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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삶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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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작가 Nov 03. 2022

가을이다

어머니 좋아하는 가을이

지천에 깔렸구나.

산책로 따라 걸어간 골목 끝

감나무 밭에 가을이 주렁주렁


사람으로 인한 스트레스

변화에 무던하지 못한 뇌가

차가운 바람에 탈이 났다.


어린애 마냥 설거지하다

서러움에 눈물 폭발

여기저기 주물러 주신 어머니 손길에

먹은 걸 위아래로 다 비우고도

이 절기에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드나 하는 생각이.


씩씩하게 앞만 보고 왔는데

갑자기 왜 이럴까.

밥벌이의 고달픔이 서럽고

그것 때문에 오로지 참아내야 하는 내가 서럽다.


그래도 어머니 좋아하는 가을은

여기저기 달려 나를 쳐다본다.

너처럼 나도 아무 말 없이

그저 빛을 낼 수 있을까.

그래도 아직 귀한 생명 있으니

참고 견디고 살아내야지, 살아가야지.

무심히 빛나는 가을이 말없이 지켜보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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