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홀리데이 이야기

재즈와 커피

by TK

일요일 아침 9시, 조금은 늦은 아침이다. 머리보단 몸이 먼저 반응하듯, 습관적으로 커피를 준비한다. 필터의 모서를 접은 다음 필터가 놓여야 할 자리에 놓고, 미리 갈아놓은 커피를 5스푼 필터 위에 놓는다. 물이 10컵이니 커피는 5스푼이다. 그렇게 첫 커피를 내리고 그 향긋한, 커피의 향은 커피 향이라는 단어 외엔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지 아직 모르겠다, 커피 향을 맡으며 첫 잔을 따른다. 그리곤 거실 한 구석에 자리 잡은 나의 작은 라이브러리에 앉는다. 고개를 돌려 나만의 작은 라이브러리를 본다. 요즘 읽고 있는 책들과 읽고 싶은 책들이 조그마한 책꽂이에 놓여있다. 손을 뻗어 한권을 꺼낸다. 오늘 아침엔, 아침마다 조금씩 다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잡문집이 펼쳐진다.


눈앞에 펼쳐진 이야기의 제목은 "빌리 홀리데이 이야기". 재즈에 대한 이야기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으며 많은 재즈 뮤지션을 접했다. 특히 빌리 홀리데이는 자주 등장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늘은 그녀의 노래와 하루키의 젊은 시절 그의 재즈바에 방문했던 조용한 흑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직접 책을 읽으면 되기에 여기에는 풀어놓지 않으련다.


이야기에 좀 더 나를 담기 위해 나 또한 빌리 홀리데이를 틀 생각이다. 그녀의 노래 중 어떤 노래를 틀어야 할지 몰라 스포티파이에 그녀의 이름과 등장한 노래를 그냥 선택했다. 흘러나온 첫 번째 노래는 I'll be seeing you. 뭔가 끈적끈적하다고 느껴지는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온다. 마치 아침에 퍼지는 커피 향과 커피를 한 모금 마셨을 때의 느낌과 잘 어우러진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의 목소리와 함께 연주되는 재즈 음악이 참 끈적끈적하다는 표현이 지금으로선 가장 적절한 표현이다. 그녀의 음악과 동시에 하루키의 빌리 홀리데이 이야기가 눈과 머리를 통해 읽히기 시작한다. 잠시 약 5초간의 느낌이었지만 눈가가 찌릿하다는 느낌이 있었다. 그 순간 이야기의 주인공과 비슷한 느낌을 느꼈던 걸까? 아님 단지 빌리 홀리데이의 노래가 한 일일까? 끈적끈적한 재즈와 커피 향에 취해 커피를 마시며 하루키의 책을 읽는 내 모습을 그려본다. 행복하다고 해야 할까 아님 고독하다고 해야 할까?


오늘의 아침은 이렇게 끈적끈적한 재즈와 짙은 커피향으로 시작해 본다.


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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