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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리 Oct 08. 2019

진짜 좋아하는 걸 가려내는 법

욕망분석 2편. 욕망의 본맛을 찾아서

욕망에는 충동, 중독, 동경과 수많은 ‘바람’이 섞여 있어, 진짜를 가려내기 위해선 지혜가 필요하다. 오랫동안 욕망을 좇으면서 나름대로 방법론을 정립했고, 나의 진짜 욕망을 발견하는 과정을 ‘욕망 분석법’이라고 이름 붙였다. 욕망은 크게 거짓동경, 유사욕망, 중독으로 분류해볼 수 있다. 중독은 음식, 술, 도박 등 비교적 외부에 드러나기 쉬운 형태로, 이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목하는 건 사람들이 쉽게 속기 쉬운 ‘거짓동경’과 ‘유사욕망’이다. 먼저 이에 대한 정의를 하고 어떤 특성이 있는지 살펴보고, 진짜와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는지도 보겠다. 





1단계. 먼저 욕망을 꺼내놉니다 


욕망을 요리하려면 먼저 욕망의 재료가 있어야 한다. 그를 위해 몸풀기로 욕망을 찾는 몇 가지 질문들을 던져보겠다. 


1. 내 심장이 뛰는 순간 & 내 질투심이 일어나는 순간은 언제인가?

2.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

3. 한 달 뒤 죽는다면 무엇이 가장 후회될까?

4.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후회되는 일은?

5. 하고 싶었지만, 여러 이유로 하지 못했던 일은?

6. 돈도 시간도 자유롭다면, 가장 먼저 무얼 할 건가? 


당장 종이를 꺼내 기록해보길 바란다. 휴대폰 노트장에 기록해도 좋고, 메모앱에 기록해도 좋다. 지금만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이 생각날 때마다 적어도 좋다. 


 욕망을 적는 일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스스로를 환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나만의 욕망리스트를 적는 것만으로도 내가 지금 이 순간 살아 있다는 걸, 거기에 더해 즐거운 상상까지 해볼 수 있는 권리를 누리게 된다. 또한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명확히 아는 사람은 어떤 일이 오더라도 쉽사리 의지를 꺾지 않는다. 




2단계 진짜 욕망을 가려냅니다 

욕망은 우리 내면에서 나오긴 하지만, 모든 욕망이 진짜는 아니다. 욕망에는 충동, 중독과 같은 갖가지 형태의 욕망이 섞여 있어서  진짜 욕망을 가려내기 위한 지혜가 필요하다. 하지만 어떻게 수 많은 '하고싶은 바람' 중에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을 가려낼 수 있을까? 


먼저 욕망이란 녀석을 분해해보자. 


욕망에는 크게 거짓동경, 유사욕망, 중독이 뒤섞여 있다. 

진정한 욕망을 찾기 위해서 단순 동경이나 유사욕망, 심리적 중독을 구별해 낼 수 있어야 한다. 중독은 음식, 술, 도박 등 비교적 외부에 드러나기 쉬운 형태로, 이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목하는 건 사람들이 쉽게 속기 쉬운 ‘거짓동경’과 ‘유사욕망’이다. 먼저 이에 대한 정의를 하고 어떤 특성이 있는지 살펴보겠다. 그리고 나서 이를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는지도 보겠다.  



유사욕망

유사욕망은 누군가의 영향을 받아 생긴 욕망다. '아, 나도 저렇게 살아봤으면.' '저게 나에게도 있었으면'하고 바라는 것으로 모방성이 강하며 부러움 내지 열등감을 수반한다. 이런 욕망에서 나오는 것은 결코 오래가지 않는다.  

이거 좋다던데, 너도 한번 해볼래?

나는 스노보드 타기, 기타 연주가 욕망리스트에 있었고, 실제로 대학교때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경험했다. 롹밴드에 들어서 일렉기타를 연주하고 실제로 공연도 했다. 그런데 열정이 쉽게 안생기고, 한번 경험하고 나니 시들해지더라고. 이처럼 누굴 따라서 해보고 싶던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금세 사라진다.  

반면 진정한 욕망은 자기 안에서 뻗어나오는 끝없는 외침이다. 이 외침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계속해서 울려나오는 외침이다.  따라서 유사욕망을 걸러내는 핵심은 그것이 얼마나 오래갈 수 있는지 아는 것이다. 이렇게 물어보았을 때, 무어라 답할지를 생각해보자. 


왜 그것을 하고 싶은 것일까‘한때’ 하고 싶은 것일까아니면 ‘일생을 두고’ 하고 싶은 것일까?  



거짓동경

거짓동경은 유사욕망과 달리 내 안에서 발생한 이끌림이다. 앞서 어떤 것에 자연스레 끌리고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것은 내면에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라고 가정했다. 그러나 늘 그렇지만은 않다는 데 고민이 있다. 때론 무엇을 향한 이끌림이 거짓일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청소년들 사이에 직업선호도 1위가 연예인이다. 고등학생 A는 장래 꿈이 가수다. 가수가 너무 하고 싶은데, 그 이유는 명확치 않다. 노래를 좋아하기도 하고, 인기가 많으면 좋을것 같기도 하고, 화려해 보이는 생활, 인기, 돈이 이끌림의 이유일 수도 있다. 하지만 좋은 가수가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리고 노력해야 하는지, 인기를 얻는 대신 포기해야 하는 것도 있다는 건 알고 싶지도 않고, 잘 와닿지도 않는다. 


혹, 화려한 이미지에만 끌리는 건 아닌가? (이미지출처:shutterstock.com)

이처럼 내면의 강력한 동기보다는 외부조건에 의한 이끌림이 더 강할 때 거짓동경으로 분류한다. 단순한 호기심 혹은 내면의 어떤 결핍이 '거짓 동경’을 쉽게 불러일으킨다. 거짓동경이 설익은 욕망과도 같다. 진짜가 될 가능성은 있지만, 그걸 내 꿈이라 단정 짓기는 이르다. 그럼 어떻게 이를 구별해낼 수 있을까? 

 

거짓 동경을 걸러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그 일에 뛰어들어 단맛과 쓴맛을 모두 맛보는 것이다. 간접 경험도 중요하다. 해당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 일이 가진 좋은 점 외에도 힘든 점, 다른 부수적인 것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 스스로 물어보아야 한다. 정직해야 한다. 가수로서 화려한 생활을 하는 건 좋은데 힘든 건 견디기 싫다면, 그를 못할 수도 있다고 받아들여야 한다.  


왜 그것을 하고 싶은 것일까 일의 '단맛' '쓴맛' 무엇인가그를 알고도 여전히 하고 싶은가    



3단계. 욕망의 본 맛을 찾습니다 


유사욕망도 거르고, 거짓 동경도 잘라냈다면 이젠 욕망의 본맛을 찾을 차례다. 

몇 단계를 거치긴 했지만 그것이 진정한 내 욕망이라고, 내 안에서 나온 것이라고 확신하는 건 아직 금물이다.  그것에 이끌리는 ‘진짜 이유’를 찾는 게 남았다. 


예를 들어, 똑같이 여러 명이 선생님을 하고 싶다고 해도, 왜 선생님을 하고 싶은지 캐내어 가다 보면 그 뿌리가 전부 다르다. 단순히 아이가 좋아서 일수도 있고, 가르치는 행위 자체가 좋아서일 수도 있고, 선생님이 가지는 권위에 이끌려서 일 수도 있다. 스스로 자문자답하든, 누군가의 도움을 받든 진짜 이유를 찾는 게 중요하다.  줄기차게 스스로에게 묻는 수밖에 없다. 


여기엔 '5why 기법'이 유용하다. 


5why기법은 말 그대로 '왜'를 최소한 5번 이상 반복해서 묻는 것이다.  이는 진짜 이유를 알아내는 방법으로, 박신영씨가 쓴 <기획의 정석>에도 소개돼 있다. 계속 '왜'라고 묻다보면 그냥 '이유'가 아니라 진짜 '이유'가 나온다. 내가 두려운 이유, 내가 하기 싫은 이유, 망설여지는 이유, 그걸 해야하는 이유 등  제대로 하면 본질적인 욕망까지 내려갈 수 있다.  





이제 슬슬 결론을 내릴 때가 되었다. 지금껏 입아프도록 욕망을 이야기 한 건 바로 이것 때문이다.


내 안에 욕망이란 이름으로 잠들어있는 수많은 얼굴들을 받아들이고, 그안에 깃든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 결국 '나'를 이해하기 위해서다.

욕망을 이해한다는 건,
세상이 좋은 게 아니라 내게 좋은 게 무엇인지 아는 것이고
욕망에 따라간다는 건,
누구의 욕망도 아니고 내게 중요한 것을 향해 움직인다는 말이다. 
 


우리는 자신의 욕망을 오해하고 있는지 모른다. 내 안의 욕망들을 하나하나 짚어보며 그 욕망들이 내게 알려주는 바를 이해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세상의 상식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이다. 그래서 더욱더 우리에겐 자신의 욕망을 이해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북미 인디언인 체로키족은 '이해한다'와 '사랑한다' 를 같은 단어로 사용한다. 이해하게 되면, 사랑하게 되기 때문이다. 욕망을 이해하면, 나를 이해하게 되고, 나를 이해하면 소중하고 아끼는 마음이 절로 생긴다. 또한 나에 대한 정보를 많이 모아갈수록 세상이 정의해 주는 내 모습이 아니라, 나만의 언어로 정의한 진짜 내 모습을 찾을 수 있다. 그게 욕망을 따라가면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멋지지 않은가. 참, 이것도 있다. 


“뭐야, 내가 이렇게나 골때리고이렇게나 멋진 인간이었던 거야?”     


내 안의 다양한 면면들을 이해하면, 놀랍게도 내가 썩 괜찮아보인다. (이미지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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