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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리 Feb 12. 2019

내 세상과 이 세상의 연결끈

오늘의 작은 고백

나는 주는 것보다 받는 것에 익숙하고, 쓰는 것보다 모으는 것에 익숙하다. 

집단이나 조직을 위해 희생하고픈 마음은 1도 없으며, 내 하루가 내 일상이 가장 소중하다. 

내 시간이 무엇보다 소중하고, 누군가를 위해 내 시간을 쓸 마음이 없다. 

이렇게 살아간다고 해서 크게 문제될 건 없다. 그런데 문득 죽을 때 쓸쓸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인생은 내가 주는 것에서 나온다는데 나는 여전히 받고 모으는 것에 더 집중하고 있으니 말이다~


예전에 나의 지인인 화가 선생님이 해준 말씀이 생각났다. 어느 날, 내가 글이 잘 안써진다고 하자 이런 말을 해주셨다. 


하늘에 봉헌하는 기분으로

한 자 한 자 적어가세요. 

세상에 보시하는 마음으로

책을 펴내세요.

우연은 없습니다.

누군가 당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걸

알아두세요.

도움 받을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도움 줄 것을 생각하세요.

그러면 훨씬 떳떳하고 기분이 좋아져요.


그 분은 밤새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면서도 지치지 않는다고 했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하늘에 바친다는 마음으로 하면 지치지 않는다고. 우와~ 순간 '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떨떨했지만, 별안간 쏟아진 축복같은 말을 듣고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누군가를 위해 뭔가를 하는 것, 누군가를 위해 내 시간을 쓰고 누군가를 생각하여 배려하는 건 내가 잊고 있던 마음들이었다. '나'를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나의 능력과 시간을  나 아닌 다른 누군가를 위해 쓰는데 내 진짜 가치가 있는게 아닐까? 인생은 나를 찾아가는 것이기도 하지만 ,진짜 인생은 사실 거기서부터 시작되는 걸지도 모르겠다. 나를 찾은 뒤, 그 나를 통해 내가 행하는 것, 이루는 것 말이다. 


마음 속에서 이런 말을 들었다. 


"네가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을,

가장 멋진 것을 세상으로 보내거라.

그러면 세상이 너에게 다시 그를 돌려줄 것이다.

이거, 정말 멋진 관계가 아니냐?"


나는 아직 주는 게 익숙하지 않지만, 지금부터라도, 아직 작은 것부터라도  내가 보낼 수 있는 가장 멋진 것들을 보내봐야겠다. 주는 것도 훈련이 필요한 일이다. ㅎㅎㅎㅎ 그러다보면 나의 작은 세상과 이 세상이 연결되고 우리는 더욱 가까워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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