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後愛]►6◄ 두개의 시선

연인의 친구들

by 짜근별

2001.05.28 [비밀커플게시판-그녀의 기록] 그녀의 시선

나른한 아침이었지만 날씨는 좋았다.
두 시간동안의 토익시험.
마지막 8문제를 시간이 부족하여 정말 하나로 다 찍었다.
근데두 하나도 아쉽거나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어디서 나오는 여유일까? 아마두...

졸린오후.
졸리워서 자면서두 정신은 말짱....
희미한 의식의 움직임. 반가운 전화.
잠실롯데에서 두 남정네를 만나서 롯데리아쉐이크.
그가 좋다니 나두 좋았다. 앞으로 자주 먹어야지...

네 남정네와 무선 영화보구 저녁식살 카레로 때웠다.
그리고 셋, 둘 헤어져 우린 전철타구 신촌역에서 밀담(?)을 나누다 헤어졌다.

집으로 돌아와 생각한다.
사람을 만나 내 자신을 들어내보인다는게 너무 힘들다고.
아니 너무 힘들어졌다고.
그리고 그가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가져주길...바래본다.


2001.05.28 [비밀커플게시판-그의 기록] 그의 시선

새벽녘에 몬지 모를 긴장감이랄까 그런거 때문에 깼다 잤다를 반복했다.
아마도 오늘 있을 토플모임 때문이었으리라...
여독이 풀리지 않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어렵게 일어나
주섬주섬 옷을 입고 모임이 있는 연구실로 향했다.
모일까..
그냥 아침 공기가 다른 아침과는 다르다는 느낌... ^^

토플 모의 셤이 끝나고 화수가 피식 웃는다.

"오빠 양복입은 모습이 낯설어 그냥 웃겨서요."

싱겁긴~ ㅡ,.ㅡ


시간에 늦을 거 같아 서둘러 약속 장소로 향하는 나.
도착해보니 역시나 희철에게서 전화가 온다..

"기다려라. 한 10분 정도 늦겠다."

... 1분 ,,, 2분,,, 5분,, 10분,,

그러나 나타나지 않는 희철과 치범형..

....12분..(차츰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15분..
..20분이 지나서야 겨우 나타난 희철...

그리곤

"미안하다 늦어서"

라고 하길래..

"(웃음과 함께)모.. 언젠 시간 지켰냐.. 다 그렇지 모"

한바탕 웃음이 휩쓸고 지나간다..

결혼식의 어색함이란...
언제부턴가 결혼식이 얘들 소꿉장난처럼 느껴졌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점점 더 그런거 같다.
정말 오랜만에 만난 은주누나... 한 5년 만인거 같다.
방가운 얼굴들.. 해성, 상현, 치범...형..
하지만 동기들이 오지 않아 서운하다.
다 바쁘단다...

상현이 형에게서 왠지모를 어색함과 초조함이 느껴진다.
알고봤더니 은주누나 소개로 무던히 누나 친구들하고
소개팅을 했더랬다.

해성이 형이 신부대기실에서 누나랑 이야기하다가
'상현이는 안왔어?'
라는 은주누나 물음에
주위를 에워 싸 있던 누나 친구들이 서로 알수 없는 웃음을 주고받으며 웅성웅성 귀속말로 모라고 하더란다.. (피식)

결혼식 끝나고 상현 형이 영화보잰다.
난 갑자기 그녀가 무척 보고 싶어졌다.
그래도 어쩔 수 없어 끌려가는 나...
어쩌다 여자친구 얘기가 나오자 털어놔버리고 만 나.
상현 형이 얼굴도장 찍자고 어여 부르란다..
풀 서비스로 모신다고...

전화에서 흘러나오는 반가운 소리..
목소리에 졸음이 묻어있따..

기다림.. 잡답... 기다림.. 한낮의 고즈넉함.. 기다림.. 재잘대는 사람들의 소리.. .기다림...
그리고 나타난 그녀.. 속으로 웃는 함박웃음.

롯데리아의 밀크쉐이크는 센트럴시티의 그것과 맛이 다르다... 맛이 없다.. 날씨 탓일까..

영화 끝나고 바래다주는 내내 보챈다...
무엇때문일까.. 이 알 수 없는 조급함..
이젠 인내심을 길러야 겠다... 그녀를 위해..


대학 신입생때 학과에 있던 독서 학회에 들어갔다. 공대라는 특성상 여자학우가 매우 귀해서 다른 여대랑 하는 연합학회였다. 학회에 불순한(?) 의도가 전혀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한달에 한번정도 하는 독서모임을 위한 독서만은 진심이었다. 나중에 이 학회의 선배, 후배들이 내 가장한 소중한 자산이 되었는데, 특히 이 때 같이한 동기 5명은 지금도 내 친구의 거의 전부이다. 아싸의 기질이 다분했던 내가 가장 기대고 의지했던 친구들이고 지금도 나없이 한국에서 모이면 꼭 연락을 한다. 이날은 이 모임에서 만난 은주 누나가 결혼을 하는 날이었다. 이십대의 후반으로 열심히 달려가고 있던 그 때는 한참 지인들의 결혼식 소식이 밀려오던 시기였다. 이 학회 모임의 선후배들도 대학 졸업후 모두들 제 갈길 찾아 일상으로 흩어져버려서 이런 때가 아니면 서로 만나기 어려웠다.


누군가의 연인이 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인간관계에 타의로 들어가는 것이다. 내향적인 사람에게 전혀 모르는 사람들을 갑자기 무더기로 소개 받는 상황은 엄청난 스트레스이고 용기가 필요한 일이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원하는 것이기에 기꺼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이 때 승희를 친한 동기들에게 보여주지 못해 많이 아쉬웠지만, 거친 사내들 사이에 그녀를 갑자기 던져 놔서 속으로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 지금 보니 풀서비스로 모신다는 상현이 형의 말과 달리 '저녁을 카레로 때웠다' 그녀의 말에 미안함이 몰려온다.


승희에게는 연순이라는 찐친이 있었다. 언젠가 뜻하지 않게 갑자기 연순의 남친 차로 더블데이트를 한 적이 있는데, 가난한 고학생이었던 내가 상대적 비교에서 초라함을 느꼈던 것 같다. 아마 자존감이 많이 낮아져 있었던 때였던 것 같다. 이때 내가 이런 낮은 자존감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승희도 언뜻 느낀 것 같았다는 생각이 든 건 헤어지고 난후 한참이 지난 후였다. 나중에 들은 소식으로는 연순이는 그 남친이랑 결혼해서 잘 산다고 했다. 너무 오래전 기억이고 기록에도 남아있지 않아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나는 승희를 내 동기들 몇몇에게 소개 시켜주고 같이 어울린 적도 있었던 것 같은데, 승희는 가끔씩 친구들 이야기를 했지만 연순 이외에는 그 어떤 친구도 나에게 소개시켜주지 않았다. 만난 기간이 그리 오래 되지 않아서 계기가 없었을 수도 있고.


이날도 그렇고 만남 후 언젠가부터 느낀 것이지만 승희의 얼굴에는 잘 드러나진 않지만 알 수 없는 그늘이 있었다...


(계속)


*이 글을 읽기 전에 첫번째 '프롤로그'를 읽으세요.


[이별後愛] - 눈부시도록 찬란했던 하지만 처절하게 가슴시렸던 첫사랑과의 만남과 이별

►1◄첫번째 파고: 상실의 시대 I - 전조(前兆)

►2◄설레임: 인연의 시작

►3◄고백: 내가 알지 못했던 비밀

►4◄상처: 아침에 울린 전화벨소리

►5◄그 남자의 이야기: 기도

►6◄두개의 시선: 연인의 친구들

►7◄화양연화: "별따씨"

►8◄그 여자의 이야기: 그때....나는.

►9◄위기: 이젠 무뎌간다

►10◄다시 시작: 감기가 준 사색

►11◄마지막 노력: 난 어쩔 수 없는 인간이다

►12◄비수: 상실의 시대 II

►13◄매달림: 시지프스

►14◄강북구 미아4동 75-XX: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15◄잘 지내지?: 상실의 시대 III

►16◄이별 후 만남: 홀로서기

►17◄미련: 슬픔을 이기기 위해서는

►18◄그 사랑...: 에필로그

►19◄마지막 자취: 이별 3년후

►20◄사람아 아 사람아: 이별 7년 후


[응답하라2002] - 간절했던 꿈을 향한 유학도전기와 X세대 친구들의 20대시절 고민과 만나는 추억 여행

[삶, 사람, 사랑] - 유학, 이민 생활 동안 떠오르던 단상과 고민들 그 일상 나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