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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이블루 Dec 30. 2020

운전면허 독학하기

서른 살에 도전하는 운전면허!

2020년이 지나가기 전에 하고 싶은 리스트에 운전면허 자격증 따기를 적었다. 

올해 초에 엄마와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때, 다음번에 또 함께 제주도 여행을 가게 되면 그땐 반드시 내가 운전을 해야지, 마음먹었다. 엄마와 시간을 맞춰 여행을 가는 것이 쉽지 않은 데 가고 싶은 곳을 마음껏 돌아다닐 수 없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차 없이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가는 것이 내가 나이를 먹을수록 부모님이 나이를 드실수록 녹록지 않다. 겁이 워낙 많아서 절대 운전석에 앉을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서른 살을 꽉 채우고 드디어 운전을 해야 하는 확실한 이유가 생겼다.


독학을 마음먹다

보통은 운전면허를 따기로 마음먹었다면 학원을 끊었을 텐데 비용이 발을 잡았다. 동생이 20대 초반에 운전면허를 딴다고 100만 원 가까이 되는 돈을 쓰는 것을 보고 일찍이 운전면허에 대한 마음을 접은 것도 있었다(시험에서 몇 번 떨어진 비용을 포함해서).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시간이 많고 비용을 적게 쓰고 싶은 사람에겐 독학을 추천하고, 시간이 없고 비용이 충분한 사람에겐 학원을 추천한다는 말이 많았다. 학원만 껴있지 않을  운전을 가르쳐줄 사람, , 장소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독학이라 말하긴 어렵지만, 나는 독학을 선택했다. 회사를 다니고 있어 시간이 넉넉지 않았지만 비용을 포기할 수 없었다. 다행히 유튜브나 블로그에 독학 선배들이 정보를 풍부하게 남겨두었고, 운전을 가르쳐줄 지인도 있었다. 그래서 독학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첫 기능시험 탈락

처음 기능시험을 보는 날에 너무 긴장을 해서 액셀을 밟는데 발이 덜덜 떨렸던 게 생각난다. 반차를 내고 서부 운전면허시험장에 시험을 보러 갔는데 1시간 일찍 도착해서 전 타임 시험을 구경했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실격입니다.’라는 소리가 들렸다. 심장이 쿵쿵 뛰고 손이 떨렸다. 말로는 한 번에 합격은 어려울 거라 했지만, 마음은 제발 운 좋게 한 번에 합격하길 바랬다. 그렇게 떨리는 첫 기능시험이 시작됐다. 기기조작능력과 교차로 구간까지는 감점 없이 잘했다. 그런데 마의 직각주차 구간에서 점수를 몽땅 날려먹었다. 실내 운전면허 연습장에서 배운 공식을 적용해서 직각주차를 했는데 오른쪽 사이드미러를 보니 주차선을 100% 밟을 것 같았다. 그래서 수정을 하다가 시간 초과로 점수를 다 깎아먹고 점수 미달로 실격했다. 거의 5분 안에 일어난 일이었는데 운전석에서 끌려 나와 안전요원 분과 함께 도착지점으로 가는데 너무 허탈한 마음이 들었다. 역시 독학으로 기능시험은 무리인가.. 그냥 학원에 다닐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물밀듯 밀려왔다. 직각주차를 할 때 검지선을 밟으면 10점이 감점되는데 그냥 검지선을 밟고 감점당하는 것이 시간 초과보다 낫다는 것을 배웠다.

 

두 번째 기능시험 합격

첫 기능시험에 탈락하고 이번에 떨어지면 그냥 학원을 가야겠다 생각했다. 독학으로 면허를 딴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 보였던 반응을 생각하니 조금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목표는 운전면허 취득이니, 한 번만 더 도전해보자!라는 마음이었다. 정말 정말 다행스럽게도, 크리스마스이브의 선물처럼 두 번째 기능시험은 100점으로 합격했다. 두 번째 기능시험에서도 직각주차에서 후진을 하는데 이번엔 좌측 주차선을 밟을 것 같아 수정을 시도했다. 그때 첫 시험에서 시간 초과로 점수를 몽땅 날린 게 생각나서 10점은 포기하자는 마음으로 후진을 강행했는데 감점 알림이 울리지 않았다. 아주 아슬아슬하게 바퀴가 검지선을 비껴갔나보다. 그때부터 긴장이 좀 풀려서 직각 주차 이후의 구간들은 수월하게 통과했다. 마지막에 우측 깜빡이도 잊지 않고 켰다! 도착지점에 와서 ‘축하합니다. 합격입니다.’라는 멘트를 듣는데 소리 지르고 싶은걸 참았다. 차에서 내려서 응시표를 받을 때까지 꾹 참다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친척을 보자마자 소리를 질렀다. 같이 갔던 친척이 거의 도로주행 합격인 것 같다며 놀렸지만 첫 시험의 허탈함을 보상받은 느낌이어서 너무 신났다. 2020   중에 가장 짜릿하고 성취감이 느껴졌던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마지막 관문, 도로주행

연말이다 보니 수능을 치른 고3 수험생들이 면허시험을 많이 보는 것 같았다. 서울 운전면허학원은 이미 1월 중순까지 마감이 다 차 있었다. 내 운전면허 시험의 마지막 관문, 도로주행은 새해의 첫 달 중순에 볼 수 있을 것 같다. 꼭 합격을 해서 브런치에 도로주행 합격 글도 올리고싶다. 2021년엔 운전하는 여자가 되어야지. 그리고 2022 엄마의 환갑   제주도 여행에 가서 운전을  것이다~!


기능 독학 Tip

- 실내 운전면허 학원에서 먼저 연습해보기. 무한 루프로 기능시험을 연습해 보기 때문에 기기조작능력과 코스를 익히기 매우 좋음.
- 실내 운전면허 학원에서 최소 3시간 정도 연습 후 기기조작능력과 코스가 익숙해지면 실제 차로 공터에서 연습.
- 직각주차는 실내 운전면허 학원에서 연습하는 것과 실제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인터넷에 있는 직각주차 규격을 참고해서 테이프로 그려서 실제로 꼭 연습하기.
- 직각주차를 최대한 많이 연습해야 실전에서 떨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연습해보고 갈 것!
- 개인 경험상 기능시험 직각주차구간에서 수정 주차 추천하지 않음. 검지선을 밟더라도 시간 안에 나가는 것이 합격의 지름길 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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