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2002]【7】5월의 기록

몇가지 사색들

by 짜근별

5월의 기록들


2002-5-5 Dilemma

2002-5-10 남자

2002-5-10 황제들

2002-5-15 ^^

2002-5-21 홍명보가 싫다.

2002-5-27 몇가지 사색


2002-05-05 Dilemma

삶이란
혼자하기엔 너무 외롭고
같이하기엔 너무 번거로운
선택적 딜레마의 연속이다.



2002-05-10 남자

남자는 외부세계와 내부세계중 택일하여 서술할 능력이 없다.
그는 내면은 기본적으로 그에게 닫혀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그는 그곳에 대해 기꺼이 이야기하지 않는다.

- 디트리히 슈나비츠

디트리히 슈나비츠 '남자'라는 책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그때는 이 말이 남자에 대해 깊은 통찰력있는 말이라고 생각했었다. 다른 남자들에게는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언제나 참이었던 문장.


이전 4월글에서 소개하지 않았지만 내 일기에 여자에 대한 글도 있었다.


2002-04-13 여자

여자는 같은 여성의 미모나 재산에는 부러움이나 질투를 느낄지언정
교양이나 명석한 머리는 부러워하지도 않고 질투도 느끼지 않는 법이다.
- '로마인 이야기' 9권 p. 47


지금보니 정말 폭력적인 말이다.

시오노 나나미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글을 책에다 적어 놨을까?



2002-05-10 황제들

기억의 조각들을 이어서

율리우스 가이우스 카이사르 -> 아우구스투스 -> 티베리우스 -> 카리굴라 -> 클라우디우스 -> 네로(5대) -> (갈바->오토->비텔리우스) -> 베스파시아누스 -> 티투스 -> 도미티아누스 -> 네르바(오현제 시작 : 12대) -> 트라야누 -> 하드리아누스 -> 안토니누스 피우스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오현제 끝 : 16대)

****************
숨가쁜 로마역사가 800년을 이어왔다.
이제 다섯권 남았군...

언젠가 이 황제들에 대해 이야기 할 날이 올 거라 생각하며
오늘부터 다른 책으로 넘어간다.

2002년은 매년 한권씩 발행되던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10권이 나온 해이기도 했다. 그동안 편년체 방식으로 서술해 오던 책이 이 해에 갑자기 멈추고, 이 책에서는 로마 사회를 이루는 법, 기술, 사회 체제 등 사회간접자본을 다뤘던 책이다. 오현제의 정점인 마르쿠스 아울렐리우스의 치세를 기대했던 나에게는 약간 실망을 안겨줬었던 책이다. 그 아쉬움을 로마가 제정으로 전환한 후 어떤 황제들이 있었는지 갑자기 궁금해져서 외워서 써봤던 기억이 있다.



2002-05-15 ^^

^___________________^

이날 이 미소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2002-05-21 홍명보가 싫다.

너무 잘해서.. ^____^

월드컵 직전 한국 축구대표팀이 잉글랜드 대표팀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친선경기를 치러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세계축구 변방이던 한국 축구가 유럽의 강팀과 대등하게 경기하는 모습은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다. 다른 선수들도 좋았지만 나에게는 홍명보의 플레이가 군계일학이었다.


그 홍명보.

그가 지금 국대 감독이다.

2026년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난 지금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지 않는다. 잘하면 좋겠지만 그리고 열심히 준비한 선수들에게는 한켠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이번 기회에 완전히 망해서 바닥을 쳤으면 한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 드러난 축구협회의 불공정, 독단, 과정의 무시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보여주는 안좋은 선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02-05-27 몇가지 사색

토욜날 이사하면서 자취집 아주머니와 싸웠다.
그놈의 돈 때매..
이사하는 중간에도 내 말 한마디가 아주머니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많이 나아진 줄 알았는데...ㅡ.ㅡ
내 착각이었다.
정말 가슴이 아팠다.
아직도 그냥 그대로인 것에

느낀게 너무 많아서 계속 아주머니의 말이 귓가에 맴돌고 있다.

***************
멋진 한판이었다.
그냥 잠깐 보고 나올려고 했는데
휴게실에 들어갔다가 주저 앉어버렸다.
괄목상대라는 말은 이때 쓰는 표현인가 보다.

히딩크가 작년에 지휘봉을 잡고
그 많은 비난을 감내하며 초지일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은 것이
옳았다는 것을 실증한 셈이다.

사실 축구에 있어서 감독 역량의 중요성에 대해서 깨닫지 못했는데
히딩크는 그러한 내 생각을 바꿔놓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이 옳다면 주위의 어떤 말에도 흔들림없이
장기적 안목으로 지속적이며 체계적으로 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었다.

***************
온 국민이 16강 16강 한다...
TV를 켜면 16강 기원이 들어가지 않으면 광고 축에도 못 낀다.

16강이 무언가...
세계에서 16등안에 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다른 분야나 스포츠에서는 세계일류, 세계제일을 외치면서
왜 유독 축구라는 경기는 고작해야 16등을 못해서 안달일까?

주인집 사정으로 갑자기 자취방을 옮겨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 계약기간도 끝나기 전에 주인집에서 언제까지 방을 비워달라고 요청을 했는데, 월세에 대한 자세한 금전적 약속을 하지 않아서 서로 오해가 생겼었다. 주인집 사정이었기 때문에 금전적 보상이 필요하다는 나와 필요없다는 주인 아주머니와의 언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리 큰 돈이 아니었는데 가난이 마음의 여유를 삼켰다. 나중에 뭐 그런거 가지고 언쟁을 했냐는 어머님 말에 커다란 수박 한통사서 아주머니에게 가져다 드리고 사과 했던 기억이 있다.


월드컵 직전까지 히딩크의 별명은 '오대영'이었다. 직전 월드컵에서 네델란드 사령탑으로 한국을 5-0으로 박살내기도 했었고, 2001년 유럽원정에서 프랑스와 체코팀에게 각각 0-5로 참패를 당해서 지어진 멸시가 담긴 별명이었다. 한일월드컵 개막 4일전에 있었던 프랑스와의 평가전. 지단, 앙리, 트레제게가 있었던 프랑스와의 1년만에 만나는 리턴매치. 불과 1년전 0-5로 패배했던 전 월드컵 우승팀과 붙어서 팽팽한 접전과 심판의 오심 끝에 2:3으로 졌는데, 이게 정말 한국팀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2002년 월드컵에서의 성공신화는 이때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었다. 히딩크의 리더쉽과 선수들의 노력, 축구협회의 전폭적 지원, 국민들의 응원이라는 삼박자가 맞아서 일어난 기적이었다. 하지만 대한 축구협회는 이 크나큰 성공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것 같다. 공정함의 상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축구팬들이 축구협회에게 던지는 가장 큰 화두이다.


비단 축구 뿐만 아니라 스포츠 전반에 걸쳐 아쉬움이 많다. 공부에 몰빵하지 않고 생활체육이 학교에서부터 자리잡은 옆나라 일본을 보면 부러울 따름이다. 이 차이가 하계 올림픽에서 점점 크게 나타나고 있다. 학업적 성취면에서 미국 공교육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는데, 학교에서 하는 다양한 과외활동들과 이 활동들에 대한 학부모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보면 미국의 힘을 느낄 때가 있다.



(계속)


*이 글을 읽기 전에 첫번째 '프롤로그'를 읽으세요.


[이별後愛] - 눈부시도록 찬란했던 하지만 처절하게 가슴시렸던 첫사랑과의 만남과 이별

[응답하라2002] - 간절했던 꿈을 향한 유학도전기와 X세대 친구들의 20대시절 고민과 만나는 추억 여행

[삶, 사람, 사랑] 유학, 이민 생활 동안 떠오르던 단상과 고민들 그 일상 나누기

작가의 이전글|삶, 사람, 사랑| [7]차움병원 그 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