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이 후회될 때 반전을 만드는 유용한 질문들
아무리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해도 후회는 언제든 찾아올 수 있습니다. 언제라도 내가 한 선택에 발등을 찍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도와주는 유용한 질문이 2가지 있습니다.
부정적인 상황을 바라보는 데 3가지의 태도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원망하는' 것
두 번째는 돈 주고 '배웠다'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것,
세 번째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좋은 계기를 얻었다'고 생각하는 일입니다.
첫 번째는 타인이나 상황에 주도성을 넘기는, 가장 소극적인 반응입니다. 두 번째는 '이정도로 끝난 게 다행이다'식의 상황인식으로, 긍정적인 사고는 돋보이지만 더 나아질 기회로 활용하기엔 부족함이 있습니다. 세 번째는 부정적인 상황을 새롭게 보고 그를 더 낫게 만드려는, 가장 적극적인 태도입니다.
'계기'는 어떤 일이 일어나거나 바뀌게 되는 원인이나 기회를 말합니다. 빌미나 구실이 부정적 사건에 쓰이는 것과 달리, 계기는 긍정적 사건에 쓰이지요. 땅을 치며 후회하던 실수도 새로운 일의 계기가 될 수 있고, 지금 겪는 어려움이 더 나은 나를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일이 향후 어떤 일로 이어질지 아무도 모릅니다.
어려움을 인생의 좋은 계기로 삼은 대표적 인물로 칭기스칸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는 아홉 살 때 아버지를 잃고 부족에서 쫓겨나 들쥐를 잡아먹으며 연명했습니다. 당시 몽골은 부족간 다툼이 심해 나라라고 할 것도 없었습니다. 힘 없는 나라에서 배운 것도 없이, 목숨을 건 전쟁터에서 겨우 살아남은 것도 여러 번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실패와 시련을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계기로 삼았고, 유라시아에 걸쳐 대제국을 건설한 '칭기스칸'으로 거듭납니다.
이외에도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좋은 계기로 바꾼 사례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체 게바라는 남미를 여행한 것을 계기로 의사에서 혁명가가 되었고, 구본형 선생은 IMF를 계기로 조직에서 나와 스스로를 고용하는 1인 기업가로 거듭났습니다. 조앤 롤링은 이혼하고 삶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에 <해리포터> 시리즈를 써서 엄청난 부와 명예를 일궜습니다. 심지어 여자친구에게 뚱뚱하다고 차인 뒤 운동에 매진하다 아예 헬스트레이너가 된 사람도 있습니다.
'걸림돌을 징검다리로 만들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신중하게 결정한다고 해도 후회는 남을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일을 '어떤 계기'로 만들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어떨까요? 어떤 상황에서든 새로운 국면을 볼 수 있도록 도와줄 겁니다. 영화감독이자 각본가인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말입니다.
"모든 성공에는 그것을 가능하게 한 '열쇠'가 들어있음을 알아야 한다. 다 타버린 잿더미도 한참 들여다보면 분명 뭔가를 찾을 수 있다."
여러분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면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하나요? 물어보면 반반으로 나뉩니다. 20대 시절 저는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면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겐 이런 가설이 있었습니다. '하고싶은대로 하고 살면, 내가 누구인지 더 잘 알게 되고, 그러면 내가 무엇을 하며 살 것인지 방향이 명확해지고 더 행복해질 것이다.' 그래서 20대를 거치는 동안 하고 싶은 건 참지 않고 다했습니다. 인도에 가서 명상도 하고, 지리산에 들어가 단식도 해보고, 무전여행도 헤보고, 3년 이상 세계 곳곳으로 원 없이 여행했습니다. 관심 있는 분야라면 다 도전해서 경험을 쌓았습니다. 덕분에 10개가 넘는 직업과 20개가 넘는 아르바이트를 거쳤죠.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이메일을 보내 만남을 요청해 이야기를 나눴고, 알고 싶은 분야가 생기면 하루에도 서 너권의 책을 독파하며 공부했습니다. 2년동안 새벽 첫 차를 타고 집에 들어갈 정도로 밤새워 술도 진탕 마셔보고, 락밴드며 팬플룻, 젬베, 합창단 같은 재밌는 활동들도 많이 했습니다.
그렇게 최대한의 자유를 누리며 하고 싶은 걸 다하며 살았는데, 서른이 넘어 마주한 현실은 기대한 것과 너무도 달랐습니다. 인생은 여전히 불명확했고, 행복해지긴커녕 초라한 현실만 남았습니다. 쭉 이어오지 못한 변변찮은 커리어에, 갖가지 경험을 해오며 잔고가 0원인 통장, 경력은 없고 경험만 남은 인생이었죠. 주변 친구들이 안정된 커리어를 쌓고 삶의 기반을 다져가고 있는 동안 저는 여전히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 루저에 불과했습니다. 냉혹한 현실의 무게를 느끼는 순간, 엄청난 우울감에 빠져들었습니다. 내가 왜 그랬을까, 일 년 넘게 후회하며 지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팟캐스트에서 저와 비슷한 사연을 가진 어느 청년의 이야기를 듣게 됐습니다. '20대에 이것 저것 시도했지만 이룬 게 없어서 지나온 삶이 너무 후회가 된다' 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제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며 조언을 달라고 하자, 상담자가 이런 이야기를 해줍니다.
"세상에 완벽한 선택이라는 건 없습니다. 그 선택을 최고로 만드는 노력이 있을 뿐이죠. 내가 했던 선택에 후회가 되나요? 그건 그 선택을 최고로 만드는 경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내가 한 선택을 최고로 만들 경험, 딱 하나만 해보세요."
귀가 번쩍 뜨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내가 한 선택을 최고로 만들 경험, 그게 뭘까? 밤새 생각했죠. 메모광인터라 그간 다양한 경험을 기록해온 수첩만 수십권이었습니다. 그 수첩들을 보며 내가 가진 딱 하나,를 살려보기로 합니다. 글쓰기였죠. '내가 한 경험을 이야기로 만들어보자.' 그날 이후 매일 글을 한편씩 쓰기 시작했고, 두 달이 지나자 책 한 권의 분량이 되더군요. 출판사 수 십군데에 이메일을 넣어 원고를 투고했고, 마침내 한 출판사와 이야기가 잘 되어 출간할 기회를 얻게 됐습니다. 출간 후 또 다른 기회가 이어지며 여행, 글쓰기, 자기탐색 등의 분야에서 강의를 시작했고, 전문코치로 새롭게 커리어도 만들었습니다. 땅을 치며 후회했던 선택들이 새로운 커리어를 만든 반전의 계기가 된 겁니다.
만약 내가 한 선택이 후회된다면, 이 질문을 던져보세요. '내가 한 선택을 최고로 만들 경험은 무엇일까?'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중요하지만 어차피 완벽한 선택은 없습니다. 더 중요한 건, 어떤 선택을 하든 그를 믿고 최고로 만들어가는 노력입니다. 선택은 여전히 어렵지만, 어떤 선택에도 반전의 기회가 있다는 걸 알면 이전만큼 두렵지 않을 겁니다. 선택을 두려워 마세요. 독일 철학자 '노발리스'의 말처럼 "삶이란 주어진 소설이 아니라 우리가 만든 소설이어야"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