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으로 약속을 잡지 않으려고 한다.
오늘 약속이 있었다면 내일은 쉬려고 한다. 마음의 여백이 있어야 상대에게 집중할 수 있어서다.
배우고 싶은 강의가 있어도 강의 신청을 섣불리 하지 못한다. 퇴근 후 시간이 맞아야 하는 게 첫 번째이지만 일주일에 몇 번의 강의가 있는지도 중요하다. 내가 컨디션이 좋은 상태에서 해낼 수 있는 지점을 알고 그것에 맞게 나의 일정을 맞추려고 하는 편이다. 이런저런 조건을 따지다 보니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게 되었다.
강의를 듣고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지만 에너지가 소모가 다른 이들보다 많은 나에게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고 활력을 줄 만큼이 어느 정도인지 아는 게 중요했다. 그 지점을 [콰이어트]에서는 '스위트 스폿 sweet spot'이라고 한다.
<내향형과 외향형을 자극 수준에 대한 선호도 정도로 이해하고 나면, 자신의 성격에 잘 맞는 환경을 의식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자극이 과도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게, 지루하지도 않고 불안하지도 않게 만드는 것이다. 성격심리학자들이 '최적 수준의 각성'이라 하고 내가 '스위트 스폿 sweet spot'이라고 하는 것에 따라 생활을 구성하면, 전보다 더 활력 있고 생동감 있다고 느낄 수 있다.>라고 한다.
원래 '스위트 스폿'은 골프채, 테니스 라켓, 야구 배트 따위에서 공이 가장 효과적으로 쳐지는 부분을 말한다.
골프채, 배트, 라켓 등으로 공을 칠 때, 많을 힘을 들이지 않고 원하는 방향으로 멀리 빠르게 날아가게 만드는 최적의 지점을 일컫는다. 스위트 스폿을 알면 운동에서도 많은 힘을 들이지 않고 최고의 효과를 내는 것처럼 나의 스위트 스폿을 이해하면 일상에서 만족감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예전엔 무리를 해서라도 만남을 갖으려 했다. 특히 아이들이 어렸을 땐 엄마와 동반해야 아이가 놀 수 있는 기회가 생기다 보니 무리해서라도 약속을 잡았었다.
먼저 연락을 해서 약속을 잡는 편이 아니라 누군가가 먼저 나에게 손 내밀어 주면 고마웠고 거절이 쉽지 않았다. 여전히 거절을 하는 건 어렵지만 내가 일주일에 어느 정도 외부 활동을 하고 쉬어야 하는지 알아채고 나의 스위트 스폿에 맞는 생활을 해 나간다.
심리 유형에 스스로를 가두고 한계를 정하는 걸 경계해야 한다고 한다. 가끔은 내가 나를 내향형이라고 단정 짓고 틀에 맞추려는 건 아닌가 의문이 들기도 했다. 심리 유형 결과가 아니라도 경험해 봤고 느꼈다.
외향형이 되기 위해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으려고 하기보다는 나만의 스위트 스폿을 찾아 나다움이 묻어나는 내향인의 삶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