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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리 Jun 13. 2020

글쓰기 실력을 키워주는 북리뷰 작성법

사고력, 이해력, 문장력, 한번에 세 마리 토끼 잡기!

다들 초등학교때 숙제로 독서감상문을 적어보셨을텐데요, (상당히 귀찮은 일이죠 ;;)

저 역시 선생님이 시켜서 억지로 억지로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 지금까지도 끈질기게 계속 하고 있는데, 아마도 죽을 때 까지 할 것 같습니다. 그를 통해 얻은 게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되새김질의 묘미


초등학교 때 그 귀찮은 북리뷰을 그만두지 않고 계속했던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책을 읽고 내용을 글로 정리해두면, 책 내용이 훨씬 더 기억에 잘 남았거든요. 읽은 문장을 다시 쓰다보면, 단어와 문장이 뇌의 회백질로 곧장 들어와 쏙쏙 박히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면 억지로 기억하려 하지 않아도 기억하게 되더라고요. 신기했습니다. 그러면 필요할 때 책의 문장을 꺼내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저도 모르게 말할 때 책에서 읽은 연구자료나 문구들을 기억하고 이야기해주면, 친구들이  '넌 어떻게 그렇게 기억력이 좋으냐?' 감탄할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정말 100% 북리뷰 때문이었습니다.


북리뷰를 쓰는 건, 소가 여물을 먹고 뱉어낸 다음 다시 씹어먹는 <되새김질>과 같아요.

일단 눈으로 읽어서 뇌에 들어간 정보를 다시 불러내 재정리 하고, 이 과정에서 버릴 건 버리고 흡수할 건 더 깊숙이 흡수하게 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하면 책의 내용과 저자의 생각을 한층 더 깊이 살펴보는 힘을 기를 수 있죠.  또 책의 내용을 발췌해서 쓰는 동안 저자들의 좋은 문장을 접하게 되면서 문장력도 시나브로 기를 수 있게 되고요.  


그래서 누군가 글 쓰는 능력을 배양시키고 싶다면, 통찰력을 기르고 싶다면, 지식을 깊게 넓히고 싶다면, 언젠간 내 책을 한 권 써보고 싶다면 '북리뷰를 꼭 쓰라'고 추천합니다. 북리뷰 쓰는 방법이야 다양합니다. 한줄평을 쓸 수도 있고, 내용을 발췌해서 적기만 할 수도 있지만, 그 모든 것을 통합적으로 해볼 수 있는 북리뷰 방법이 있습니다.  오늘은 사고력은 물론 이해력과 문장력을 모두 높여주는 <북리뷰 작성법>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피가되고 살이되는, 북리뷰 작성법


일반적으로 책을 대하는 관점은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저자의 관점, 편집자의 관점, 독자의 관점이죠. 보통은 독자의 관점에서 서술하지만, 이 북리뷰 작성법으로 쓰다보면 저자의 관점과 편집자의 관점까지 한번 기웃거려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능력은 추후 내 책을 쓸 때 매우 소중하게 쓰이는데요, 이 3가지를 통해 책을 보면 더 많은 걸 배울 수가 있습니다. 소개하는 방법은 크게 4단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책과 저자

1) 총평: 읽고난 전체적인 느낌을 1줄~3줄 정도로 짧게 적어봅니다. 이 책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거나 추천할 이유입니다. (혹은 추천하지 않을) 별점도 매겨봅니다.

  

2) 저자소개: 저자에 관해 알아봅니다.  

에세이는 말할 것도 없지만 주장을 전개하는 책을 볼 때는 저자가 누구인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가 과거 어떤 이력이 있었고, 어떤 입장에 있는지를 아는 건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있어 한층 깊은 이해를 줍니다. 책 날개에 보통 저자에 대한 소개가 간단히 나와있지만 그 외에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더 많은 자료를 찾으면 흥미로운 점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저자를 알고 보면 좀 더 친근한 느낌이 들고, 새로운 맥락에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2. 감상: 책을 읽고난 느낌을 적기

일반적인 북리뷰입니다. 내가 무엇을 느끼고, 어떤 점은 크게 공감을 했고, 어떤 건 이해가 안됐고, 어떤 건 싫었는지 뭘 배웠는지 최대한 솔직하고 자세하게 표현해봅니다.    


3. 책 속 인용: 본문 중에서 와닿았던 부분을 발췌해서 적기

읽다가 와닿는 문구들이 있습니다. 같은 책을 읽어도 와닿는 문구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이는 나의 가치나 철학, 고민과 연결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따라서그를 직접 써보면 내 철학을 정립하는 언어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고, 또 좋은 문장을 받아적으면 그것 자체로서 매우 좋은 글쓰기 공부가 됩니다. 눈으로 보는 것과 손으로 적는건 다른 차원입니다. 특히 글쓰기를 잘하고 싶다면, 이 필사를 많이 해볼 걸 권합니다.  

 

4. 저자라면: 내가 이 책을 쓴다면, 편집한다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관점에서 책을 분석하기

이 부분이 책을 '독자'가 아닌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입니다. 먼저 저자가 주제를 구현하는 방식, 표현하고 전개하는 방식 등등 내가 이 책을 썼다면 어떻게 표현했을지를 생각해봅니다. 그러면 저자로서의 관점을로 책을 보게 되는 데요, 추후 나만의 책을 쓰고 싶다면 아주 좋은 훈련 방법이 됩니다.  그리고 책을 어떻게 구성했는지를 보게 되면 편집자의 관점역시 익힐 수 있습니다. 어떤 컬러를 썼는지, 무엇을 강조했는지 등을 보면 이 책의 셀링포인트가 무엇인지 볼 수 있죠.



저도 북리뷰를  하시는 분들과 고 구본형 선생님에게 배운 건데,  방식대로만 정리해보면 많은 공부와 훈련이 됩니다. 이를 꾸준히 하게 되면 책을 보는 눈도 계발되고, 앞으로 어떻게 책을 써볼지 자기만의 시각이나 방식을 깊이 생각해볼  있습니다. 모든 책을  위의 방식으로 정리하진 않습니다만, 좋은 책들을  방법대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론 글쓰기 수업도 좋지만, 이런 식으로 혼자 꾸준히 훈련을 해나가는 것만으로도 매우 좋은 글쓰기 공부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관건은 꾸준히, 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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