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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리 Aug 10. 2020

글쓰기 울렁증 넘어서기

이 글 써도 될까, 내가 써도 될까? 내 안의 두려움과 의심을 떨치는 법

글을 쓰다보면 알게 되는게 있다. 대개는 글을 쓰는 시간보다 생각하는 시간이 더 많으며, 그 생각이란 것도 대부분 걱정, 두려움, 의심과 같은 부정적인 것들이 많다는 걸 말이다.  


글을 쓰는데,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해야 한다는 것에 거부감을 가진 이들이  꽤 많다. 그 거부감은 결국 두려움, 걱정, 불확실, 의심과 같은 감정에 기반한다.  내가 써도 되나? 이런 것도 글이 되나? 싶은 마음들. 


하지만 '울렁증, 거부감'을 글을 쓰는데 있어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좀 견딜만 하다. 경험하지 않으면 더 좋지만 만약 거쳐야 한다면 빨리 경험해버리는게 좋은 과정. 지난 10년동안 글쓰기 울렁증을 넘어서기 위해 발버둥  치며 나름대로 터득한 것들이 몇 가지 있다. 그를 넘어서면 또 다른 차원이 있다.


넘어서면 또 다른 세상이 있다.


두려움을 이기는 법 


글 쓰는데 가장 큰 장애물은 역시나 '심리적인 요인'이다. '과연 이게 책이 될까?', ' 사람들이 욕하거나 비웃지 않을까?', '내가 쓸 수 있을까? 아니 써도 될까?'  두려움과 불확실, 의심 같은 녀석들이다.  나는 이 의심이 심했다. 그래서 10년동안 책을 쓰고 싶다고 하면서도 정작 쓰질 못했다. 스스로를 믿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를 표현하고 싶은 욕망과 나를 표현하는 두려움이 언제나 상충했다. 


그러다 그런 의구심, 두려움을 떨쳐버린 계기가 있었다. 몇 번 책을 쓰려고 시도하다 잘 안되자, 아예 이렇게 마음 먹었다. 이번에도 못 쓰면 내 평생 다시는 책을 쓰지 않겠다! 그렇게 마음먹고 스스로에게 4개월의 시간을 주기로 했다. 매일 한 편씩 쓰겠다고 마음먹고 2달간 정말 매일 한 편씩 글을 썼다. 그리고 마침내 그를 책으로 냈다. 다른 때와 달랐던 점은 이번에 안되면 안된다는 '절심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절실함이 두려움을 이기고, 절실함이 의심을 이긴다.  


자신의 경험이 과연 가치있는 것인가, 물어보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내가 경험해본 바로, 이 세상에 의미 없는 건 하나도 없다. 어떤 경험도 이야기가 되면 그 자체로 가치가 있어진다. 내가 해온 그 모든 것이 하나의 귀한 경험이라는 사실을 믿고, 하나씩 써보자. 누가뭐래도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믿으며 글을 쓰게 되면, 그 글에는 힘이 실리게 된다. 나의 이야기를 믿을 때, 그 이야기는 나를 인도해주는 이정표가 된다.  


믿는 방법은? 두가지다. 


첫 번째는 그냥 믿는 거다. ㅎㅎ  미국의 브레네 브라운 교수는 6년 넘게 '수치심'을 연구하면서 스스로 가치있다고 믿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차이를 밝혀냈다. 놀랍게도 둘 사이에는 단 하나의 차이만 있었다. '스스로 가치있다고 믿는 것' 그뿐이었다. 애니메이션 <쿵푸팬더 1>에 나오는 대사처럼, "뭔가를 특별하게 만들려면 그저 특별하다고 믿으면" 된다. 자신을 믿고 계속해서 글을 쓸 때, 경험에 대한 확신도 조금씩 커져간다. 마음이 지속적으로 열리는 가운데, 내 안의 목소리와 스스로에 대해 믿음을 키워 나갈 수 있다.  


두 번째는 의심이 난다면 끝까지 의심 해보는 거다. 자기 의심이 쌓이고 쌓이면, 그게 어느 순간 믿을 수 있다는 확신으로 변해간다. 단, 의심의 끝까지 가야겠지. 최동훈 감독이 2012년 GQ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확신을 얻으려면 정말 많은 의심을 해야 한다.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고민하고, 또다시 그런 고민을 계속해야 촬영에서 엄청난 확신으로 진행할 수 있다. 편집할 때까지 의심은 계속된다. 결국 확신은 의심의 절대적인 양에 비례한다."


나를 믿고, 내가 해온 경험을 믿어보자. 


그냥... 믿으면 된다.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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