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 행복해

by TK

어제 럭셔리한 레스토랑에 갔다. 값이 비싸긴 했지만, 음식 맛은 정말 환상이었다. 친구는 강남에 몇 억짜리 아파트를 샀다고 한다. 그런 곳에 살아야 삶의 질이 높아지는 걸까? 요즘 새 차를 알아보고 있는데, 그래도 이 정도 가격은 되어야 ‘제대로 된 차’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보낸 20대의 시간은 얼마일까?"
"친구들과 함께한 추억과 우정은 얼마의 가치가 있을까?"
"나의 결혼은 과연 얼마짜리일까?"

철학자들이나 던질 법한 질문 같지만, 때로 이런 질문은 우리 삶을 돌아보게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가격표가 붙은 물건들로 가득하다. 아파트, 자동차, 고급 식당의 한 끼, 심지어 명품 옷과 시계까지. 하지만 정작 진짜 중요한 것들에는 가격표가 붙어 있지 않다. 아니, 어쩌면 그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행복한 순간들, 소중한 인간관계, 그리고 평범하지만 따뜻한 일상.

이런 것들은 형태가 없어서 가치를 쉽게 잊고, 중요하지 않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행복, 직장에서의 신뢰, 심지어 경제 흐름조차 무형의 가치에 의해 움직인다. 주식 시장은 사람들의 감정으로 출렁이고, 일터는 사람 사이의 신뢰로 굴러가니까.


이런 세상에서 우리의 기대치 또한 끝없이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현실이 그 기대를 따라잡지 못할 때이다. 그럴 때 우리는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삶이 나아지지 않는 듯한 허무감에 갇혀버릴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세상을 떠난 찰리 멍거의 말이 떠오른다.

한 인터뷰에서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정말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것 같습니다. 그 비결이 뭔가요?”


그의 대답은 놀랍도록 간단했다.
“낮은 기대치입니다. 기대가 비현실적으로 높으면 평생을 불행하게 살게 될 겁니다. 현실적인 기대를 가지세요. 그리고 인생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좋든 나쁘든 담담하게 받아들이세요.”


낮은 기대치가 포기나 패배의식을 의미한다고 착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기대란 원하는 것과 현실 사이의 차이을 비교하는 마음의 습관이다. 그 차이가 클수록 불행해지고, 적을수록 행복에 가까워진다.


반면, 동기부여는 현재의 상황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려는 긍정적인 태도이다.


생각해 보면,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높은 동기부여와 낮은 기대치. 이 두 가지를 마음에 품고 산다면, 그 길 끝에는 조금 더 단단하고 따뜻한 삶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오늘은 잠시 멈춰 서서 생각해 본다.
나에게 정말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은 얼마나 소중한가?


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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