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이 '외상 후 성장(PTG)'을 이끄는 심리학·뇌과학적 메커니즘
모건 하우절의 《돈의 심리학》을 읽다가 흥미로운 대목을 발견했다.
평균적으로 사람들은 스무 살이 되면 두 살 때 갖고 있던 신경세포 시냅스 연결의 절반을 상실한다. 신경 연결 통로에서 비효율적이고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균적으로 스무 살의 청년은 두 살짜리 아기보다 훨씬 더 똑똑하다. 진보를 위해 파괴가 일어날 수 있으며, 파괴는 과도함을 제거하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시장도, 경제도, 커리어도 종종 비슷한 경로를 따른다.
상실 한가운데서 성장이 일어난다.
— 모건 하우절, 《돈의 심리학》, 113쪽
위 구절을 보고 호기심이 일었다.
나야말로 큰 상실을 최근에 겪지 않았는가?
상실이 성장을 만든다는 말에는, 과연 어떤 근거가 있는 걸까.
“상실 한가운데서 성장이 일어난다”는 말은 단순한 위로나 낭만적 해석이 아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외상 후 성장(post-traumatic growth, PTG) 혹은 역경 후 성장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외상 후 성장'이란, 극심한 상실이나 외상(사별, 이별, 질병, 재난 등)을 겪은 후에 나타나는 긍정적 심리적 변화를 말한다. 이는 단순히 ‘이전 상태로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구조가 새로 짜이는 과정'에 가깝다. 이러한 변화는 보통 세 영역에서 두드러진다.
1. 자기 인식 변화: 자신의 강점과 취약성을 더 깊이 이해하고, 자기 수용과 자기 효능감이 커진다.
2. 관계 변화: 공감과 연민이 깊어지고, 더 친밀하고 의미 있는 관계를 맺으려는 경향이 생긴다.
3. 삶의 철학 변화: 삶에 대한 관점이 바뀌며, 우선순위가 재정렬된다.
상실이 성장을 만드는 핵심 메커니즘은
기존 세계관의 붕괴 → 반추 → 의미 재구성이라는 인지적 과정이다.
상실은 우리가 오랫동안 믿어온 전제를 무너뜨린다.
‘세상은 안전하다’, ‘내가 통제할 수 있다’, ‘나는 특별하다’ 같은 핵심 신념이 붕괴되면,
인간은 정서적 혼란, 불안, 무력감을 경험하게 된다.
트라우마는 내가 믿고 있던 진실을 갈가리 찢었다.
- 인생은 공정하지 않다는 사실,
- 미리 대비해도 막을 수 없는 일이 있다는 사실,
- 인간은 생각보다 훨씬 연약하고 비합리적이라는 사실.
오랫동안 외면해 왔던 진실들을 받아들이며 상실의 의미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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