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를 사이에 둔, 두 남자의 "제가 덜 때렸어요" 배틀
2025년 7월 15일, 서울 은평구의 한 주택가 골목.
자정 무렵, 가로등 한줄기 빛만 어렴풋이 비추는 그 어두운 길목에서
두 남자의 얽히고설킨 감정이 폭발했다.
이강우는 배달일을 마치고 조용히 집으로 향하던 중 예상치 못한 장면을 마주쳤다.
전 여자친구인 유소연이 어떤 남자와 함께 있었다. 그 남자는 바로 박재성, 현재 그녀의 남친이었다.
이강우는 유소연이 새로운 남친이 생겼는지도 몰랐다.
그리고 왜 자기 집 근처에 두 남녀가 함께 있는지 영문을 몰랐지만
어쨌든 전여친이라도 이상한 남자와 전여친이 자기 집앞에 있는 상황은 매우 불쾌했다.
현남친인 박재성 역시 전남친을 마주친 게 유쾌할리 만무.
서로 어색함이 감돌더니
유소연과 이강우의 말다툼으로 깨진 무거운 공기.
그리고 싸움은 박재성과 이강우의 것으로 흘러갔다.
박재성은 이강우를 향해 말없이 다가오더니, 녹음을 하자며,
서로 싸우되 형사고발하지 말자고 제안했다.
이강우는 싸움을 원하지 않았다. 그는 조용히 거절했고, 두 번이나 물러섰다.
하지만 박재성은 비웃듯 다시 밀어붙였다.
결국, 박재성의 주먹이 먼저 날아들었다. 이강우의 얼굴을 향한 첫 타격은 싸움의 방아쇠였다.
두 사람은 골목 한복판에서 엉겨 붙었고, 몸싸움은 격렬해졌다.
이 모든 장면은 인근 CCTV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이강우는 안면 타박상과 치아 파절, 팔과 무릎의 찰과상을 입었다. 병원 진단 결과 치료에만 14주가 필요했다. 반면 박재성은 자기는 방어했을 뿐이고 손가락 끝의 골절을 호소하며 진단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진단서에는 단지 본인의 진술에 근거한 내용뿐, 의사의 명확한 판단은 없었다. 전치 4주.
다만 이강우의 변호사는, 박재성의 손가락 부상 중 끝이 안으로 말려 들어간 형태는, 누군가를 강하게 때리려다 생긴 흔적이라는 주장을 하며 복싱선수의 진술서를 제출했다. 방어가 아니라 공격의 결과라는 분석이었다.
그리고 이강우는 상해 사실 자체는 부정하지 않았다. 그는 폭력의 정당성을 주장하지 않았다. 방어했지만 결과적으로 상대를 다치게 했고, 그 책임을 인정했다.
헌데 이 사건 이전에도 이강우에게는 폭행 전과가 있었다. 바로 유소연과의 다툼이었다.
그녀가 휴대전화를 보며 이강우가 하는 말을 무시하자, 분노한 이강우는 그녀의 손목을 강하게 잡아당긴 일이 있었다. 벌금 50만 원의 처벌을 받았고, 그 역시 반성하고 있었다.
다만 손목을 강하게 잡아당겼다는 이유로 폭행전과가 생긴 사실, 박재성과의 쌍방폭행 사실로 인하여 결국 유소연 때문에 자기 인생이 꼬였다는 사실에 유소연의 이름만 들어도 치를 떨게 되었다.
폭력의 고리를 끊기 위해 이강우는 자발적으로 폭력 재범 예방 교육을 수강했다. 단지 형식적인 처벌을 피하기 위함이 아닌, 진심 어린 자숙의 일환이었다.
그리고 그는 박재성과의 합의를 시도했다. 그러나 박재성은 직접 대화를 피했고, 합의 제안은 단칼에 거절했다. 박재성은 손가락에 장애 판정을 받을 수도 있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서로 누가 더 피해를 받았는지는 명확했다. 이강우는 전치 14주, 박재성은 전치 4주.
그런데 오히려 더 많은 피해를 입힌 박재성이 합의를 피하는 기이한 상황.
이강우는 이렇게 말한다. "그날 나는 싸움을 피하고자 했다. 하지만 상대는 나를 궁지로 몰았고, 결국 나는 무너졌다. 나의 잘못도 크지만, 시작은 내가 아니었다."
결국 이강우는 벌금형, 박재성은 징역형 선고.
그날밤 싸우자며 녹음기를 들이민 것도, 훨씬 심하게 폭행한 것도, 합의를 하지 않은 것도
모두 박재성이니 그가 큰 벌을 받는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유소연이라는 한 사람을 만나 인생이 심하게 꼬여버리며
누가 더 때렸고, 누가 덜때렸는지 배틀하는 상황, 더 맞은 사람이 합의를 시도하는 상황
이러한 것들로 이강우는,
더 나쁜 놈이 미안해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니 어쩌면 폭행의 정도가 꼭 나쁜 정도를 뜻하는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왜 밖에서는 더 때릴수있음을 과시하면서
법원에 와서는 '덜때렸어요' 배틀을 하는지.
더러워서라도 폭행은 하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