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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리 Jul 24. 2021

코로나 이후 세상은 과연 어떻게 될까?

질병과 세계사 1

올해 초만 하더라도 올 연말쯤이면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 거라고 생각했다.

도처에서 백신개발 소식이 들려왔고, 임상효과도 좋다고 했다. 못해도 올 하반기에는 마스크를 벗고, 연말이면 해외여행도 떠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적인 뉴스가 들려왔다.


그리 바라던 백신 개발이 속속 되고 많은 나라에서(주로 선진국)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더불어 격리도 곧 해제될 거라는 소식이 나오며 사람들은 '이제야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희망에 부풀었다. 그런데 그를 비웃기라도 하듯 기존보다 2.5배 전파력이 강하다는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했다. 규제를 풀던 나라 뿐만 아니라 규제를 강화해왔던 나라까지 다시 감염률이 치솟았다.


<델타변이로 인한 감염률 추세>


2021. 6. 20일자에 나온 한국경제신문 자료
2021. 7. 14일자 Medi gate news에 소개된 델타변이바이러스 수치

하반기에 들어선 현재, 올해 안으로 코로나19 종식이 불가능하다는  명백해졌다. 게다가 전염성이 강하고 확산세가  빠르다는 '람다변이', '감마변이' 속속 등장하면서,  내년도 어찌될지 모르는 판국이다. 제기랄.


싱가포르, 영국처럼 아예 규제를 풀고 ‘우린 코로나와 공존하겠다’는 국가도 생겨났다. 통제가 어려우니. 경제라도 살려야겠다는 입장이다.


솔직히 한 번도 이 사태가 2년 이상 갈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길어야 2년, 1년이면 끝날거라고 막연히 생각해온 내 사고에도 균열이 가고 있다. 이런 사태가 2년 이상 가게 되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2년까지는 일상 복귀가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2년이 지나면 이전과 같은 일상은 어려워질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변화가 생겨날 것이다. 이후는 어떤 상황들이 펼쳐질까? 이런 시기에 어떤 태도로 살아가야할까?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먼저 질병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페인 독감도 그렇고, 페스트도 그렇고 이미 인류는 수차례 무서운 대유행을 거쳐왔다. 그러한 과거 사례로부터 배울 게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당장 도서관에게 가서 질병과 세계사에 관한 책을 빌려왔다. 과거에 질병이 어떻게 세계를 휩쓸었고, 이후 세계는 또 어떻게 바뀌었나? 너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이번에 빌린 책은 장항석 교수가 쓴 <판데믹 히스토리> (2018) 과 어윈 W 셔먼이 쓴 <세상을 바꾼 12가지 질병> (2019) 두 권이다.

두 책 모두 코로나 19 이전에 쓰여졌는데, 질병이 어떻게 우리에게 영향을 끼쳐왔는지 잘 설명해두었다. 특히 어윈 교수가 쓴 책은 막판에 조만간 다시 한번 대유행이 올 수도 있다는 걸 경고하며 끝나서 좀 소름끼쳤다.  


위 책들 말고도 여러 책에서 세계사를 바꾼 질병으로 공통적으로 꼽는 건 다음과 같다.


혈우병, 콜레라, 천연두, 흑사병, 매독, 결핵, 말라리아, 황열병, 인플루엔자, 에이즈.

( 이중 완전히 근절된 건 천연두 하나뿐이라고..)


이 중에서 내가 가장 관심이 있는 건 '흑사병'과 '인플루엔자'다. 둘 다 비교적 짧은 시기에 급속도로 확산되었으며 죽은 사람만도 수 천만명에 달했고 사회적으로도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특히 흑사병은 유럽 중세 사회를 끝장낸 주범이자 르네상스 시대를 연 주역으로 꼽힌다. 인플루엔자는 아직도 진행중인 질병이며 현재 우리가 마주한 적도 바로 이 녀석이다. 이 둘을 더 잘 이해해야, 내가 살아가는 지금 이시대와 이후의 시대를 잘 이해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흑사병과 인플루엔자를 중심으로, 다른 자료들도 들쑤시며 질병과 그에 따른 영향을 하나씩 정리해나가보려 한다.    


To be continued...



<<참고>>

어윈 W 셔먼 (Irwin W. Sherman)

캘리포니아 대학 (UC Riverside) 의 생물학 교수였고 말라리아를 연구했다. 현재는 은퇴해 명예교수로 있다. 어윈 교수가 쓴 <세계를 바꾼 12가지 질병>은 2007년에 첫 출판됐는데 한국에는 12년이 지난 2019년에야 번역출간 되었다.

 

장항석

연세대 의과대학 외과학 교수이자, 강남 세브란스병원 외과부장으로 재직 중. 대중적인 글쓰기로 의학지식과 역사를 함께 다룬 책들을 펴냈고, 강의도 활발히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진료실 밖으로 나온 의사의 잔소리>, <냉장고도 모르는 식품의 진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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