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스틱 Stick!
세상이 온통 메시지로 가득하다.
대부분 기억도 못하고 그냥 지나가지만, 간혹 세상을 움직이는 메시지들도 있다. 나이키의 "Just Do It", 빌 클린턴의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애플의 "Think different"같은 메시지들은 수 많은 사람들을 마음을 저격하고 그들을 행동하게 만들었다.
<스틱>의 저자인 댄 히스와 칩 히스는 (보다시피 형제지간이다) 어째서 어떤 메시지들은 성공하고, 어떤 것들은 실패하는 것일까? 답을 풀고자 10여년 간 스티커 메시지를 만드는 방법을 연구했다.
어떤 메시지는 본질적으로 흥미롭고, 어떤 메시지는 본질적으로 따분하다. 흥미로운 메시지는 원래 그렇게 태어나는 걸까, 아니면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 걸까? 어떤 메시지는 수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서야 비로소 성공하는데, 분신사마 같은 귀신 이야기는 도움 없이도 끊임없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퍼져간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나도 몹시 궁금하다. 마케팅을 하든, 개인 유튜브를 하든, 책을 내든 결국 메시지다. 어째서 형편없는 메시지들이 대박을 치는가? 메시지를 바이러스처럼 번져 나가게 하는 요소는 도대체 무엇인가? 웹사이트를 만들고 어떤 로고와 슬로건을 붙여야 할까 고민하는 차라, 더욱 흥미롭게 와닿았다.
히스 형제는 '스티커 메시지' 개념을 제시한다. 스티커 메시지란, 스티커처럼 뇌리에 찰싹 달라붙는 메시지다. 이들은 수 만가자의 스티커 메시지를 분석해 그들이 가진 공통된 특성 여섯 가지를 발견한다. 이를 이해하고 이 특성대로 메시지를 만들수 있다면 어떤 메시지라도 스티커처럼 사람들의 뇌리에 착 달라붙어 절대 잊히지 않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바쁜 세상이니, 결론부터 말하겠다. 누군가에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메시지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건 이거다.
"간단하고 기발하며 구체적이고 진실되며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스토리".
그를 위해 필요한 건 뭘까? 친절하게도 히스형제는 오랜 연구 결과물을 SUCCESs라 불리는 아래 6가지의 원칙으오 정리해, 설명해준다.
메시지의 핵심을 발굴하려면 무자비할 정도로 곁가지를 쳐내고 중요한 것만 남겨야 한다.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속담이다. 단순하면서도 심오해야 한다. 단순한 메시지란 단순한 요약이 아니라 핵심과 간결함의 결합이다. 단순해지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작업,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하지 않은' 메시지를 제거하는 일이다.
할리우드 사람들은 피치를 할 때 '하이콘셉트'라고 부르는 핵심 메시지를 이용한다. 이미 존재하는 도식을 활용해 비유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영화 <스피드>는 '버스 버전의 다이하드'고,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가지 없는 것>은 '여자아이 버전의 빅'이며, <에얼리언>은 '우주선 버전의 조스'다.
메시지에 관심을 갖게 만들려면 사람들의 예상을 깨뜨려야 한다. 관심을 끄는 기본적인 방법이 바로 '패턴을 파괴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허를 찔리면 긴장감이 높아지고 주의를 집중하게 된다. 주의할 건, 놀라움은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 반드시 흥미와 호기심을 자극해야 한다.
사회심리학자 로버트 치알디니는 대중적은 과학서를 살펴보다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잘된 글들이 모두 추리소설처럼 시작하고 있었다. 저자들은 상식과 어긋나는 놀라운 일을 묘사한 다음, 그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며 독자들을 유도하고 있었다. "
이런 미스터리의 힘은 엄청나서 그 자신도 수업때마다 시작할 때 수수께끼를 제시하고 강의 마지막에 해답을 알려주곤 했는데, 수업 집중도를 높이는데 굉장히 효과적이었다고 말한다.
의외성을 활용해 스티커 메시지를 만드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당신이 소통해야할 중심 메시지를 파악한다.
2) 메시지의 반직관적 요소를 찾아낸다. (핵심 메시지 가진 의외성)
3) 청중의 추측 기제를 충격적이고 반직관적인 방식으로 깨뜨림으로써 메시지를 전달한다.
4) 그런 다음 그들이 새로운 추측 기제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다.
메시지를 명확하게 만들려면 구체적이고 상세한 이미지로 만들어야 한다. 실제적인 행위와 감각적 언어로 설명되어야 한다. 우리의 뇌는 구체적인 정보를 기억하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속담은 추상적 진리를 구체적인 언어로 표현한다.
이솝우화가 그토록 찰싹 달라붙은 이유도 구체성 때문이다. 수많은 구체적인 이미지들이 등장하고, 그 이미지들은 하나의 교훈으로 귀결된다. 매우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기 때문에 오래도록 살아남았다. 뇌는 구체적인 것들만 기억한다. 기억이란 창고에는 구체적인 것들만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메시지를 믿게 하려면 나름의 신뢰성을 갖추어야 한다. 우리의 메시지를 사람들이 시험해볼 수 있도록 도와줄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전문성을 입증하는 것들이 담겨있어야 한다. 통계수치를 이용해 이런 신뢰성을 높이는데,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니라 숫자 사이의 연관성과 맥락이다. 내용과 메시지가 진실하게 일치되어야 한다.
메시지를 상대방이 중요하게 받아들이게 하려면 무언가를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 이런 감정이 행동을 불러일으킨다. 사람들이 마음을 기울이도록 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그들이 이미 각별하게 여기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연합하는 것이다. 가장 어려운 점은 자극해야 할 적절한 감정을 찾아내는 것이다.
사람들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가? 이걸 건드려주면 된다. 사람들은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가? 바로 자기 자신이다. 따라서 사람들의 마음을 끄는 가장 단순하고 확실한 방법은? 그들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보여주는 것이다.
전설적인 마케터, 존 케이플스는 개인적인 이익에 관심을 집중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굿이어 타이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안심할 수 있다고 말하지 마라. 굿이어 타이어를 사용하면 '당신'은 안심할 수 있다고 말하라."
감정을 자극하기 위해선 '이런 걸 도대체 어디에다 써먹죠? 이건 나한테 뭐가 좋죠?' 고객의 이런 질문에 어떻게 답할 것인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고객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면 메시지를 더욱 구체적으로 디자인할 수 있다.
전한 메시지대로 상대가 행동하게 하려면 스토리를 들려주면 된다. 특정 상황에 대해 미리 예행 연습을 해두면 비슷한 상황이 닥쳤을 때 훨씬 유용하고 효과적은 행동을 취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스토리는 일종의 정신자극제 역할을 하여 뜻하지 않은 상황에 더욱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하도록 도와준다.
히스형제는 엄청난 양에 달하는 고무적인 스토리들을 검토한 결과, 세 개의 기본 플롯이 존재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바로 도전 플롯, 연결 플롯, 그리고 창의성 플롯이다.
'도전플롯'은 우리가 행동하도록 격려한다.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가 전형적인 도전 플롯이다.
'연결플롯'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것이다. 인종과 계급, 종교, 문화, 민족 등 간극을 메우는 관계를 발전시키는 이들에 관한 스토리다.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 로미오와 줄리엣, 타이타닉,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가 모두 연결플롯이다.
'창의성플롯'은 오랫동안 풀리지 않던 수수께끼를 해결하거나 참신한 방식으로 문제를 공략하는 이야기로, 대표적 원형은 아마 뉴턴의 머리 위에 떨어져 만유인력의 법칙에 영감을 준 사과 이야기다.
스토리는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준다. 스토리의 힘은 이중적이다. 그것은 시뮬레이션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식)을 제공하는 동시에 영감 (행동에 대한 동기)를 준다.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것만큼의 효과는 아니지만 비슷한 효과를 내게 해준다.
이 책에 여러 번 나오는 게 '지식의 저주'라는 개념이다. 지식의 저주란 일단 무언가를 알고 나면“알지 못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상상할 수 없게 되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내 머릿속에서만 울리는 음악을 듣고 연주하는 젓가락 드러머와 같다. 열심히 젓가락으로 음악을 연주해봐야 상대방은 그게 무슨 노래인지, 당최 감도 못잡는다.
지식의 저주로 인해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간에 엄청난 정보의 불균형이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프리젠테이션이든, 강의든, 책이든, 광고든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면 이러한 지식의 저주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메시지를 SUCCESs 의 원칙을 이용하여 변형시키면 된다는게 이 책의 핵심이다. 말은 간단하쥬? ㅎㅎㅎ
하지만 히스 형제는 스티커 메시지를 창조하는 것보다 더 쉽고 효율적인 길은 발견하고 포착하는 것임을 잊지 말라고 강조한다.
"'사람들이 내 메시지를 이해할까?'라고 묻기 전에 먼저 스스로에게 '구체적인가?' 질문을 던져라. '사람들이 내 메시지를 각별히 여길까?'를 생각하기 전에 먼저 '그것은 감성적인가? 사람들의 분석모자를 벗기거나 혹은 연민을 느끼게 하는가?'라고 자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