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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이블루 Mar 22. 2022

그라비올라 나무

20분 글쓰기

그라비올라는 가시여지 나무 열매의 이름이다. 원래 나무 높이는 6-7m 정도로 자란다고 한다. 아메리카 열대 지방에서는 열매를 먹기도 한다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차로 마시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내 화장대 옆에는 그라비올라 나무가 담긴 큰 화분이 있다. 원래 검은색의 우중충한 고무 화분에 담겨 있었는데 엄마가 화사해 보이라며 청색 꽃 덩굴이 그려져 있는 도자기 화분으로 바꾸어 주었다. 167cm인 내 키에 버금가게 큰 나무에는 아직 작년 크리스마스의 흔적이 남아있다. 엄지손톱만 한 앵두 전구 줄이 듬성듬성 걸쳐져 있는데 왠지 없애면 허전할 것 같다.


그라비올라 나무가 화장대 바로 옆에 있다 보니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릴 때마다 팔꿈치로 가지를 건드리곤 하는데, 그 여파 때문인지 아니면 나뭇잎이 떨어질 때가 된 건지 어느 날 보면 화분 흙 위로 이파리들이 우수수 떨어져 쌓여 있다. 그라비올라 이파리는 건조해 차로 마시기도 한다는데 굳이 만들어 먹어보지는 않았다.


그라비올라 이파리는 문지르면 향긋하고 새큼한 향이 올라온다. 가끔 엄마가 이파리에 코를 박고 킁킁거리며 향을 맡는 모습을 보곤 한다. 작년 10월부터 내 화장대 옆에 터를 잡은 나무가 오늘따라 눈에 띄어 글 소재로 적어보았다. 작년 크리스마스까지만 해도 나뭇잎이 무성했는데 지금은 왠지 탈모가 온 것처럼 이파리가 듬성듬성 있는 것이 머리를 말릴 때 조심해야 될 것 같다.


이파리가 무성한 그라비올라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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