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전, 전국 지진 대소동
일본이야 워낙 지진이 잦아 피해 규모가 크고 경계심이 높지만, 내가 사는 이 땅에서도 이리 몸으로 느껴질 줄이야...
순간 너무 무서웠다. 그냥 무섭다는 생각 밖에는.
아이들은 글을 적고 있었고, 나는 그런 아이들을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뭔가 흔드는 거다.
마치 내 옆으로 몇 톤 트럭이 지나가듯이. 아이들 표현대로 누군가 커다란 거인이 건물을 잡고 흔들듯 몸이 흔들거렸다.
아이들은 어느 새 긴 탁자 밑으로 대피해서 모여 있고 나만 어리둥절 얼이 빠졌다. 꽤나 길게 느껴질 정도로, 무딘 내가 온 몸으로 깨달을 만큼 강도가 컸다.
"이러다가 물건 다 떨어지면 어떡해요?"
"에이, 우리 나라는 그 정도로 강도가 세지 않아..."
"아니에요, 좀전에 보세요."
침착하고 신속하게 재난 대피 요령을 알고 대처하는 아이들과 달리 어리둥절 잠깐 혼이 빠진 나는 말과 달리 무서웠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남 일이 아니구나. 여기도 안전 지대가 아니구나.'
지진에 대한 소식이 있는지 포털 사이트에 접속하려고 하니 기계 이상이라고만 뜨고 카톡 메시지도 한참이나 전송되지 않고.
아이들이 떠난 뒤 추석 연휴로 며칠 간 비울 학원을 위해 화장실 변기 청소에 나섰다. 놓여있는 샴푸(누가 세제 대신 가져다 놓은 모양)가 있길래 변기에 조금 짜고 청소 도구로 문지르고 물을 붓고... 거의 마무리가 되려는 찰나 또 으으우웅 하는 듯한 기운의 파장이 퍼지고. 빨리 집으로 가야겠다는 생각과 대지진 피해자들이 떠올랐다.
그들도 그렇게 갑자기 당했겠지. 한순간에 집도 가족도 잃어버리고 아직도 고통 속에 지내겠지. 내가 겪지 않았다고 너무 무심했구나 싶다.
몇몇 주민들은 집 밖으로 나와 이야기를 나누고 계시고 난 그래도 아무렇지 않은 척 집까지 왔다.
지진을 온 몸으로 느낀 나, 세상이 뒤숭숭한 기분에 짠한 마음은 뭔지.
"그렇지만... 다들 한가위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