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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설가 김서령 Jan 03. 2022

[우주는 여섯 살] ep.65_행동이와 생각이



얼른 우주를 등원시키고 파주 인쇄소엘 가야 해서 정신없이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우주 마스크 빠뜨려서 뛰고 내 마스크 빠뜨려서 뛰고 인디고 출력본 안 챙겨서 뛰고. 한참을 헤맨 후에 신발 신겨 현관문을 여는데 우주 가방이 없다. 다시 들어가서 가방 들고 나오는데, 생각해 보니 전날 우주 식판을 설거지하지 않은 일이 떠올랐다. 도로 들어가서 마구 설거지를 하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우주가 한심하다는 듯 말을 했다.     


우주     엄마, 침착해. 침착해.

나        엄마가 바빠서 그래. 좀만 기다려.

우주     행동이를 할 때는 생각이를 해야 해. 엄만 생각이를 안해서 그래.

나        됐어.

우주     아빠가 그랬어. 무슨 행동이를 할 때는 생각이를 해야 한 다고. 그러면 실수를 안 한다고.

나        알겠다고.

우주     엄만 늘 그게 문제야. 쫌 진정해, 진정해.     


뭐래, 진짜. 

여섯 살 된 지 며칠이나 됐다고 엄마를 찜쪄먹으려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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