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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리 Jul 24. 2018

내 글이 한심하게 느껴질 때

요 근래 일에 치여 살면서 글을 거의 안 쓰고 살았다.

내가 쓰는 글은 대개 이메일, 제안서, 리뷰 정도였다.

그러고보면 메모도 하고, 일기도 쓰고 뭔가를 계속 끄적대고 있긴 했었는데... 그건 글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글이란 건 말야, 나를 오롯이 담아내야 해. 인사이트가 있어야 하지. 영감을 줘야 하고 말야...

쉽게 쓰는 게 아니야.'


...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왜 이렇게 글을 못쓰지? 라고 생각했는데 알겠다.

글에 대한 나의 생각 때문에 못 쓰고 있었다. 


훌륭해야 한다고, 가슴을 울려야 한다고, 멋진 걸 써야 한다고,

잘 써야한다는 생각!


그런데 생각해보면, 좋은 글이라는 것도  무수히 많은 허섭스레기를 내뱉고, 엉터리를 써내고 나서야 가끔 나오는 존재였다. 그러니 잘 쓴다는 생각보다, 엉터리를 쓰더라도 일단 쓰자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 


이런 고민을 하는 이유는 사실, 내가 글 쓰기를 매우 좋아한다는 것이다. 

나는 글쓰기의 즐거움을 알고, 내 마음을 가감없이 쓸 때 느낄 수 있는 활력을 사랑한다. 

그러니 일단은 쓰고 싶은대로 많이 써보는 게 중요하다.

재미없고, 내 생각과 다르고, 별거 없다... 라고 누군가 말하더라도, 잇츠 오케이. 

어차피 모두가 좋아할 수는 없다. 


글의 본디 의미는 '생각을 문자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니 글이 별로라면, 내 생각이 별로인거다. 

매번 좋은 생각을 할 수 없는 것처럼, 매번 좋은 글을 쓸 수는 없다. 

하지만 진심을 담은 글은 언제나 좋은 글이 될 수 있다. 


나는 글의 힘을 믿고, 글을 믿고, 글을 사랑하는 사람이고,  

누구든 자신이 사랑하는 건 놓치면 안되는 법. 

이쯤에서 '커트 보네거트'의 명언을 하나 전해주고 마무리하겠다. 


"만일 부모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고 싶은데 게이가 될 배짱이 없다면
예술을 하라. 
예술은 생계 수단이 아니다.
예술은 삶을 보다 견딜만하게 만드는 아주 인간적인 방법이다. 
잘하건 못하건 예술을 한다는 것은 진짜 영혼을 성장하게 만드는 길이다. 
샤워하면서 노래하라.
라디오에 맞춰 춤을 추라.
이야기를 들려주라.
친구에게 시를 써 보내라.
아주 한심한 시라도 괜찮다. 예술을 할 땐 최선을 다하라.
엄청난 보상이 돌아올 것이다.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것을 창조하지 않았는가!

-<나라없는 사람> (커트 보네거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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