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보다 더 나은 곳을 원하신다면.
한 여자가 있었다.
여자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지금 세상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여자는 다른 세상을 원했다. 좀 더 특별하고, 나에게 꼭 맞는, 행복만이 가득한 세상을.
'어딘가엔, 여기보다 더 나은 곳이, 더 나은 사람들이 있을거야.'
그래서 세상을 돌아다녔다. 터키도 가고 이집트도 가고, 미국도 가보고, 말레이시아도 가고, 미국도 가고, 멕시코도 가고, 두바이도 가고, 콜롬비아도 가고, 우즈베키스탄도 가고, 인도도 가고, 호주도 가고.... 그러느라 오랜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탱탱했던 여자의 피부는 조금씩 주름이 졌고, 머리도 희끗해졌다. 여자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수 많은 곳을 가 보았다. 모두 좋았지만, 모두 조금씩 부족했다. '이 정도론 안돼. 난 더 완벽한 걸 원한다고.' 온 세상을 뒤졌지만, 자신이 찾는 것은 어디에도 없었다. 너무 실망스러운 나머지 눈물이 흘러내렸다.
‘모든 걸 다해봤는데 찾을 수가 없어. 나의 길도, 나의 세상도, 나의 사람들도 없어, 이 세상엔. ’ 여자는 완전히 무기력 해졌다. 온 힘이 빠져버렸다. 더이상 찾아볼 힘도, 의지도, 열정도 다 사라지고 그 자리에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무력함 helplessness. 그 자체였다. 여자는 터덜터덜,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왔다.
어느 날이었다. 여자가 살고 있는 마을로 한 노인이 찾아왔다. 작은 키에 백발이 성성했는데, 피부는 아이처럼 부드러웠고 볼이 발그레한 얼굴엔 천진한 웃음기가 서려 있었다. 누굴까? 여자는 노인의 깊은 산 옹달샘처럼 맑디 맑은 눈동자를 마주하자 보통 사람이 아님을 직감했다. 그 눈동자가 부드럽게 자신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이 노인이 말로만 듣던, 현자인 걸까?’
노인이 말했다.
“당신이 신을 찾고 있다던데, 맞소?”
그녀는 대답을 할수 없었다. '내가 찾고 있는 건, 내게 완벽한 세상이지, 신이 아니야.' 여자는 머뭇거리며 말했다.
“신보다....완벽한 사람들, 완벽한 곳을 찾아요, 제게 꼭 맞는 곳을요....그래서 정말 오랫동안 전 세계를 돌아다녔는데도..... 발견하지 못했어요. 보다시피, 전 다시 여기 있죠. 이젠, 뭘 더 이상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 말을 들은 노인이 빙그레 웃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을 모두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있소."
그녀는 정신이번쩍 들어서 되물었다.
"정말입니까? 대체 그게 무엇인가요. 그걸 찾기 위해 수많은 책을 읽고 수많은 곳을 가고 수많은 사람들을만나보았지만 제가 원하는 것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세상에 완벽한 것은 존재하지 않아요."
노인이 다시 웃었다.
"신에게 가까워지면 찾을 수 있소. 당신이 원하는 것, 모두를."
그녀는 다급해졌다.
“어서 말해주십시오. 어떻게 하면 신에게 가까워질 수 있겠습니까?”
노인은 빙긋웃기만 했다. 그리고 잡을 새도 없이 돌아서 가버렸다. 아주 잠깐 시간이 흘렀는데도, 노인은 저 멀리 아득하게 멀어져 갔다. 눈깜짝할 새에 노인은 사라지고 음성만이 그녀에게 전해졌다.
"당신의 신에게 이렇게 기도하시오. '일을 할 때, 사람들과 있을 때, 그 모든 곳에서 신을 보여주십시오. 그 모든 곳에서 신을 보고 신을 느끼고 신을 경험하게 하도록 해주십시오' 그러면 당신이 있는 곳이 당신이길이 될 것이고, 당신과 함께 있는 사람이 당신의 사람이 될 것이고, 당신이 있는 그 세상이 당신의 세상이 될 것이오."
그녀는 현자의 말을 듣는 순간, 가슴에서 뭔가 뜨거운 것이 솟구쳐오는 것을 느꼈다. 온 몸의 세포가 떨려왔다. 그 순간, 자신의 삶이 달라지리란 걸 직감했다.
“감사합니다.”
그녀는 이미 보이지도 않는 현자를 향해 깊이 깊이 고개를 숙이고 일어설 줄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