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後愛]►7◄ 화양연화

"별따시"

by 짜근별

2001.05.29 [비밀커플게시판-그녀의 기록] 존재의 무거움

누군가에게 무엇이 된다는 것.
힘들지만 행복한 것이다.


2001.05.30 [비밀커플게시판-그녀의 기록] 그녀가 그를 만났을 때

설레인다.
보고 있을때나 보고 있지 않을때나...

언젠가는 운명의 사람을 만날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다.

그 전의 사람을 운명이라 생각 한적도 있었고
또 그 이후엔 운명의 사랑이란 좀 처럼 찾아오기 힘듬을 실감했다.

지금 운명같은 사람을 만났다.
하지만 또다시 운명의 사랑을 의심하고 기다리고
싶지 않다.

운명같은 사람.

운명같은 사랑.

세상에 정말 '운명같은 사람'이 정말 존재할까?


어쩌면 세상의 모든 사람은 다 누구에게 운명같은 사람이다.

'삶' 자체가 다 모든 사람들에게 '운명'이기 때문에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기적인 것처럼 누구의 사랑을 얻는 것만으로도 우리 모두는 이미 운명적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2001.05.30 [비밀커플게시판-그의 기록]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 원태연 -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아침에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으며
내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걸 알았습니다
참으로 따뜻하고 행복합니다
:
(중략)
:
아마도 이번에 또 그렇게 되면 죽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서인가 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또 생기고 말았습니다

====================
언젠가 누군가 정말로 사랑하는 이가 생기면
꼭 주고 싶은 시였습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시를 줄 수 있는 사람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아픔의 기억 속에 사랑이란 단어를 잊고 살아가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속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이 사랑이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그녀는 모릅니다.
그냥 젖어드는 이슬비같은 사랑이기엔
너무나 메마른 가뭄이 길었기에
그녀 가슴속 깊이 촉촉히 젖어드는 행복만 가져다 주는 장마이고 싶습니다.

일상의 삶속에 문득 떠오르는 하나의 얼굴이
내 얼굴에 함박미소를 가져다 줍니다.

영원한 사랑이란 없겠지요.
이 사랑이 세월의 모진 풍파속에 잊혀져 버릴지도 모르지만
나는 이 사랑을 소중히 간직하렵니다.
내 삶의 전부인 것처럼 그녀를 사랑하렵니다.
아낌없이 주렵니다.

아픈 사랑이 되지 않도록
아낌없이 주렵니다.


2001.05.31 [비밀커플게시판-그의 기록] 삶·사람·사랑

삶이란 돌아가는 여울과 같아서
거대한 흐름을 막는 커다란 바위가 있으면
돌아갈 줄 아는 여유도 가지고 있고
힘들면 쉬어 친구들과 같이 잠시 맴돌아 가기도 해.
하지만 결코 그 흐름을 멈추지 않아.

그러한 삶이란 거대한 흐름에 편승한 사람들은
그 흐름과 운명을 같이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

문득 어느 광고의 문구가 생각난다...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라는...

요새 내가 경계하는 단어가 하나 있어..
'집착'이라 불리우는 단어...
하지만 지금의 나의 모습은 '집착'인것 같아.
너에 대해서 말이야.

물고기를 잡아 봤니?
너무 꽉 붙잡으려면 오히려 잡을 수 없게 돼..
사람도 사랑도 그와 같아서 꽉 붙잡지 않는게 가장 오래 잡을 수 있는 방법이라 난 생각해..

그래서..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어..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약한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
하루에도 수십번 마음을 다 잡아 보지만
그리 쉽게 되진 않는 것 같아......

때론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보채 보기도 하고
내 삶의 전부가 너 인양 과장해 표현해보기도 하지만
실은 너를 잃지 않으려는 집착의 표현이라는 것만 알아주길..

그리고.. 이것 하나만 더 알아주길..

그런 내 집착이 부담스러우면 언제나 얘기해 주길..

그리고.. 약속할께...
내 집착이 부담스러워 네가 나를 떠나려고 한다면
네 삶의 흐름을 막는 바위가 되지 않도록 해 주겠다는 것을..

집착...

삶의 흐름을 막지 않겠다는 약속,

결국 지키기 어려웠던 약속.


2001.06.12 [비밀커플게시판-그녀의 기록] 아직 술 기운이...

오빠! 안녕.
오랜만에 쓴다.
아니 술 먹은지 꽤 된거 같은데
얼굴이 발그레하구 어지러운게 정말 술 많이 마신거 같다....
어제 오빠랑 논 탓에 오늘은 정말 빠듯..
하지만 할건 다 했네...

밥 먹구 명순네집에서 냉커피 마시구 또 떼굴떼굴.
또 헌정이 만나서 휴게실서 농담따먹기.
헌정이가 시험 다 끝났다구..
명순과 나랑 놀려구 기냥 얼매나 노력을 하던지,
하마터면 넘어 갈뻔했지만 어림없지...
그리구 입싼 명순 벌써 남 청춘사업 이야길 다 해서 헌정이가 오빠 안불 다 묻더군...황당!!!
하여간 여자애들 입싼건 알아줘야돼..


'별따시'


나는 이 시기, 서로에게 콩깍지가 씌워져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내는 시기를 '별따시'라 부른다. 하늘에 있는 '별도 달도 다 따다 줄수 있는 시기'라는 뜻이다. 승희와 나는 우리의 사랑을 운명이라 믿었고, 또 그 사랑이 영원할 것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약속들을 했다. 우리 모두 연애의 경험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었지 않았을까? 아니 어쩌면 그 사랑에 진정이었기 때문이리라.


이별의 아픔을 겪은 먼 훗날의 나였다면 도원경의 '다시 사랑한다면' 노래처럼 버려도 되는 가벼운 추억들로 연애를 했을지 모르겠다.


"조금 덜 만나고 조금 덜 기대하며
많은 약속 않기로 해요


다시 이별이 와도 서로 큰 아픔 없이
돌아설 수 있을만큼
버려도 되는 가벼운 추억만
서로의 가슴에 만들기로 해요"


그래서 그렇게 첫사랑은 예방주사인 것 같다. 사랑의 순수함이 가득한 그녀와의 연애를 나는 내 인생의 '화양연화'라 칭하고 싶다. 다시 가져보고 싶지만 절대로 다시는 가질 수 없는 그 시절 그 사랑...



승희의 집은 서울의 거의 북쪽, 내 집은 거의 남쪽이었다. 연인의 집에 바래다 주는 것은 큰 행복이지만 대중교통으로 환승을 해가며 거의 두시간이 걸리는 거리라는 물리적 제약은 나에게는 커다른 도전이기도 했다. .


어느날 그녀를 집에 바래다 주고 어둠이 짙게 깔린 한밤중에 어렵게 집에 도착해서 그녀와 통화를 했다. 그녀는 내가 너무 보고 싶다고 다시 와 달라고 했다. 가난한 고학생이었던 나는 내 수중에 그 달 생활비도 감당하기 힘든 액수의 돈 밖에 없었다. 모든 대중교통이 운행을 멈춘 그 시각에 그녀에게 갈 수 있는 방법은 택시를 타거나 걸어가는 길 밖에는 없었다. 그녀의 간절한 마음은 알았지만 현실적 문제로 나는 그녀의 소원을 들어 줄 수 없었다. 하지만 이것은 두고두고 나에게는 후회로 남아 있다.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상우(유지태)가 은수(이영애)를 보기위해 택시타고 그 저녁 서울에서 강릉까지 달려갔었던 것처럼 나도 그렇게 했어야 했다. 비록 그 끝이 좋지 않았을지라도 그때는 그렇게 했어야 했다.


그게 그 '화양연화' 사랑의 '화룡점정'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승희가 내 자취방에 놀러 왔을때 천천히 내 책장을 훑어가다가 갑자기 나에게 물었다.


"오빠, 나 이 책 빌려주면 안돼'


유난히 튀는 옥색의 그 책 표지에는 '사람아 아, 사람아!'라고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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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문화대혁명시기 주인공들의 우정과 사랑, 신념과 이별에 대해 쓴 작가 다이허우잉의 자전적 소설이다. 대학교때 학과 독서학회 '여백'에서 골라서 읽었던 책이었다. 인간애와 휴머니즘을 이야기하지만 주인공 쑨위에의 사랑이야기가 뇌리에 남아 있던 이 소설의 엔딩은 희망적으로 끝나지만, 우리의 사랑은 그렇지 못했다. 승희는 이 책을 빌려가서 오랫동안 간직했다.



(계속)


*이 글을 읽기 전에 첫번째 '프롤로그'를 읽으세요.


[이별後愛] - 눈부시도록 찬란했던 하지만 처절하게 가슴시렸던 첫사랑과의 만남과 이별

►1◄첫번째 파고: 상실의 시대 I - 전조(前兆)

►2◄설레임: 인연의 시작

►3◄고백: 내가 알지 못했던 비밀

►4◄상처: 아침에 울린 전화벨소리

►5◄그 남자의 이야기: 기도

►6◄두개의 시선: 연인의 친구들

►7◄화양연화: "별따씨"

►8◄그 여자의 이야기: 그때....나는.

►9◄위기: 이젠 무뎌간다

►10◄다시 시작: 감기가 준 사색

►11◄마지막 노력: 난 어쩔 수 없는 인간이다

►12◄비수: 상실의 시대 II

►13◄매달림: 시지프스

►14◄강북구 미아4동 75-XX: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15◄잘 지내지?: 상실의 시대 III

►16◄이별 후 만남: 홀로서기

►17◄미련: 슬픔을 이기기 위해서는

►18◄그 사랑...: 에필로그

►19◄마지막 자취: 이별 3년후

►20◄사람아 아 사람아: 이별 7년 후


[응답하라2002] - 간절했던 꿈을 향한 유학도전기와 X세대 친구들의 20대시절 고민과 만나는 추억 여행

[삶, 사람, 사랑] - 유학, 이민 생활 동안 떠오르던 단상과 고민들 그 일상 나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