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영 교수의 멘털 관리법
지나영은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소아정신과 교수로, 한국인 최초 존스홉킨스의대 교수가 된 인물이다.
자신의 유튜브채널 ‘닥터지하고’를 통해 정신건강에 관련된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https://youtu.be/TEh_ZoKU4oE?si=pnAT0zTD_5F9Bcne
그가 소개한 방법 중에 인상적이었던 것을 3개 가져왔다. 나도 쓰고 있는 방법이고 새롭게 배운 것도 있는데 쉬면서도 좋은 효과가 있는 것들이라 소개해본다. 아래는 그의 말을 내 말로 정리한 것.
스트레스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방법 중 하나가 ‘호흡’이다.
심호흡만 제대로 해도 몸이 이완되고 마음이 안정된다.
심호흡은 할 때는 천천히 깊게 숨을 쉰다.
들이쉴 때는 코로 깊이 들이쉬고, 내 쉴 때는 ‘후’ 하고 입으로 내쉰다.
숫자를 세면서 하면 쉽게 호흡에 집중할 수 있다.
들이쉴 때 숫자를 넷까지 세고, 2초간 숨을 참은 뒤, 내 쉴 때 넷을 세면서 내쉰다.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대원들은 따로 호흡법을 배운다고 한다. 전쟁이나 테러 같은 급박한 상황에서 작전을 전개할 일이 많기 때문에, 사방에서 총격이 벌어지고 포탄이 떨어지는 아비규환 가운데에서도 침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그들은 4-4-4-4 호흡법을 훈련한다. 4초간 들이쉬고, 4초간 멈추고, 4초간 내쉬고, 4초간 멈추는 것이다. 이렇게 호흡하면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킬 수 있고, 뇌로 혈액과 산소가 더 쉽게 공급되어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된다.
나도 오래전부터 요가를 하면서 심호흡을 하고 있는데, 심호흡은 특히 불안할 때, 짜증 날 때, 화가 날 때 등 스트레스 상황에서 아주 유용하다. 심호흡을 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뇌는 내가 겪고 있는 상황이 별 일 아니라고 인지하여 몸에 경계태세발령을 내리지 않는다. 즉 스트레스가 안 쌓인다는 거다.
지나영 교수는 호흡을 할 때 자신에게 긍정의 말을 해준다고 한다.
걱정되는 일이 있을 땐 “괜찮아, 나는 충분히 잘하고 있어.”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땐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야, 나는 능력 있는 사람이야.”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을 땐 “나는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야.”
안 좋은 일만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땐 “나는 복이 많은 사람이야.”라고 말한다.
이렇게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을 ‘셀프 토크 self-talk’라고 하는데 자기 확언과 같은 말이다. 셀프 토크는 감정, 욕구, 사고, 경험 등을 계기로 개인의 내면에 생겨난 '언어'다. 셀프 토크가 왜 중요하냐면, 이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정체성을 결정하고 나아가서 내 현실을 만들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자기 자신에게 어떤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하는지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삶을 살려고 하는지를 볼 수 있다. 아무리 머릿속으로 '내가 이런 삶을 살고 싶어'라고 생각하더라도, 실제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 그것과 정반대라면 현실은 그를 반영한다. 셀프토크는 나도 예전에 글을 여러 편 적었는데, 자존감을 끌어올리는 데 정말 좋은 방법이다. 지나영 교수처럼 상황별로 나를 격려하는 말들을 해주면 확실히 힘을 받는다. 호흡과 함께 긍정적인 셀프 토크를 습관처럼 한다면 어려울 때 큰 힘이 되어 줄 거라고, 지나영 교수는 확신한다.
정신치료법 중에 인지행동치료라는 게 있다.
이는 생각을 통해 감정의 변화를 일으키고 행동을 바꾸는 치료법이다.
지나영 교수는 힘들게, 꾹 참고, 억지로 하고 있는 일들에
‘have to’ 대신 ‘get to’를 붙이면 마음가짐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를 한다.
(참고로 have to는 ‘해야만 한다’는 뜻이고, get to는 ‘마침내 할 수 있게 됐다’라는 의미가 있다.)
이를 자신의 삶에서 실감한 적이 있다. 바빴지만 지나영 교수는 의사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일했다. 일이 좋긴 했지만 그렇다고 출근길이 늘 즐겁진 않았다. 그러다 병이 생겨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일을 하지 못하면 자신의 존재 의미가 사라지는 것 같았기에 ‘어서 병원으로 돌아가 환자를 봐야 한다’는 일념으로 이를 악물고 치료를 받는다. 그렇게 1년이 지나 병세가 호전되어 다시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이윽고 다시 출근하던 날, 미국 볼티모어 빌딩 숲의 스카이라인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눈물이 차올랐다고 한다. ‘드디어 내가 일을 할 수 있게 됐구나! I finally get to work!’ 몸은 이전보다 좋지 않았지만 생각이 바뀌자 일이 훨씬 더 즐거워졌다. 이 일을 계기로 그는 힘들 때마다 ‘get to’를 되새긴다고 한다.
해야 하지만 하기 싫은 일이 있을 때, 억지로 참고해야 할 때, 특히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난 이걸 해야만 해!’가 아니라 ‘내가 이걸 할 수 있다니!!’라고 말하는 거다.
내가 마음껏 글을 쓸 수 있다니!
내가 이렇게 걸을 수 있다니!
일할 수 있는 게 어디야!
그렇게 말하면 어느새 싫고 짜증 나고 억울한 마음이 사라지고 다시금 열정이 생기는 걸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