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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이블루 Mar 19. 2022

독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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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은 남의 도움이나 속박을 받지 않고 혼자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순우리말로는 ‘홀로서기’라고도 한다. 아기 새가 커서 둥지를 떠날 때, 한 국가가 다른 국가의 간섭을 받지 않고 주권을 행사할 수 있을 때, 가족의 집을 떠나 개인이 홀로 살아갈 수 있을 때 등을 얘기한다.


아침에 엄마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탔다. 지하 1층에 내려 출입구 바로 앞에 주차해놓은 차로 향했다. 삐빅, 차 문이 열렸고 익숙하게 운전석에 앉았다. 뻑뻑한 브레이크를 밟고 시동 버튼을 눌렀다. 차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차키가 그려진 주황색 등만 반짝반짝 들어올 뿐 아무것도 켜지지 않았다. 설마… 얼마 전에도 방전이 돼서 긴급출동 서비스를 불렀는데 또? 부디 방전이 되지 않았길 바라며 다시 시동 버튼을 눌렀다. 차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엄마는 출근을 해야 했기에 신속하게 차에서 내려 버스정류장으로 떠났다. 나는 혼자 차에 덩그러니 남아서 머리를 굴려보았다. 가뜩이나 돈 나갈 일도 많은데 자동차가 속을 썩이네. 한번 더 긴급출동을 불러서 몇 달은 잘 타봐야 하나? 아니면 이 김에 자동차 건전지를 교체해야 하나? 그냥 내가 교체할까? 혼자서 교체가 가능하다던데…


결국 자동차 배터리 업체 3곳에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가장 저렴한 8만 원을 주고 자동차 배터리를 교체했다.


나는 자동차 배터리를 교체할 때 ‘독립’과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다. 운전을 할 때도 그런 감정을 느꼈다. 가르쳐주는 사람 없이 혼자 이 기곗덩어리를 다룰 수 있다는 것이 자립을 느끼게 해 주었다. 이런 작은 독립이라니. 32살이지만 독립을 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나는 여전히 엄마와 함께 살고 있고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했다. 회사를 떠나 스스로의 힘으로 돈을 벌고 싶었지만 다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있다. 정신적으로도 기대고 있는 것들이 많다고 느낀다.


‘홀로서기’

혼자서 일어난다는 것은 참 좋은 것이지만 그 과정에 굉장히 많은 두려움들이 생긴다. 자동차 관리처럼 사소한 독립들을 하다보면 혼자 두 발로 서있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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