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highschool은 수업의 운영방식이 한국과는 매우 다르다. 일단 고정된 반배치가 없고 다만 팀이 정해져 있다. 마치 해리포터에 나오는 마법학교의 그리핀도르, 슬리데린 같은 팀이 존재한다. 팀의 명칭은 이 학교를 졸업한 유명인이나 역대 훌륭한 교장선생님 등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그리고 모든 학년의 같은 팀이 모여서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고 모든 행사에서 같은 팀의 선배들이 후배들을 이끌어 준다.
같은 학년의 같은 팀 학생들이 모두 같은 수업을 듣지도 않는다. 수업은 선택과목 및 수준별로 나눠져서 학생마다 각자의 시간표가 전달되고 그 시간표에 맞춰 학생이 교실을 이동하며 수업을 듣게 되어 수업마다 같이 듣는 학생이 바뀐다고 한다. 예를 들어 예체능 특기생으로 들어온 학생은 그 과목의 수업시간이 많아지는 등 학년이 올라갈수록 자신이 배우고 싶고 잘하는 과목의 비중은 높이고 적성에 맞지 않는 과목은 수강하지 않을 수 있어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 차이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으면 고학년 때는 수학도 제외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수업방식은 현재 한국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고교학점제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교과 학습 이외에 별도로 음악과 체육 관련 특별활동도 선택하여 수업시간 이외에 활동하게 되어 있다. 음악의 경우 각종 악기, 오케스트라, 아카펠라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리 아이는 피아노 이외에 배운 악기가 없어서 피아노와 성가대를 선택하였고 매주 화요일마다 7시까지 등교하여 1시간 동안 성가대 연습을 하고 수업을 들어간다. 체육의 경우 학기마다 운동경기가 바뀌는데 Term 1의 경우 카누, 다이빙, 워터폴로, 네트볼, 테니스에서 선택하게 되어있고 매주 토요일마다 반나절 이상 다른 학교와 대항하여 경기를 하게 된다. 대부분의 스포츠 종목이 한국에서는 찾아다니지 않고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종목이라 많이 배워두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아이는 테니스를 선택하였는데 테니스를 선택한 아이들이 공교롭게도 모두 초보자여서 담당 선생님이 학교대항 경기는 못하겠다고 하여 학교 수업을 마치고 오후에 한 시간씩 테니스 수업만 받고 있다.
또 한 가지 한국과 크게 다른 호주의 학습방식 중 하나는 전자기기의 사용이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는 아이패드를 가지고 수업을 진행한다. 학교의 아이패드를 사용해도 된다고는 하는데 거의 모든 학생들은 본인 소유의 아이패드를 가지고 학교에 다닌다. 학교에서는 Mathletics / Reading eggs 앱으로 과제를 내주고 물론 앱 이용료는 부모에게 청구된다. 그 외에도 동영상 만들기, 홈페이지 또는 앱 만들기 등 아이패드나 컴퓨터를 이용한 과제가 많다.
High School에서는 아이패드를 사용하지 않고 노트북을 사용한다. 개인 노트북을 사서 가지고 다니게 하는 학교도 있고, 우리 큰아이 학교의 경우 학교의 노트북을 학생들에게 대여해주고 노트북 대여료 및 소프트웨어 이용료를 청구하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과제물은 노트북으로 작성하여 이멜로 선생님에게 제출하며 수학 숙제 등 학생이 풀어야 하는 문제의 과제는 Onenote를 이용하여 선생님과 공유하고 있다. 교과서 또한 구매 시 종이책을 구매할 것인지 E-book만 구매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는 과목들도 있다. 처음에는 이 점이 매우 당황스럽기도 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마음에 들지 않지만 전자기기의 사용이 우리 아이들 세대에는 우리가 전기를 사용하는 것과 같이 당연한 일일 테니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 생각하자하고 노력하고 있다.
올해 큰 변화가 있었던 우리 큰아이 위주로 내용이 길어졌다. 물론 시드니로 옮겨온 6개월의 시간이 내내 변화의 소용돌이 속이었지만 말이다. 초등학생인 작은아이의 학교생활에 대하여 간략히 언급하자면 여전히 학교에서 많이 뛰어다니고 많이 놀고 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지난 6개월 동안은 작은 아이가 의사소통의 문제로 엄청 스트레스받으며 학교에서 놀았으나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하고 좋다 싫다 정도의 자신의 의사표현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 학교생활을 즐기면서 놀고 있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아주 잘 놀고 있다. 이 흐름을 유지하여 쭉 잘 놀아야 하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학교생활을 중단하게 되어 안타까울 뿐이다.