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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 May 21. 2020

미움의 동력

나를 마주친 날의 시



나는요, 누군가에게 솔직해지기가 너무 어려울 때마다 벽을 세우고 그 벽을 내 자존심으로 아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아요. 그 눈 밭에 갇혀 혼자 있고 싶지 않아요.



나는요, 가끔 아무도 모르게 아주 나이 든 사람이 될 때가 있어요. 나 혼자 노인이 돼요. 그래서 생경한 젊음을 그저 관찰하는 사람이 돼요. 생기가 부럽지만 지쳐서 그냥 가만히 앉아있는 사람이 돼요. 그리고 누군가가 흠칫 놀랄까 봐 그 기색을 감추기 위해 많이 노력해요. 그렇지만요, 나는 누군가 그 기색을 보고 도망가더라도 숨기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가끔 미움의 동력은 사랑이란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괴롭게 다가갔지만 마음이 좌절당하면 그 상대를 미워하게 되잖아요. 그렇지만 늘, 그 상대보다는 스스로를 미워하게 돼요.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했기 때문에 너무나 쉽게 미워하게 되는 스스로를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안의 부유물들을 밖으로 꺼내고 어쨌든 덜 쓸쓸하고 덜 음침해진 사람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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