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後愛]►3◄ 고백

내가 알지 못했던 비밀

by 짜근별

2001.05.22 [비밀일기장] 고백

난 역쉬 고백이란 단어와는 안어울린다...
아무리 생각해도... ^^;

승희에게 고백할 때의 그 어색함이란...

휴...

몰겠다..

남주녀석한테 모라고 얘기한 것 같은데
으음...
싱거운 넘...


2001년 그당시 우리들에게는 '썸'이라는 단어가 없었다. 단어만 없었을 뿐이지 '썸'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했던 감정. 그녀가 내 마음에 들어와 사정없이 흔들고 있던 기간동안 우리는 주말에 있었던 동아리모임 내에서 혹은 뒤풀이에서 어울리며 무언(無言)의 무엇인가를 서로 주고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녀가 사는 곳은 서울 강북의 끝쪽이었고, 내가 사는 곳은 남쪽의 끝이어서 모임후 가는 방향도 정반대여서 같이 가는 경우도 없어서 주말에만 보는 우리들에게는 평상시에 어떤 특별한 접점도 없었는데도.... 마음이 먼저 알고 느꼈다.


나는 나도 모르는 새에 그녀에게 내 마음을 흘렸고, 그녀는 알 수 없는 미소와 몸짓으로 화답하고 있었다. 그렇게 두어달정도 시간이 무르익어 갔다. 그러던 어느날 (2001.5.22) 나는 내 마음도 주체할 수 없는 시점에 왔다는 걸 직감했다. 마치 가득 담긴 물컵이 흘러넘치기 직전같은 내 마음에 마지막 물한방울 떨어졌다. 작은 소모임이 있던 그날 저녁 사람들은 제 갈길을 찾아 흩어져 갔고, 나는 조용히 그녀 곁에 머물며 단 둘이 남는 시간이 오기를 기다렸다. 지하철을 타기위해 움직이던 숙대입구역 근처에서 마침내 그 순간이 왔다. 나는 조용히 그녀에게 내 마음을 전했다. 그녀는 수줍은 미소로 화답했고 그 날이 우리들의 1일이 되었다.


도파민 폭발로 흥분의 최정점에서 그날 저녁 친구 남주와 통화를 했는데, 도대체 내가 어떤 말을 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이 주절거렸고, 연애 경험도 별로 없던 그 녀석도 조언이라고 여러말들을 했는데 그리 뼈있는 말들은 아니었다.



2001.05.23 [비밀커플게시판-그의 기록] (환) 승희 (영)

이 공간을 이쁘게 가꿨으면 좋겠다...

약쏙~~


당시 내 개인 홈페이지에 많은 친구들이 들락거리던 여러 게시판들이 있었는데, 비밀번호를 넣어야만 접속할 수 있는 우리 둘만의 커플게시판을 다른 사람들 몰래 만들었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비밀 공간이 주는 짜릿함과 설레임(아마 비밀 사내연애 같은 느낌)이 이 게시판 안에 있었다.



2001.05.23 [비밀커플게시판-그녀의 첫 기록] 감동

장미를 이렇게 한아름 받아보긴 처음이에요.
근데 무지 떨리구 흥분이 되는 건...

이 공간에 내가 과연 무엇을 쓰고 어떤 생각을 하며 찾게 될지..
상상이 안 되요.
많이 조심스럽네요. 아무튼 이런 좋은 공간을
만들어 줘서 너무 고맙고 감동했어요.

그럼 이제 다음에..

이 글이 올라온 날, 우리는 밤새도록 졸린 눈을 참아가며 2G폰 단말기가 뜨거워져 과부하가 걸릴정도로 새벽까지 통화를 했다. 그 당시는 일정시간 무료사용시간 후 휴대전화의 요금이 통화시간에 비례해서 올라가는 시대였기 때문에, 평상시 '통화만 간단히'라는 신념을 가졌던 내게 이상하게 그녀와의 통화는 전화비의 압박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놀라움을 선사했다.


이 날 통화에서 승희는 내가 알고 있지 못하던 비밀하나를 이야기 했다.


(계속)


*승희: 그녀의 가명이다. 그녀의 이름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가명처리하기 했다. 그냥 알파벳 이니셜이나 공백처리를 하려고도 생각해봤는데, 이름이 주는 따뜻함을 포기할 수 없었다.



*이 글을 읽기 전에 첫번째 '프롤로그'를 읽으세요.


[이별後愛] - 눈부시도록 찬란했던 하지만 처절하게 가슴시렸던 첫사랑과의 만남과 이별

►1◄첫번째 파고: 상실의 시대 I - 전조(前兆)

►2◄설레임: 인연의 시작

►3◄고백: 내가 알지 못했던 비밀

►4◄상처: 아침에 울린 전화벨소리

►5◄그 남자의 이야기: 기도

►6◄두개의 시선: 연인의 친구들

►7◄화양연화: "별따씨"

►8◄그 여자의 이야기: 그때....나는.

►9◄위기: 이젠 무뎌간다

►10◄다시 시작: 감기가 준 사색

►11◄마지막 노력: 난 어쩔 수 없는 인간이다

►12◄비수: 상실의 시대 II

►13◄매달림: 시지프스

►14◄강북구 미아4동 75-XX: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15◄잘 지내지?: 상실의 시대 III

►16◄이별 후 만남: 홀로서기

►17◄미련: 슬픔을 이기기 위해서는

►18◄그 사랑...: 에필로그

►19◄마지막 자취: 이별 3년후

►20◄사람아 아 사람아: 이별 7년 후


[응답하라2002] - 간절했던 꿈을 향한 유학도전기와 X세대 친구들의 20대시절 고민과 만나는 추억 여행

[삶, 사람, 사랑] - 유학, 이민 생활 동안 떠오르던 단상과 고민들 그 일상 나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