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토플 강의
오랜만에 느껴보는 피곤하다는 느낌..
정말 바쁘게 보낸 하루.
아침 일찍 시험장에서 도착해서 세시간 넘게 토익 셤을 보고, 시험장에서 정말 우연히 마주친 대성(대학탁구동아리 동기친구)이랑 같이 점심했다.
대성인 역쉬 나보다 열심히 살더군.
아침 7시부터 일어학원, 영어학원.. 헐..
지난 방학때 난 몰 했지.. ㅡㅡ?
이런 저런 얘기 나누고 학원(박정어학원)으로 직행.
강의실에 두번째로 도착한 나. ^^V
숙제 욜심히 하고 있는데 문재녀석(영어회화 동아리 후배)이 불러냈다.
나가서 잠깐 커피한잔 같이하고
4시간 연강...
휴~ 오널이 마지막이다.
마지막까지 하루도 안빠지고 온 내가 대견해서 잠시 내 등을 토닥거려 줬다..ㅋㅋ
그리고 2주 전에 본 writing 점수가 5.0+! 또한번 ^^V
(TOEFL writing은 6.0점 만점이구 5.0이상이면 상위 실력이다. 같은 강의 듣는 사람 대부분은 4.0이하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L/C(듣기)가 문젠거 같다.
문재녀석 얼굴 보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다.
토플셤 어케 신청하는지 물어보고 헤어졌다.
짜아식 .. 열심히 해라.. 셤 한달도 안 남았을 텐데..
그때나 지금이나 대학생들의 취직을 위한 노력은 눈물겨운데, 그래도 지금의 대학생들을 보면 더 안쓰러운 마음이다. 적어도 우리가 대학을 다닌 90년대말 만해도 이미 졸업 요건을 갖추고도 졸업을 하지 않는 '졸업유예생'이라는 용어가 없었고, 스펙을 쌓기위한 다양한 과외 활동들도 없었으며, 무엇보다도 대학등록금이 왠만한 중산층 집안이면 감당할 수준(특히 국공립대)이었던 것 같다. 결정적으로 내가 대학에 입학할 당시 40%중반이던 대학진학율이 내가 졸업하고 대학원에 재학중이던 시절에 70%까지 올라갔다. 그 이후에도 지속된 학력 인플레로 취업시장에서 극단의 경쟁이 일으났고, 이는 현재 진행형이다.
미국에서 지내보니 한국인들의 자기 계발 노력은 가히 경이적이다. 아니 거의 강박적인 수준이다. 세계를 주름잡는 케이팝 아이돌의 육성 시스템은 서구 사회의 시선에서 보면 아동학대 수준이기 때문에, 아동인권이 크게 보호되지 않는 나라들을 제외한 서구권에서는 나올 수 없는 사업모델이다. 그렇기에 당분간은 케이팝류의 음악은 한국이 주도할 수 밖에 없다. 나도 한국에 있을 때는 그렇게 살았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런 치열함이 없다. 그런 치열한 경쟁 문화가 선진국으로서의 한국을 만들었고, 한국인이 세계 어디를 가도 경쟁력을 가지게 된 것 같다. 하지만 과연 그것이 개개인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 주는가라는 것이 자식을 가진 모든 한국 부모의 고민이고, 이것이 전세계가 부러워하는 한국을 등지고 이민을 떠나가게 하는 이유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의 많은 일들이 피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는 '트롤리 딜레마'에 빠져 있는데, 미국에서의 삶을 택한 나는 결과적으로 피해 버린 꼴이 됐다. 역시나 정답이 없는 딜레마 아니 정확히는 스스로 정답을 만들어가야 하는 딜레마이고, 나는 오늘도 내가 얻은 것과 잃은 것을 사이에서 '만약에 그때'를 스스로에게 끝도없이 질문하면서 살아간다.
이 일기를 쓴 날은 일요일이었다. 저 당시 나는 평일에는 졸업 논문을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었고, 주말에는 거의 모든 시간을 영어 공부에 쏟아붓고 있었다. 이 날이 학원에서 강의를 들은 마지막 날이었고, 그 해 4월에 토플 시험이 있었다.
이날은 주로 취직시 요구되는 토익 시험을 봤는데, 토플시험 공부하면서 토익이라는 것이 어떤 시험인지 궁금하고 영어 실력 점검 차 본 시험이었다. 이 때 전국적으로 영어공부에 큰 파장을 일으켰던 정찬용의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 (줄여서 '영절하'라고도 했다)'라는 책을 읽고 몇달간 따라해보고 본 시험이었다
(※기록으로 기억을 쓰니 놀랄 때가 많다. 정찬용의 저 책 지난 25년 동안 단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송곳처럼 켜켜히 쌓인 두꺼운 기억의 껍질을 뚫고 올라왔다. 이런게 기록의 힘인가)
(계속)
*이 글을 읽기 전에 첫번째 '프롤로그'를 읽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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