 다짐 아닌 다짐을 여러번 해보았지만, 사실 키우는 식물 족족 죽이는 건 누구나 경험해봤을거라 생각한다. 나도 그렇다. 홈가드닝을 처음 시작하면서 무엇을 키울까 했는데 공교롭게도 키우기 어려운 수국으로 시작했다. 수국은 물을 많이 먹고, 해도 바람도 많이 필요한데, 연약하기도 해 손이 참 많이 가는 녀석이다. 그 다음으로는 식물을 아예 모르기 때문에 가장 키우기 쉽고 귀엽다는 다육이를 선택하기로 했다. 과연 그들의 운명은?


홈가드닝에 대한 꿀팁 아닌 꿀팁. 아직 나도 초보인지라 꿀팁을 주기엔 한참 멀었지만, 그간의 생각을 정리해본다.


정녕 키우기 쉬운 식물이 있을까?




시작은 다육이로부터.

그렇다. 가장 쉬우기 쉽다는 다육이로부터 나는 시작하기로 했다. 작고 귀여워 앙증맞은 이녀석들은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잘 자라는데다가 똑 떨어진 잎을 가만히 두어도 뿌리가 나고 새로운 잎이 나온다고 한다. 괜히 쉬워보였던 다육이를 홈가드닝의 시작으로 정했다. 그런데 이녀석, 그렇게 호락호락한 녀석은 아니다.


그러니까 정확히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지만, 물을 많이 줘도 안되고, 아이들에 따라 먹는 물의 양도 달라서 주는 시기도 서로 다 다른 아주 복잡하고도 미묘한 녀석이다. 뭐, 안주는게 주는것보단 낫다. 지금은 한달에 한번정도 주거나 너무 쪼그라들면 주고 있다.


이미지 출처: shopstyle


게다가 아주 비슷하게 생긴애들이 많아 헷갈려, 돌아서면 까먹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아주 이름 외우기가 어렵다. 다육이에게 '키우기 쉽다'는 의미가 붙은 이유는 아무래도 알아서 잘 번식하기 때문에. 떨어진 잎을 심지 않고 흙 위에 올려두기만 해도 오래 걸리긴 하지만 잎에서 알아서 싹이 난다. '키우기 쉽다'에 오해해 많은 분들이 오피스에서 키우고있지만, 사실 녀석에게는 엄청난 양의 해가 필요하다. 해, 바람, 물 세박자가 골고루 맞아줘야 잘자라는 아주 까탈스럽기도 한 녀석이다. 만약 해가 없다면 목이 길게 자란다거나, 구부러져 자라는 이상한 모양을 볼 수 있고; 만약 물이 부족하면 쪼글쪼글하거나, 물을 많이 줘 잎이 물러버리는 경우도 있다.


쉬워보이지만 나름 어려운 녀석이다. 그치만 지금 나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어 집에 아주 잔뜩 데려다 놓았다. 이름을 외워보려고 이름표도 꼽아놓고 하루에 한번씩 돌봐주는 아주 귀한 녀석이기도 하다.



덩쿨식물, 아이비

길게 늘어지는 덩쿨들이 매력적인 아이들이다. 물을 제법 자주 줘도 되는데다가 빛이 있으나 없으나 잘 자란다. 아니, 시험해보니 사실은 없는쪽이 있는쪽보다 낫다. 해를 잘 쬐어주겠다고 놓은 것이 직사광선 때문인지 결국 잎이 까맣게 변해 죽기도 했다. 오히려 화장실이나 부엌에 두었더니 아주 쑥쑥 잘 자라주어 고맙다. 대표적인 녀석이 우리가 알고 있는 아이비. 이름부터 예쁜 아이다.


이미지 출처: abtn


이렇게 방 위에 가볍고 멋드러진 화분에 슬쩍 넣어 늘어뜨리는 것도 멋있다. 가벼운 화분은 이케아 같은 곳에서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구할수 있고, 아니면 선반 위에 화분을 올려놓아도 잘 늘어져 멋있다.


이미지 출처: urbangardensweb


넝쿨식물이 마음에 드는 이유는 물이 아주 많아도 문제 없다. 잎 중간을 뚝 잘라 물에만 담궈두어도 스스로 뿌리를 내리고 잘 자라기 때문에 쉬우기 너무 쉬워 매력이 넘치는 것일지도 모른다. 철사를 잘 타는 넝쿨식물이라 우리집도 안 쓰는 옷걸이를 이용해 하트모양을 만들어두었다. 가장 매력적인 이유로는 자취남들에게 제격. 짝꿍에게 조금 잘라 카페에서 산 사과쥬스 병에 꼽아 놓았더니 알아서 뿌리를 잘 내리고 새끼 잎까지 아주 잘 자라고 있다.



해만 있다면 괜찮아, 선인장

선인장은 요즘 푹 빠져있는 녀석이다. 왜냐하면 말 그대로 키우기 쉽기 때문. 우리가 흔히 아는 사막에서 자라는 선인장. 그래서인지 물이 없어도 잘 자란다. 지금은 다육이처럼 한달에 한번 정도 물을 주고 있다.


이미지 출처: brit


투박하고 뾰족하기만 할 것 같지만, 손으로 만져도 보들보들한 우각선인장이나 백도선 같은 아이들도 있다. 위 사진의 비모란처럼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는 녀석들도 참으로 매력이 넘친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선 용신목이 유행이라 나도 데려왔는데 정말 예쁘게 생겼다. 군생 (집단을 이룬 아이들) 이 매력적인 소정 선인장도 오늘은 많이 데려왔다. 차차 알아갈 선인장들이 참으로 재미있다.



공기정화에 탁월한 산세베리아

장점이 아주 많아 집들이 선물로는 거의 최고로 손에 꼽고 싶은 녀석들이다. 알아가면 알아갈 수록 이만한 장점이 없다 싶을정도이다. 산세베리아과 식물들은 음이온을 일반 식물보다 30배나 높게 발생시키는데, 푸르른 곳에 가면 우리가 흔히 상쾌하다 느끼는 것이 바로 이 음이온 때문이다. 이중에서도 최근 우리나라에서 인기인 스투키는 일반 산세베리아보다 3배 더 발생한다고 하니 아주 일을 열심히 하는 녀석들이다.

이미지 출처: grdurban


밤에도 광합성을 하고 있어 침실에 놓으면 좋다고 하는데다가, 빛을 아주 많이 필요로 하는게 아니라 방에 두어도 괜찮다. 그래서인지 오피스에서 키우기엔 이녀석이 더 적합하지 않나 싶다. 게다가 물도 한달에 한번, 겨울에는 두달에 한번정도 줘도 괜찮을정도로 키우기 쉽다. 밤낮없이 부지런히 일하는데다가 손도 많이 안가니 으뜸 중의 으뜸이다.



흙이 없어도 공기에서 자라는 에어플랜트

공기식물이라고 불리우는 이녀석들은 최근에 알게 되었다. 이름은 틸란드시아. 아래 이미지처럼 그냥 흙없이 공기중에 사는데다가 공기 중의 습기를 먹고 자란다. 습기만 먹는게 아니라 미세먼지도 먹는다. 미세먼지가 한창이었던 시기에 굉장히 인기몰이를 한 녀석이다.


이미지 출처: decoist


수염처럼 생긴 틸란드시아도 있고, 메두사처럼 생긴 녀석도 있다. 이녀석들은 공기 중의 습기를 먹기 때문에 물을 잘 주지 않아도 되지만, 한달에 한번 정도는 30분정도 찬물에 목욕을 해주면 초록빛 생기가 다시 돈다. 게다가 그간 먹었던 미세먼지도 씻겨질 수 있어 좋다. 갑자기 초록빛을 잃고, 은빛 색감이 더 강해지면 그때는 목마르다고 말을 걸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니 한번쯤 시원하게 목욕시켜주자.



큰 식물이 필요할땐 관엽식물

잎이 크고 둥근 관엽식물들은 대체로 '나무' 같은 녀석들이 많다. 최근 북유럽풍 인테리어가 유행하며 아래 부채처럼 생긴 몬스테라 (스위스 치즈라고도 불리운다) 도 인기이고, 우리집에 데려온 극락조나 벵갈 고무나무도 인기다. 제법 몸집이 큰 나무 형태인지라 집에 화사한 분위기를 주고 싶을때, 혹은 집들이 선물로도 괜찮다. (단, 몸집이 큰만큼 큰 화분이 잘 어울려 흙 무게 때문에 제법 무거워지는편이다)

이미지 출처: frenchyfancy


몬스테라의 경우 잎을 뚝 떼다가 물에 두면 뿌리를 내린다고 한다. 그래서 잎만 따로 파는 경우도 있고, 잎이 넓어 하나만 물병에 꽂아놔도 근사한 인테리어가 완성될 정도이다. 이녀석 꽤나 찾아다녔는데 아직까지 데려오지 못하고 있다. 잎보다는 나무로 데려오고 싶어 때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이정도가 키우기 쉬운 '편' 에 속하는 녀석들이랄까. 아주 생초보였던 꽃농부 나도 이제는 다 키울 수 있는녀석들이다. 지금은 기초반에서 초급반으로 넘어가는 시기인데, 허브를 가꾸기 시작했다. 허브는 화분에 키우는 것보다는 농원에서 키우는 것이 맞는 거 같아 라벤더, 로즈마리, 민트 이 세가지를 농원 가득 키우고 있다. 허브 편은 조금 더 키워본 후 충분히 이해가 갈 때 쯤 다시 만나기로 하자. 현재까진 아주 풍성하게 잘 키우고 있다.





* 직접 찍은 사진으로 보여주고 싶었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녀석들이 별로 못나보일까 싶어 내가 반했던 이미지들로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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