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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리 Aug 20. 2020

글쓰기를 지속하는 4가지 방법

꺼지지 않고 오래가는 흐름을 만들기

라이터스 블록 Writer's block이란 게 있다. 글이 써지지 않는 슬럼프 기간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35년간 소설을 쓰면서 한번도 이를 경험하지 않았다고 한다. 쓰고 싶을 때만 소설을 쓰기 때문이다. 소설을 쓰지 않을 때는 번역을 하거나 에세이 등을 쓰며, 지속적으로 글쓰기의 흐름을 유지해간다. 흐름을 만드는 힘은 '지속력'에 있다. 지속력은 하루씩 꾸준하게 쌓아가는 힘이다. 


하루키는 상당히 규칙적으로 글작업을 하는데, 매일 새벽에 일어나 5~6시간 집중해서 집필을 하고, 오후에는 쉬거나 책을 읽고 운동을 한다. 이걸 35년간 해왔다.  이 작업이 지긋지긋할 때도 있지만 참을성 있게 묵묵히 계속 하다보면 안에서 뭔가가 일어난다고 한다. 그것이 일어나기까지는 어느 정소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참을 성 있게 기다려야 한다. 영국의 소설가 '앤서니 트롤럽'은 우체국에 근무하면서 매일 출근하기 전 새벽같이 일어나 자신이 정한 양의 원고를 쓰고 출근했다. '프란츠 카프카'도 보험국에 근무하면서 매일 틈틈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이처럼 오랜시간 흐름을 지속하기 위해선 심리적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매일 조금씩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습관을 만든다는 건  새로운 뇌회로가 형성된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뇌는 매우 효율적인 기관이라 별다른 자극이 없다면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모든 일을 습관으로 전환시키려고 한다. 습관이 되면 뇌가 더이상 의사결정에 참가하지 않고 쉴 수 있기 때문이다.  글도 한번 쓰기 시작해서, 매일 써나가면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활동으로 분류된다. 그에 따라 신경계 패턴이 형성되고, 이는 이제 습관으로 자리한다. 습관이 되면 무의식적으로 해나갈 수 있다. 멈추려고 굳이 애쓰지 않는 이상, 계속 가게 된다. 

지속력은 하루씩 꾸준하게 쌓아가는 힘, 꾸준히 가는 건 날 따라올 자가 없지. 후훗



지속적인 글쓰기 흐름을 만드는 4가지 방법


1. 기분을 따르지 않고 '기계적'으로 쓰기 


글을 쓰다보면 술술 잘 써질 때가 있고, 머리가 뻑뻑해진 듯 안 써질 때가 있다. 어느 날은 이게 글쓰는 맛이지! 신나하다가, 내가 이걸 대체 왜 쓰고 있는지 한심해질 때도 있다. 이런 심리적인 기복과 더불어 신체 컨디션도 흐름에 영향을 많이 준다. 여기서 주의할 건 '심리'에 따르지 않고, 정해진 '분량'을 따르는 것이다.  잘 써진다고 욕심내어 쓰지 않고, 잘 안써진다고 글쓰기를 팽개치지 않는다. 



2. 흐름을 시작하는 '신호'를 만들기


흐름을 만든다는 건, 결국  습관을 만드는 일이다. <습관의 힘> (찰스 두히그 지음)에 따르면, 습관은  ‘신호- 반복행동 - 보상’의 3단계로 이뤄진다. 신호는 어떤 습관을 사용하라고 명령하는 자극이며, 반복행동은 몸의 행동이나 감정의 변화, 보상은 뇌가 이 과정을 앞으로도 기억할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흐름을 만들 때 이런 특성을 잘 활용하면 좋다. 글을 쓰기 전 '신호'를 정하는 것이다. 이는 "이제 곧 글을 쓸테니 준비해둬!"라고 뇌에게 시그널을 보내는 일이다.  


차를 움직이기 위해선, 열쇠를 꽂고 시동을 켜듯, 글을 쓰기 위해서, 시동을 걸만한 의식을 하나쯤 만드는 게 도움이 된다. 의식이라고 해서 거창할 필요는 없다. 어떤 이는 커피 한잔을 잔에 가득 담아 오는 게 의식이고, 어떤 이는 아무 글이나 10분간 내리 적는게 의식이다. 어떤 이는 아침에 일어나서 컴퓨터 본체 전원을 누르는 게 의식이다. 이런 일을 통해 자신에게 시그널을 보내는 것이다. '이봐, 이제 작업할 시간이야.’ 이처럼 자신만의 신호를 만들어두면, 글쓰기를 시작할 때 힘들이지 않고 쉽게 할 수 있다. 


 

3. 같은 흐름을 타는 사람들을 옆에 둘 것


흐름을 지속하는 방법 중 하나는 변화가 가능하다고 믿는, 이를 달성하는 게 가능하다고 믿는 공동체나 개인이 주변에 두는 것이다. 함께 변화를  이뤄갈 때, 더욱 쉽게 흐름을 타고 갈 수 있다. 옛말에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는 말이 있다. 혼자서 하는 것보다 같이 할 때 훨씬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는 힘과 동기가 생겨난다. 지금 함께 책을 쓰고 있는 <수상한 북클럽>도 그렇게 시작되었다. 이곳의 룰은 하나다. '매일 쓰기' 자신의 주제를 정해서 매일 글을 쓴다. 혼자서는 오래할 수 없어도, 같이 하면 시너지 효과가 생긴다. 다른 사람이 열심히 하는 것을 보면 쓰기 싫다가도 쓰고 싶어지고, 또 약속을 어기지 않으려고 더 쓰게 되는 효과가 있다. 



4. 흐름이 끊어졌을 땐, '내가 왜 이걸 시작했는지' 상기하기 


흐름이 어쩔 수 없이 끊길 때가 있다. 그때는 내가 왜 글을 쓰기 시작했는지 다시 떠올려본다. 글을 쓰게 된 계기가 분명 있을 것이다. 초심을 생각하면, 당시의 내 마음이 다시 생각나고 절실함이 생겨난다. 그 힘을 얻는다면 다시 흐름을 타는 건 어렵지 않다.      


고고히 흐르는 강물처럼, 끊이지 않는 나만의 흐름을 만들기





철광소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용광로를 꺼뜨리지 않으려한다. 용광로를 꺼뜨리면 그를 다시 불붙일 방법이 없다. 용광로에 불이 꺼지면 그 자체가 거대한 철덩어리로 굳어져 버리기 때문에 부수고 새로 지어야 한다. 최소 5천억에서 1조원에 달하는 돈이 드는데다 다시 만드는데 수 개월이 소요된다. 그래서 용광로는 한번 불이 붙으면  쉼없이 24시간 365일 돌아간다. 용광로가 멈춘다는 건 제철소가 문을 닫는 것과 같은 말이다. 

꺼지지 않을 나의 불꽃!

글을 쓸 때도 용광로처럼 나만의 꺼지지 않는 불꽃을 만들어야 한다. 한번 만들어두면, 그 흐름대로 이야기는 절로 차곡차곡 쌓여간다. 흐름이 생겨나면 지속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흐름을 만들고 그 흐름을 타는 것 - 오래도록 글을 쓸 수 있는 비결이자 작품을 만들어내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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