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미인이란 어떤 사람?
왜 어떤 사람들에겐 자연스럽게 호감이 가고, 어떤 사람들에겐 아닐까.
개개인의 분위기라는 건 참 묘하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도 아닌데, 어떤 사람은 그냥 곁에만 있어도 편안하고, 어떤 사람은 말 한마디 없어도 또렷한 인상을 남긴다.
예쁘거나 잘생긴 것과는 좀 다르다. 어떤 태도, 공기, 말투, 손끝, 그 사람이 자기 자신을 대하는 방식 같은 것들. 그게 하나로 모여서 사람의 ‘분위기’가 된다.
나는 그걸 오래전부터 관찰하는 사람이었다. 말보다 먼저 느껴지는 것들에 관심이 많았고, 무언의 말들에 더욱 관심이 갔다.
그런 것들을 계속 바라보게 된 데에는 내가 어떤 환경에서 일해왔는지가 크게 작용했는데,
외국어 전공자로서 내 첫 직종은 의료업계였다. 외국에서 방문하는 환자들이 한국에서 무사히 치료를 받고 귀국하기까지의 과정을 케어하는 역할이었는데, 국적과 언어, 문화와 배경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힘든 순간들도 많았고 보람도 많았는데, 사실 적성과 맞지 읺아서 힘들 때가 더 많았던 것 같다. 그래도 이 때의 경험이 내가 ‘바디 포지티브’, ‘셀프케어’라는 키워드에 관심을 갖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3년이 조금 안 되게 일을 하며 내가 점점 느낀 점은, 세상에는 자신의 몸과 불화하며 살아가는 이들이 정말 많다는 것이었다.
많은 수의 사람들은 자기 몸과 어떻게든 싸우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싸움이 결국은 자기 자신과의 관계라는 걸.
그것이 건강이 좋지 않거나 병에 걸리거나 하는 기능상의 이유일 때도 있고, 스스로의 몸이 외형적으로 만족스럽지 않다는 미적 이유이기도 헸다.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몸을 돌보지 않고 혹사한 탓에 건강이 나빠지거나, 더 고칠 곳도 없는 얼굴을 자꾸 수술하려 하거나. 불안과 우울 때문에 몸까지 나쁜 영향이 오거나. 혹은 암이라는 큰 병에 걸렸음에도 긍정적으로 자신을 바라보거나, 결국 건강을 되찾아 행복하게 본국으로 떠나거나.
그들을 보며 나는 그럼 어떤가? 내 몸과 어떤 관계를 유지하고 있나. 하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
나는 과연 얼마나 내 몸을 아껴주고 있나? 얼마나 있는 그대로 내 몸을 받아들여주고 있나? 만약 내가 내 고객들의 자리에 있다고 생각하면 그 이유가 무엇일까? 지금 당장 성형을 하거나 큰 병에 걸리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내 몸과 정말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그 질문을 시작한 순간은 이후 나에게 있어서 큰 전환점이 되는데,
어떤 생각들은 머릿속에 심어진 순간 비가역적이 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