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이야기
지난번 내 백문백답에 이어 내 아내의 백문백답을 소개해 보려한다.
운좋게도 이게 나한테 남아있는데, 내가 그녀를 알기도 훨씬 전의 기록이다.
내 아내.
한마디로 정의하긴 어렵지만 처녀시절 그녀는 '4차원 소녀'였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존재. 그 당시 나 다음으로 내 개인 홈페이지에 가장 많은 글을 남겼던 사람. 그 글들이 참.... 독특했다. 화장품 회사에서 사용후기를 받고 선물을 주는 프로모션을 했었는데, 한번도 써 보지도 않은 화장품에 대한 후기로 선물을 왕창 긁어모으던 사람. 그런 그녀의 이십대 중반의 세계를 같이 들여다보자. 오래전에 분명히 읽었었는데 전혀 생각이 안나더니, 내가 알고 사랑했던 젊은 날의 싱그러운 그녀가 이 글에 있다.
참고로 제목은 백문백답인데, 그 당시 꼭 100개의 질문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 글에는 55개의 질문만 있다.
[2000/11/07] (작성일이 우연히 내 생일)
1. 본 명 ? ○○○ (Oriental Odin)
2. 생년월일 ? 19XX.7.6 (양)
3. 태어난곳 ? 부산 (심재기 산부인과/ 제왕절개)
4. 현거주지 ? 서울
대학 입학해였던 9X년부터 지금껏 여서 가족이랑 떨어져 살고 있음
5. 혈 액 형 ? 표면상 O형
전형적인 A형과 B형들 사이에 나만 O형이라 복합적
(참고로 그녀의 MBTI는 ENFP. 지난 글에서 처럼 난 ISTJ. 완전 극과 극, 성격이 단 하나도 맞지 않는데 만나서 사는게 기적. 연애할 때는 그게 그렇게 다 좋아보였다.)
6. 태 몽 ? 밤송이안에 밤 3개가 들어있는데
가운데 젤 단단하고 이쁜 넘이 뛰어나왔단다
(내가 이래서 그렇게 밤식빵을 좋아하나?)
7. 종 교 ? 짬뽕교
학문적, 사상적으로 접근하려는 경향/
모든 종교는 같은 말을 다르게 할 뿐인 거 같아 모두 이해, 흡수하려고 노력/
나 스스로를 믿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는 그러지 못함
8. 별 명 ? 아주오래된 별명 -엄씨, 엄지, 맹꽁이, 엉뚱녀, 천하태평
가끔 약간 특이한 취향의 애들로부터 이쁜이..
요즘은 바보, 꼴통..뭐, 이런 거^^..이런 별명이 좋다, 난. ..
이 세상은 똑똑한 천재를 싫어하는 경향이 많은 거 같당..^^;;
9. 평소의 습관이나 버릇이 있다면 ? 집중할땐 머리 긁어 땜빵났음, 입술을 꼼지락 거림..등
남들 없는 버릇 많음
10. 갖고 싶은 직업은 ? 영화감독, 광고 디렉터 등 (주로 독립영화 같은 것을 거의 병적으로 좋아했었다)
종합적인 창조물을 통해 진리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사람과 세상을 바꾸는 데 기여한다
11. 성 격 ? 복잡미묘에서 단순무식까지...온화에서 터프까지..
뭐라 딱 표현하기 뭐하당..음~그래.. "골때리는 성격" ..
애인한테도 여성으로만 머무르고 싶지 않다..
평소엔 다른 이들처럼 날 친구로 느끼다가
둘만 있을때만은 다른 친구에게 보여주지 않는 여성으로 다가가고 싶어한당..
그래서, 아마 남자친구가 없는 모양이당..^^;;
12. 나의 장점은 ?
한가지에 빠지면 그것이 뭐든 그것에만 집중 / 호기심이 많다/
인간관계에 쉽게 물리지 않는다/
부끄러움에 대해 남들과 다른 기준을 가진다/
적극적인 편이고, 궁금한 건 끝까지 매달린다...등등 많은 장점 ^^
13. 나의 단점은 ?
내 장점이 때와 장소, 함께 한 사람들의 성격에 따라서 단점으로 바뀐다/
내 계획에서 약간이라도 벗어나면 스트레스를 잘 받는다/
나 스스로를 속이려는 경우가 많다/
급한 게 없다. 넘 느긋하다/ (같이 사는 성격급한 나는 많이 속터짐)
나를 바꾸려고 한다거나, 나를 대놓고 공격할때는 불쾌한 티를 팍 낸당/
의외로 상당히 보수적이고, 겁이 많은 부분이 있당/
내 문제엔 약하고, 남의 문제나 고민을 해결엔 강하다...등등 장점보다 훨 많은 단점...
14. 취 미 ? 영화보기, 음악 듣기, TV보기, 보이는 대로 읽기, 뭘 자꾸 쓴다 등등
난 습관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고, 호기심이 많아 웬만하면 뭐든 좋아하지만,
지속적인 관심을 둘 수 없는 것엔 싫증을 내고, 집중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15. 특 기 ? 가무...노는 분위기 다 좋아한다..무당춤..^^
(듣기론 SBS의 '좋은 친구들'이라는 옛날 예능 프로에 나와 두타 앞에서 있었던 춤경언에서 1등해서 선물받은 적 있다고 함)
16. 지금의 헤어스타일 ? 어설픈 단발
머리감고 드라이도 안하고, 빗질도 안하는 스타일..원래 내가 좀 그렇당
17. 주 량 ? 위통은 커서 들이키는대로 다 들어가지만 개인적으로 술이 맛없음.
인자 끊으려고 한당..요즘 넘 마니 마셨당...깨어보면 이게 아닌데 싶당
18. 담 배 ? 대중 없다...
5개피 - 마니 피는 날은 1갑 정도...
맛난 거 먹거나, 술 마시면 잘 안 핀당..피면 쏠리거덩..
옛날 남자친구가 갈켜줬당..
참고로 울 아빠도 안 피신당...꼭 끊어야 할거 같다..
사는데 불편하고 눈치보이는 게 넘 많아서리
(금연한지 20년이 넘어감. 내가 살면서 아내에게 가장 잘한 거는 아내 금연시킨거라고 아내가 칭찬함.)
19. 기타 기호품은 ? 남자없인 살아도, 블랙커피 없으면 못 산다.
20. 한달의 독서량 ? 아직 학생이니깐 약 4권은 읽는다
스포츠 신문, 여성잡지,전단지 이런 것까지 하면 더 되겠징?
21. 결혼은 언제쯤 할 생각인지 ?
적성을 봐선 빨리 해야 할 타입이지만,
서둘러 나이 땜에 치여 결혼하는 것엔 반대다.
그건 자아를 포기하는 거라 생각한다.
나와 함께 죽을 때까지 서로의 꿈을 키워가고,
서로 발전해가며, 함께 뭔가를 이루어가는,
기댈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나타나면 하겠지 .
내가 지금 결혼을 하게 되면, 그건 현실도피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정말 사랑이 뭔지 모르는 것 같으니,
언젠가 서로 모든 걸 포기할 수 있을 정도의 남자가 나타나면..
(이 글 쓰고 몇년 있다가 나랑 결혼함)
22. 현 상태에서 계획하고 있는 일은 ?
절대 감상에 빠져 사랑으로 착각 안 하기/
날 사랑하기(참말 힘들다) / 모든 것을 사랑하기/
진리에 가까운 눈을 가지는 준비/
성자까진 힘들어도 그리 되려고 하는 대계
23. 배우자의 조건은 무엇이라고생각하나 ?
순수, 성실, 정직,.
종합적으로 의리있고 책임감있는 늘 한결 같은 사람.
나를 끔직히 사랑해주는 사람 / 거짓말 안 하는 사람 /
위선떨지 않는 사람 / 따뜻한 사람 / 꿈과 야망이 있는 사람 /
내 꿈을 이해하고 도와주려는 사람 / 나랑 취미가 비슷한 사람 /
내게 가르쳐 줄 것이 많은 사람 등등
한마디로 하면, 내가 평생 존경할 수 있고, 나를 언제나 존경하는 남자..
(이 조건에 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50%정도 부합)
24. 지금 하는 일 ? 학생
25. 고치지 못하는 버릇/남들이 말하는 괴벽은?
식탐땜에 병난 건 다들 알거고, 분위기에 잘 빠지고...
즉흥적인 면도 있고...옷같은 건 신경 안 쓰는 편/
10원 아끼려고, 마트 전단지들 비교해가며 사고,
문 닫을 시간이나 문 여는 시간 이용, 덤으로 더 받아오기.(이 정도만 말할란당..^^;;).등등
사람들이 나보고 하는 짓이 아줌마란당...
울 엄마랑 시장보러 가면, * 팔려서 같이 안 다닐려고 하신당/
또~ 뭐든 새것보다 오래된 것에 애착이 더 가고,
그래서 아무리 좋은 것이라해도 새것은 잘 잊어버린당...
그래서인지 쓰레기랑 같이 산당^^..
제 자리에 물건 두는 거 잘 못하고,
눈이 무지 나쁜대도 안경 잘 안 쓰고 다녀서 그런지
무지 잃어버리거나 흘리는 게 많당/
생각이 많고, 공상 상상을 늘 즐기기 때문에 주위산만하기도 하며,
쓰레기 분리수거는 철저히 지킨당...
어떤 일이든 아니면, 아예 안 하고,
일단 하는 건 쓸데없을 정도로 넘 꼼꼼히 신경써서 한당..
그래서, 학점도 F 아니면 A플이당(믿거나 말거나..)
그리고, 사람들을 좋아하고 많이 모여 노는 걸 무지 좋아하지만,
일단 나만의 공간과 시간은 공존해야 한당..
26. 스트레스 해결법 ?
혼자 노래방에서 노래부르기 / 오락실가서 펌프나 슈팅겜하기 / 막 울기
먹기 / 사람과 얘기하고 야그 듣기 / 거울 속 나랑 얘기하기 / 요리하기
27. 기억에 남는 영화 ? 무지 많아 지금 떠오르는 것만..
파니핑크 / 록키 호러 픽쳐 쇼(컬트무비의 원조) / 스크림 /
낮은 목소리로 / 쇼생크 탈출 / 초원의 빛 / 영웅본색 2 /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 시민케인(영화의 교과서) / 길(넘 슬픈 영화)
해바라기(소피아로렌주연)/ 로빙화 / 진용 / 스피드 / 다이하드2 /
러브 오브 시베리아 / 아름다운 인생 / 비포더 선라이즈 등등
다양한 장르를 즐기고, 한때 컬트영화의 열혈팬...
알프레드 히치콕의 작품들 / 프랑스 누벨바그 영화 /
...이탈리아 영화는 개인적으로 나랑 코드가 안 맞어..
예술영화는 좋긴 한데, 잠을 꼭 자..더 지루한 영화는 에로영화..
기본적인 줄거리 조차 없는 관객수준을 모독하는 영화지...
영화는 시각적인 요소가 중요하긴 하지만,
플롯 전개가 어설프면 관객에게 어필할 수 없거덩
28. 좋아하는 색깔 ? 색이라기 보단 투명하고 맑는 느낌을 좋아함.
얼음이라든지 코발트 블루라든지, 내츄럴한 베이지 계통도 좋아..
카키도 좋고, 회색같은 무채색계열 다 좋아..
가끔 원색도 즐기는데, 완전한 원색보단 어두운 톤이 살짝 들어가면 더 좋고,
은색과 분홍색도 무지 좋아해
29. 좋아하는 노래 ? 무지 많음, 가요는 멜로디보다 가사에 치중하는 편
째즈나 스윙 계열 음악을 좋아하는 거 같네.
라틴도 좋고 ..발라드에서 힙합댄스까지..다 좋아..
(신혼때 '신화' 광팬이었음... (나 신화 시러...))
30. 좋아하는 음식 ? 거진 다 좋아해.
특히 빵 좋아하고, 버섯, 김, 참기름, 미역, 회덮밥 좋아함..
정성이 들어간 음식은 그 정성만으로도 배가 부르지..
특히 지겨웠던 엄마의 된장찌개랑 청국장, 쇠고기국이 생각나네...
설서는 주로 집밥처럼 나오는 백반, 정식류를 먹어
31. 좋아하는 계절 ?
태양을 보고 살인의 충동을 느꼈던 이방인의 주인공만큼이나 사랑한 여름 이었는데,
지금은 그 열정이 쬐금 식었어...
계절은 많이 타는 편이고, 무조건 햇살을 통해 삶의 희열을 느껴...
(아줌마, 이젠 제발 나가서 햇빛보며 걸으세요...)
32. 좋아하는 옷차림 ?
편한 캐쥬얼, 캐쥬얼풍의 정장...뭐 편한게 제일...
(지금은 너~~무 편하게 하고 사는거 아녀ㅡㅡ?)
33. 좋아하는 이성의 옷차림 ?
청바지 + 흰색 면티에 파랑색 체크무늬 셔츠 /
흰색 면티에 가죽 재킷 / 면바지+ 같은 색 계열 내츄럴한 상의 등등
좀 젊고 발랄 하게 입는 게 좋아...
(제발, 남자친구들아! 늙어보이게 입지 말거라~) (미안~ (--)(__)(--))
그리고, 만약 안경을 썼으면 은테를 쓴 사람이 좋고,
넘 치렁하지 않게라면 몇개의 악세사리로 멋을 낸 센스 있는 사람 좋아
(이랬으면서 정작 본인은 단 한개의 악세사리도 하지 않음)
34. 좋아하는 과목은 ? 심리, 마케팅, 영화, 광고 등
35. 싫어하는 과목은 ? 흥미가 덜할 뿐, 싫어하는 건 없군
36. 좋아하는 알파벳은 ? 모음, 특히 O
37. 좋아하는 꽃 ? 해바라기, 백합
38. 좋아하는 숫자 ? 3 이나 4
39. 좋아하는 동물 ? 동물은 다 무서워.
병아리도 날 물까봐 못 만져...
그러나, 가끔 매우 잔인해져, 쥐를 불태우거나, 잔인하게 익사시킨적이 있지..
그리고나선 어엉 서럽게 운다..
마치 그 쥐가, 신앞의 우리 인간이랑 같은 신세인 것 같아서리..
바퀴벌레도 태워죽인 적이 있어...
너희 그거 아니? 죽어가는 그 동물의 눈과 마주 쳤을때의 공포 말야..
그 공포는 그냥 무서움이 아니라, 연민과 내 죄에 대한 공포란다...
40. 좋아하는 TV 프로 ? 미디어중독자 라 뭐 할때든, 켜놓고 있어야 해
메디칼 센터 / 가을 동화 / 날씨 / 특집프로 / 다큐멘터리 / 한밤의 TV 연예 / TV는 내친구
41. 갖고싶은 자동차 ?
차종은 잘 모르고 선이 부드럽고 둥근 느낌의 귀엽거나 날쌘 스타일 /
아싸리 짚차 / 엉덩이가 방방하게 둥근 차 / 하얀 색이나 빨간 색
뭐 많이 본게 없어서 이 정도..
42. 좋아하는 여자/남자 스타일 ?
특별히 좋아하는 스타일은 없다...
걍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스타일이 그 좋아하는 스탈이 돼...
43. 싫어하는 남자/여자 스타일 ? 별로 없다/ 송승헌(후까시잡는스탈), 최근 댄스가수 대부분
45.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하는 일은 ? 밥과 빵 먹기. 커피 마시기. 화장실가기. 자기.
46. 평균적인 기상 시간은 ? 대중없음
47. 평균적인 취침 시간은 ? 2~10 시간 정도, 어떤 평균을 말하는 거지?
48. 잘 하는 요리는 ? 거의 잘 한다고 생각
사람마다 입맛이 틀리니까, 믿지는 말라..
난 누구를 위한 요리를 즐기기 때문에
상대의 식성을 파악한 후 거기에 맞춰 요리한다
49. 일어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
커피 뽑고, 뉴스틀어놓고, 화장실가서 신문보기
50. 어릴때의 꿈 ? 탐정 -> 화가 -> 원자학자
51. 현재의 꿈 ? 10번과 동일
52. 지금 주머니에 소지하고 있는 것들은 ? 1000원권 2장,동전들, 열쇠, 샘플 로션
53. 술먹고 필름 끊겨 본적은 ? 있다면 언제와 에피소드는 ?
있었지. 에피소드는 큰 건 2개 정도 있지만 비밀
54. 술버릇은 ? 자거나 조용해지고, 술 안 마셨을 때보다 훨더 잘 못 논다
55. 좋아하는 안주는 ? 맥주 - 구운 쥐포,과일 /
소주 - 시원한 국물 종류나 생야채
(지금은 금주함. 술은 일년에 한번 먹을까 말까. 단 저 안주 음식은 그냥 많이 먹음.)
세월이 참...
그 꿈 많던 소녀가 많이 변했구려....
(계속)
*이 글을 읽기 전에 첫번째 '프롤로그'를 읽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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