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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리 Nov 13. 2019

그냥 나로 살고싶은거야

나에겐 인간에 대한 믿음이 하나 있는데, 누구나 저마다 타고난 빛이 있다는 것이다. ‘위인’이란 다른 게 아니라, 자기 안에 빛이 있다는 걸 알고 그를 자기 방식대로 발휘한 사람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2006)에 나오는 주인공 ‘오동구’도 위인이다. 가진 거라곤 힘뿐인 동구는 자신을 여자라고 생각하는 십대 소년이다. 여자가 되려면 성전환수술 받아야 하는데, 500만원이 필요하다. 동구는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씨름대회에 나가기로 마음먹는다. 우승하면 상금이 500만원! 남다른 자신의 괴력마저 ‘여자가 되는 꿈’을 이루는데 쓴다. 동구에게 여자가 된다는 건 욕망이기보다 생존에 가깝다. 동구는 단짝친구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는 무언가 되고 싶은 게 아니라, 그냥 나로 살고 싶은 거야.”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동구는 그냥 자신의 꿈을 밀어붙인다.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 의 주인공 봉구의 모습 (출처: 구글)

나는 20대를 지나며 3번의 이직을 하고, 3년을 여행하고, 또 3권의 책을 썼다. 다른 친구들과 조금 다른 길을 가고 있는 나에게 자주 물어본다.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을까? 나는 왜 이 글을 쓰고 있을까? 난 왜 이렇게 살아가고 있을까?’ 아무리 물어봐도 답은 늘 같다. 


다른 방식의 삶은 원치 않으니까. 


그래서 내 방식대로, 내가 이를 수 있는 곳 끝까지 가보기로 한다. 내가 믿는 것에 인생을 거는 것, 내가 선택한 것에 혼신의 힘을 다해 보는 것. 그것도, 참 괜찮은 인생 아닌가?


누가 뭐래도, 끝까지 믿고 응원해보기로 한다. 

내가 되려는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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