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티나 Jan 29. 2023

고작 '그 한마디'

나에게도 건네주고 싶은 그 한마디

  누군가는 모든 사람에게 다 했을지도 모르는 한마디.

  어떤 이는 아무생각 없이 뱉었을지 모르는 그 한마디.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내가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에 기쁨으로 돌아오는 그 한마디

  내 삶에 다른 원동력이 되어주는 그 한마디


  바로


고마워



  부쩍, '고마워'라는 말에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는 요즘이다. 나의 애매한 재능들을 나누었을 때, 혹은 애매한 생각들을 함께 나누었을 때, "덕분에,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고마워요." 라는 말을 듣곤 한다. 해야하는 일이 산더미인 시절에 그런 이야기들은, '더 잘하라나보다."라고만 들렸었다면, 하고 싶은 일이 명확히 무엇인지 살펴보고 있는 요즘은, 덕분이다. 고맙다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나를 돌아보게끔 한다.


  

  갑자기 많은 상황이 바뀌어버린 요즘, 친구와 대화를 하고 있었던 날이 있다. 같은 직종과 같은 나이의 아이를 키우다보니 대부분 현실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만 나누던 어느날, 처음으로 내가 꿈꾸는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건넨 적이 있었다. 이야기를 하면 나도 실천할 수 있을거란 생각에 나눈 대화였는데, 친구가 나에게 마지막으로 건네준 이야기는 이것이었다. "고마워, 너와 대화하고 나니, 생각할 수 있게 되었어." 라는 말. 그 말이 내 안에서도 흩어져 있던 힘들을 하나로 모아주는 계기가 되었다. 



  '아, 나의 이런 재능이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구나.',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부족하다고 여기는 부분들 마저도 좋게 봐주실 때, 내가 나의 상황과 이야기를 털어놓았을 때, 그 이야기를 마음껏 공감해주실 때, 나도 조금은 이런 칭찬에도 기뻐해도 되는 사람. 그리고 나의 모습 안에 아직도 인정을 받고 싶은 친구가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까지. 그리고 이제는 내 마음 속 어린 친구마저도 감싸안을 수 있다는 것 까지. 내게 건네주는 한마디들 덕에 느끼고 있다.



  그 말을 듣고 조금 더 진심으로 나를 바라봐야지 마음을 다잡으면, 꼭 하는 일이 있다. 바로 '감사한 일' 적기. 그 감사한 일을 적는 공간은 정말, 누가보면 저런걸 감사한다고? 할 정도로 소소한 일들이 많

다. 기분좋게 일어난 것도 당연한 것이 아니라 감사한 일이 되는 경험을 하게 되면, 그 경험의 달콤함을 잊을 수 없는 것 같다.



  바쁘다는 이유로, 혹은 오늘은 망했다라는 이유로 감사한 일을 적지 않는 나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내가 느끼고 싶지 않은 감정을 그리고 정제되지 않은 감정들을 내 소중한 사람들에게 쏟아붓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머리 속에서 생각을 하는 것과, 말과 글로 표현하는 것은 사뭇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 너무 많은 생각들로만 사로 잡혀 나의 머릿속과 마음이 복잡하기 그지 없던 그 시간 속에서도, 

나를 다시금 나의 모습으로 되찾아 준 것 역시 감사일기다. 이 짧은 한줄이, 그리고 더 나아가 누군가가 건네준 감사의 한마디가 나에게 위로를 넘어서 힘이 되어 준다는 것, 그런 마음을 들게끔 해주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는 것. 



  나의 모습은 아직도 들쑥날쑥하다. 하지만 그 들쑥날쑥함 속에 내가 바뀌지 않는 그 모습을 사랑하고 살아가기 위해, 나는 오늘도 내 주어진 상황에 고마워하며, 그리고 그 고마운 마음으로 곱게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가려 한다. 이제는, 그 고마운 마음과 고운 마음으로 나도 누군가에게는 흘려넘길 수 있는 말일지 모르지만 어떤이에게는 가슴에 쿵 하고 내려 앉을 만큼의 "고마워"를 나누고 싶다.



  '고마워' 고작 그 한마디가 주는 힘은 결코 소소하지 않다. 사람들에게는 분명 남들에게는 고작일지 모르지만, 자신에게는 위대한 그 한마디가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말이 단순히 그 글자로서의 의미가 아니라, 내가 꿈꾸던 미래에 다가가게, 힘든 나에게 손을 꼭 잡아주거나 혹은 내가 나를 돌볼 수 있게, 더 나아가 결심을 하게끔 하는 위대한 여정, 그 시작의 외침이 될 수 있음을. 




고맙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픈 척 안해도 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