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말하는 "나다운 꿈"

실패가 실패가 아닌 법

by 윤작가

나는 한번씩 주책스레 눈물을 흘릴 때가 있다. 평소에는 감정 표현도 별로 없는, 꼿꼿하고 무덤덤하기 그지 없는 여자이건만.


사람들과 얘기하다 울컥, 하는 감정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고 목소리가 떨린다. 그게 연약해 보일지라도 나의 힘이라고 스스로 위안도 해보는데. 영 모양새가 떨어지는 것 같아 괜스레 부끄럽고 '루저'가 된 것 같은 기분에 멋쩍어진다.


나는 잘 나가는 축이 아니다. 주류가 아니다. 그러므로 성공하지 못했다, 아직은. 그리하여 큰 돈도 벌지 못하고 그저 달팽이 걸음 마냥 겨우 하루하루 버티는, 스스로도 못난이 같고 무능력자 같아 주눅이 든다.


십대 사춘기 소녀 시절, 집이 가난하다는 걸 안 뒤로 당당하게 내 목소리를 낸다는 게 얼마나 큰 어려움인지. 더구나 기질적으로 내향적이고 수줍음 많고 자존심은 겁나 센 이 여자가 누구 앞에서 돈 때문에 고개 숙이며 살아야 한다는 건 재미나지가 않다.


누군가를 만나고 평범한 가정 생활을 꿈꾸지 못할 정도로 스스로를 옭아매는 낡은 이념과 낙심을 불어넣는 생각들은 스스로를 루저인 양, 그렇게 외롭고 처연하게 만들어 버렸다.


이럴 때 난 쓸쓸하다.


어디가 끝일지 알 수 없는 길을, 만나는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나는 누구다, 명함 내밀지 못하는, 내 뒤에 따라오는 가난의 잔재와 현재의 빚들은 큰 돌덩이가 되어 나를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린다.


이제는 자유로웠으면...

이제는 눈물이 그쳤으면...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 누군가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멋있게 살면 얼마나 좋을까?

내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은 무엇인가 고민하기 전, 난 스스로 일어서기도 버거운 현실 앞에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느라 늘 고단하다.


스치듯 본 카스에서 김미경 강사의 말을 되짚어 본다. 자신의 전공을 살려 살아가지 못 해도 실패한 게 아니라고. 지금까지 경험한 그 모든 것은 체득되고 몸에 녹아내려 자신만의 꿈을 만들어가는 거라고. 그 말이 희미한 위로가 된다.


첫사랑 같은 그림에 대한 열망, 놓쳐 버린 꿈들, 손을 놓아버린 인연들, 그리고 지금. 나는 또다른 무언가를 향해 나아가는 게 아닐지. 누군가에게 루저로 비췬다 한들 어떠랴. 나로 인해 격려 받고 살아난 사람들도 있을 텐데. 난 지금 살아 있는 유기체이다. 숨 쉬고 활동하고 뭔가를 이루어 낼 가능성이 있는 귀한 몸.


하여 너는 너 자신을 귀하게 여기라.


욕심들에 스스로를 가두지 말자. 좀 덜 유명하면, 좀 덜 벌면, 좀 덜 부자유스러우면 어때. 난 나다.


" I am I."


나답게 살아가자. 다시 마음 먹는다. 내가 기운이 빠질 때 그분께서 자주 하시는 말씀.


'세상 천지 부귀영화 다 누리고 부러울 것 없는 자도 자식 앞에 자유롭지 못하다. 너는 그들의 자녀들을 가르치고 키우는 힘이 있지 않느냐. 그게 작은 권세냐. 그들이 어떤 사람으로 커나갈지 너의 역할이 참으로 중요한 게 아니냐.

기죽지마라. 천하는 나의 것이다!'


이휴~


그 놈의 비교 의식, 더 주목받고 싶은 욕심 덩어리. 자자, 마음 단디 묵고 힘차게 걸어가자. 너는 네 길을 가면 된다. 세상이 기억 못해도 그분 손바닥에는 내 이름이 있으리라 믿기에.


한번 더! 살아갈 힘을 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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