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가 준 사색
2001년 가을.
승희는 많이 지쳐 있었다.
모든 것에.
그녀를 힘들게 한 것에는 내 까칠했던 성격도 있었다.
그녀는 나에게서 '믿음'을 보지 못한 것이다.
가을의 초입.
여름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승희는 나에게 나와의 만남이 너무 힘들다고 헤어지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많이 당황스러웠고 갑작스러운 통보에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
아니, 이미 느끼고 있었지만 애써 외면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며칠을 고민하다가 바다가 보고 싶어서 훌쩍 인천으로 떠났다. ([이별後愛] ►1◄ 편 참조)
인천에서 마음을 정리하고 늦게 서울로 돌아와서 그녀를 다시 만났다.
물론 나는 헤어지기 싫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그녀의 진짜 마음을 알고 싶었다.
며칠 만에 만난 그녀는 계속 울었다.
회환과 미안함이 진하게 느껴졌다.
미안했다.
정말...
인천에서 돌아온 그날 그녀를 만나고 집에 밤을 가르고 이른 새벽녘에 도착해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실 너무 오래된 기억이라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잘 기억이 나진 않는다.
하지만 결론은 우리는 그렇게 이별은 없었던 것으로 하기로 했다.
다시 새로운 시작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연애의 첫번째 큰 파고를 넘었다.
내심 안심했지만
분명 우리의 관계가 전과 같지는 않았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냥 관성으로 이어져 가고 있었지만
나는 역시 이 관계의 삐걱거림을 애써 외면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나는 그녀를 많이 사랑하고 있었고
이별의 슬픔을 받아들일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기에
많이 무섭기도 했었다.
..... .... ....
2001.09.11 [비밀커플게시판-그녀의 기록] 우리들만의 또 다른 기억을 간직하며...
오랜 시간을 같이 한다는 것은 그 만큼 우리를 더 견고하게 해주는 추억과 경험,기억을 갖게 하는 것.
그것이 좋은것이든 나쁜것이든 슬픈것이든 기쁜것이든.....
우린 또 한고비를 넘기고 다시 또 사랑을 시작한다.
어제의 우리가 오늘의 우리라서 어쩜 전혀 새로운건 없을지라도 항상 새로운 마음가짐이 서로를 배려하고자 하는 새로운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의 인생은 짧고 해야 할일은 많다.
특히 사랑 하는일...
서로 싸우고 헤어지고 하면서 인생을 감정을 낭비하지 말자.
서로 더 사랑하고 아껴주며 살기에도 짧은 것이 인생이다.
맞다.
서로 더 사랑하고 아껴주기도 아까운 짧은 인생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이 간단하고 명료한 진리를 너무나 잘 알면서도 이것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았을 때쯤이면 이미 소중했던 그 사랑을 떠나보낸 후이다.
나도 그랬다.
2001.09.15 [비밀커플게시판-그녀의 기록] 감기가 준 사색
감기란 넘은 자주 나를 찾아온다.
하지만 이 잦음이 얄밉지만은 않다.
모랄까?..자주 찾아와 하는 친구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날 찾아주는 고마움으로 웃음짓고 마는 그런 느낌이다. 난 은근히 감기를 즐기는 편이다. 약도 먹지 않은채...하지만 오늘은 밥까지 먼저 챙겨먹고 두알씩이나 아주 잘 챙겨 먹었다.
감기야!! 미안.^^
감기란걸 모르고 자랐는데 서울생활을 하면서 감기를 달고 사는것 같다. 처음에 엄만 감기에 걸리면 약두 사다주고 맛있는 것두 챙겨주시더니 지금은 의례껏 그러는거니하고 무관심이시다. 심지어 아프다고 약 좀 사달라면 나가서 사 먹고 오라신다...서운....
약을 잘 먹었으니 나을려나....
그렇게 심한 감기는 아닌거 같다. 고등학교 1학년때 독감으로 심하게 아픈적이 있었다. 그땐 정말 그렇게 죽는 줄만 알았다. 감기에 쓰러져서 병원으로 실려갈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때두 아마 이맘때쯤이었던거 같다. 꽤 찬바람이 불긴 했지만...갑자기 그때가 그립다.
그땐 빨리 어른이 되야지 빨리 24살이 되야지 했는데 지금 난 24살이다. 하지만 그때처럼 빨리 나이들고 싶진 않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많이 달라져 있을까?...
아!! 아름다웠던 나의 시절이여.....
(계속)
*이 글을 읽기 전에 첫번째 '프롤로그'를 읽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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